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의 초·중·고 이주배경학생이 2016년 6천586명에서 2025년 1만3천196명으로 10년 새 두 배나 급증했다. 경북 초등학생 중 다문화 학생 비율은 6%로 전국 평균(5%)을 웃돌며, 농어촌 학교를 중심으로 다문화 교육이 일상적 과제가 됐다. 문제는 학생 수 변화와 현장의 비명을 교육청의 지원 체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북교육청은 다문화 선도학교, 자동번역 앱 등 화려한 제도를 자랑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학부모와 학생들의 체감도는 차갑기만 하다. 영주에 사는 한 베트남 출신 학부모는 복잡한 인터넷 절차를 이해하지 못해 방과후 공부방 신청을 포기해야 했다. 교실의 아이들은 받아쓰기와 독후감, 모둠 활동에서의 은밀한 소외감에 눈물짓고 있다.
정책의 빈틈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교육청 예산이 정작 필요한 '기초학습의 지속성' 대신 실적쌓기용 전시 행정에 쓰이고 있는 탓이다. 교육청은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다문화 선도학교를 지정하는데, 예산의 상당수가 현판 제작비나 일회성 교구 구입비로 사용된다. 한국의 복잡한 공공인증서 로그인과 인터넷 신청을 도와줄 사람이 없는 것도 장벽이다. 자동 번역 앱도 기술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는 '죽은 기술'일 뿐이다.
해외 선진국은 예산의 90% 이상을 사람과 지역사회 밀착형 인프라에 투입한다. 미국의 대다수 공립학교는 '다국어 코디네이터'를 상설 배치하고, 캐나다는 학교와 부모를 매개하는 '가정연락관'을 운영한다. 경북교육청은 화려한 하드웨어 확장과 전시성 예산의 거품을 걷어내고 '내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단 한 명의 아이도 소외되지 않도록 예산과 인력을 현장 밀착형 소프트웨어로 재조정해야만 진정한 다문화 교육의 문이 열린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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