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삼성전자의 구미 투자와 관련, SNS를 통해 "우리가 최대한 투자하기 좋은 지역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에는 준비한 지역이 성공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TK 소외론'에 대한 냉철한 인식이자, 뼈아픈 결기이다. 정부나 기업의 처분만 바라보며 서운해 할 게 아니라, 기업이 스스로 발을 들여놓을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환경을 먼저 깔아야 한다는 '자강론(自强論)'은 옳다.
정부와 대기업이 발표한 312조원 규모의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 비전'에서 TK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구미가 삼성으로부터 19조원을 이끌어 냈을 뿐, 대구는 투자금액도 로드맵도 없는 '들러리'로 전락했다. 현대차그룹의 모터·제어기 생산라인 조성 계획이 언급됐지만, 신규 투자인지 기존 위탁생산의 확장 수준인지 대구시조차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에는 삼보모터스, 경창산업, 에스엘 등 국내 정상급 자동차부품 중견기업들이 건재하다. 대구시는 대학, 연구기관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컨트롤타워를 구축해 현대모비스의 국산화 부품 생산 라인을 선점하는 등 경제적 실익을 챙길 맞춤형 비전을 밑바닥부터 새로 구상해야 한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지역 정치권의 무능이다. 예산과 투자를 따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뛰는 타 지역과 달리, TK 정치권은 보수텃밭의 맹목적 지지에 안주하며 중앙 무대에서 철저히 무기력했다. 정치적 경쟁력이 실종된 자리에 지역의 미래가 있을 수 없다. 지역 정치권의 뼈를 깎는 인적 쇄신이 시급하다. 지역 유권자들 역시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할 줄 아는 인물을 키우는 정치혁신에 나서야 한다. 대구 스스로 비전을 바꾸고, 정치를 개혁하지 않는 한 대구의 미래는 영원히 변두리에 머물 수밖에 없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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