[사설] 지방소멸시대, 예산 확보보다 중요한 것은 집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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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6-17 22:31  |  발행일 2026-06-18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운용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영남일보 취재에 따르면 경북 22개 시·군의 최근 5년간(2020~2024년) 결산상 잉여금 규모가 31조원을 넘었다고 한다. 예산을 제때 집행하지 못해 이월되거나 불용 처리된 금액이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다.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지방정부의 현실을 감안하면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지방행정의 성과는 얼마나 많은 국비를 확보했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공모사업 선정이나 특별교부세 확보 실적은 단체장의 치적으로 홍보됐다. 그러나 확보한 예산이 실제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사업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그 성과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특히 지방소멸 위기를 겪는 지역일수록 예산 집행의 효율성은 더욱 중요하다.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예산 집행이 반복적으로 늦어진다면 지역의 활력을 되살릴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물론 모든 미집행 예산을 부실 행정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대형 사업의 경우 인허가 문제 등으로 늦어질 수 있다. 그러나 과도한 공모사업 유치 경쟁과 관리 역량 미흡이 원인이라면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작은 지방정부일수록 재정 운용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며, 사업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지방행정의 평가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얼마를 따왔는지가 아니라 제대로 집행했는지, 주민들이 어떤 변화를 체감했는지를 따져야 한다. 지방소멸 시대의 행정 역량은 한정된 재원을 필요한 곳에 적기에 투입해 지역의 미래를 지켜내는 데 있다. 지방을 살리는 것은 더 많은 예산이 아니라 필요한 곳에 제때 쓰이는 예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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