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인터뷰] “정비사들이 찾는 정비사”…수입차 명의 윤재훈 기능장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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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7-04 09:47  |  발행일 2026-07-04
정상을 향한 기능장의 도전
포항 기능장은 손에 꼽는다
합리적인 비용과 미래 기술
나눔의 기술과 상생의 미래
기술보다 사람의 진심 먼저
포항시 북구에 있는 수입자동차 정비 전문점 윤마스터미케닉의 윤재훈 대표.<김기태기자>

포항시 북구에 있는 수입자동차 정비 전문점 윤마스터미케닉의 윤재훈 대표.<김기태기자>

포항 지역에는 일반 카센터에서 손을 든 수입차 고장 차량이 결국 흘러 흘러 도착하는 정비소가 있다. 윤마스터미케닉 윤재훈 대표(50·자동차정비기능장)의 작업장이다. 실제로 매장에는 일반 카센터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다양한 브랜드의 수입차들이 정비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상을 향한 기능장의 도전


윤 대표는 "남들과 같아서는 정상에 설 수 없다. 최고를 넘어, 최고 중의 최고가 되자"는 말을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아왔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실무 경험을 쌓아가던 그가 국가기술자격 최고 등급인 기능장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아내의 한마디였다. "당신의 훌륭한 실력을 말로만 증명하려 하지 말고, 당당하게 자격으로 보여달라"는 말이 강한 자극제가 됐고, 그는 2007년 자동차정비기능장을 취득했다. 윤 대표는 이 자격을 "어떤 난관 앞에서도 초심을 잃지 않게 만드는 거울"이라고 표현했다.


◇기능장의 무게를 증명하다


이러한 자부심은 단순한 개인적 감상에 그치지 않는다. 포항에서 정비업을 운영하는 김영석 씨는 "포항에 카센터가 대략 400개 정도 되는데, 그중 대다수는 가장 기초 자격인 기능사로만 운영되고 있다"며 "기능장까지 딴 사람은 눈에 꼽힐 정도로 적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아는 기능장 중 한 명이 윤 기능장"이라며 "포항에는 기능장이 몇 명 없고, 실제로 정비가 어려운 차량이 있으면 그쪽으로 찾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수입차 정비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윤 대표는 뜻밖에도 기술보다 심리를 먼저 짚었다. "자동차 정비의 진짜 장벽은 기술이 아니라 막연한 두려움"이라는 것이다. 그는 "현대차는 미쓰비시, 기아는 마쓰다, 대우자동차는 GM의 기술을 도입해 정비해 온 역사가 있다"며 "결국 우리 정비 역사 자체가 수입차를 고치며 성장해 온 셈"이라고 설명했다. 국산차든 수입차든 엔진이 구동되는 원리는 본질적으로 같다는 확신,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브랜드별 특수 공구와 진단 장비가 그가 말하는 수입차 정비의 핵심이다.


다른 카센터에서 수리를 의뢰한 수입 세단들이 윤마스터미케닉 주차장에서 정비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윤재훈 대표는 브랜드마다 고유한 특수 공구와 전용 진단 장비가 필수적이다 보니, 인프라가 부족한 일반 정비소에서 기술적·경제적 부담을 느끼고 저희 쪽으로 차량을 위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김기태기자>

다른 카센터에서 수리를 의뢰한 수입 세단들이 윤마스터미케닉 주차장에서 정비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윤재훈 대표는 "브랜드마다 고유한 특수 공구와 전용 진단 장비가 필수적이다 보니, 인프라가 부족한 일반 정비소에서 기술적·경제적 부담을 느끼고 저희 쪽으로 차량을 위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김기태기자>

◇합리적인 비용과 첨단 기술


보증기간이 끝난 수입차 운전자들이 공식 서비스센터 대신 전문 정비업체를 찾는 이유에 대해 윤 대표는 "비용 구조의 합리성"을 꼽았다. 공식 센터의 정품 부품 가격에는 물류·유지·인건비가 반영돼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는 반면, 전문 정비업체는 품질이 검증된 OEM 부품을 합리적인 경로로 매입해 신뢰성과 비용 절감을 동시에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더해 그는 "노후 차량에 대한 기술적 노하우"를 두 번째 차이로 들었다. 공식 센터가 신차급 차량의 정형화된 소모품 교환 위주라면, 전문 정비업체 기술자들은 다양한 노후 고장 증상을 직접 해결하며 방대한 데이터를 쌓아왔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전문 정비업체를 고를 때 확인해야 할 세 가지로는 △브랜드별 전용 진단기 및 특수 공구 보유 여부 △정비사의 자격과 숙련도(기능장 보유 여부 등) △투명한 정비 과정과 사후 보증을 제시했다.


최근 자동차는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와 복잡한 소프트웨어가 결합한 '바퀴 달린 컴퓨터'로 진화하고 있다. 윤 대표는 "정비의 중심이 기계적 역량에서 전자제어 시스템과 통신 네트워크를 분석하는 디지털 진단 영역으로 완전히 전환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래 정비사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으로 "지속적인 교육을 통한 자기 혁신"과 "전기·전자 시스템에 대한 깊이 있는 제어 능력"을 꼽으며, "전기·전자 공부를 게을리하면 생존이 불가능하겠지만, 반대로 끊임없이 연구하는 정비사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가치를 인정받을 기회"라고 강조했다.


◇나눔의 기술과 상생의 미래


윤 대표는 여러 전국 자동차정비기술경진대회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후배 양성에도 힘써왔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이력이 '기능장'이라는 국가공인 타이틀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는 "국가공인 최고 자격인 기능장이라는 타이틀보다, 제 모교인 경주신라공고 기능반 출신이라는 점에 더 큰 자부심과 향수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전국기능경기대회, 이른바 '기능올림픽' 메달 하나만을 바라보며 밤낮없이 실습장에 붙어 있던 시절이 그의 모든 커리어의 뿌리라는 것이다. 그는 그 시절을 "안락하고 평탄한 길을 걸어온 이들은 결코 알 수 없는, 오직 기술 하나에 청춘을 걸고 척박한 환경을 버텨낸 기술인들만의 뜨거운 낭만과 치열함"이라고 회상했다. 스무 살 남짓, 남들은 다른 진로를 고민할 때 그는 오로지 손끝의 감각과 회로도, 그리고 메달이라는 하나의 목표만 바라보며 청춘을 갈아 넣었다.


그가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결코 혼자만의 힘은 아니었다. 윤 대표는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걸고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모교의 전폭적인 지원과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지도 덕분"이라며 당시 은사들에 대한 고마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과거의 그런 헌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하듯, 현재 제 노력이 후배 기술인들의 미래를 밝혀줄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렇기에 심사위원으로 대회장에서 후배들의 떨리는 손을 지켜볼 때마다, 그는 "제가 받았던 소중한 지식과 기술적 자산을 아낌없이 전수해 주어야 한다"는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스승에게 받은 마음의 빚을, 이제는 후배들에게 갚아나가고 있는 셈이다.


◇기술보다 사람의 진심 먼저


좋은 정비사의 자질로는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태도"다. 그는 "자동차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한다"며 "자신이 모든 것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을 겸손하게 인정하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하는 자세야말로 진짜 프로가 지녀야 할 숙명"이라고 강조했다. 둘째는 "정직함"이다. 그는 "자동차 정비는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영역"이라며 "정비사의 눈빛과 태도만 보아도 고객들은 그 사람이 진심을 다하고 있는지, 정직하게 차를 대하고 있는지 단번에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화려한 기술보다 사람을 대하는 진심이 먼저라는, 오랜 현장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이다.


그는 자동차 정비를 "생계 수단을 넘어선 삶의 전부"라고 표현했다. 까다로운 고장 차량을 해결하기 위해 밤잠을 설치다가도, 마침내 원인을 찾아내는 순간의 성취감이 삶의 가장 큰 에너지라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쌓아온 진단 노하우를 후배와 동료 정비인들에게 아낌없이 나누는 것을 오랜 즐거움으로 삼고 있다며 "기술을 감추기보다 투명하게 나누고 함께 토론할 때 업계 전체의 위상이 올라가고 다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지역 정비 문화가 경쟁을 넘어 기술을 교류하며 함께 발전하는 생태계가 되고, 정비사들이 시대 변화를 주도하는 '모빌리티 전문가'로 존중받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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