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 HRD교육원 부원장
6·3 지방선거를 거쳐 탄생한 민선 9기 새로운 수장들이 교훈으로 삼았으면 하는 일이 2026년 월드컵 대한민국호(號)에서 생겼다. 대한축구협회 지도부와 국가 대표팀 감독의 무능력과 무원칙이 얽히고설켜 지난 2012년의 실패를 되풀이하면서 4년 동안 준비해온 선수들의 피와 땀을, 5천만 국민들의 염원을 블랙홀처럼 삼켜버렸다. 32강에도 들지 못한 참사의 원인은 수없이 많지만 대부분 사람이 첫 번째로 꼽는 것이 축구협회를 이끈 정몽규 전 회장과 홍명보 전 감독의 무능이다. 한 사람은 축구협회를 자신의 사적인 인연이나 감정으로 쥐락펴락했고, 다른 한 사람은 자신의 능력이 감당하지 못할 자리를 차지했다.
이 모든 것을 두고 박문성 해설위원은 한 인터뷰에서 "준비돼 있지 않은 리더가 어떻게 조직과 세상을 망치는지 이번에 여실히 드러났다"고 직격했다. 기사 댓글에 '정몽규·홍명보·이임생 모두 선후배 카르텔 집단'이라고 축구팬들은 분노를 표출했다. 이번 참사가 그들만의 밀실에서 이루어진 야합의 결과라는 지적도 쏟아졌다. 누군가는 무능력과 무원칙, 불공정이 겹겹이 쌓인 결과물이라고 진단했다.
다시 민선 9기로 돌아와 보자. 역사가 시작된 이래 끊이지 않는 잡음이 무능한 측근들의 무분별한 기용과 그들로부터 시작된 방향성을 잃은 정책과 원칙 없는 지시였다. 그에 따른 결과는 고스란히 국민이나 시민들의 고통으로 돌아왔다. 사적인 인연이나 정치적 논공행상에 따라 무능한 인물을 발탁한 준비되지 않은 리더와 정치판에서 어슬렁거리다가 관가에 입성한 어공(선거 캠프나 외부 전문가로 어쩌다 공무원이 된 사람)들이 어떻게 한 도시의 미래를 망쳤는지 수도 없이 보아왔다.
추경호 대구시장이 지난 1일 취임식을 갖고 대구시를 새롭게 이끌고 있다. 기획재정부장관 겸 경제부총리와 국회의원으로서 나라의 큰 살림살이를 그려왔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를 이끄는 단체장으로는 초보 운전자다. 사람을 쓰는 일도 고위 공직자로서 수없이 해왔지만, 그동안은 엘리트 집단 내에서 선발이기에 누구를 앉혀도 평균 이상은 해냈을 것이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는 주요 역할을 맡길 수 있는 인재가 중앙 정부보다 적다. 외부에서 전문가를 수혈받아야 한다. 대구경북신공항과 행정통합에서부터 침체된 지역경제 회생까지 할 일이 산더미이기에 추 시장은 새로운 정책이나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인재라면 자신과 다른 정치색을 가졌더라도 삼고초려해서 데려와야 한다.
시민들도 대구시를 살릴 전문가를 데려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단지 외부 전문가 발탁이라는 그럴싸한 이름 아래 선거 뒤풀이를 위한 논공행상이나 자리 나눠 먹기 잔치가 펼쳐지는 것을 우려할 뿐이다. 추 시장의 당선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사람일지라도 능력이 뒤떨어진다면 과감하게 잘라내길 바라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추 시장이 '능력 있는 전문가만을 찾는다'는 단호한 원칙을 밝혔으면 한다. '혹시라도 어공'을 꿈꾸는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되돌아보고 일찌감치 꿈을 접도록.
추 시장 본인은 준비된 시장일지라도 준비되지 않은 사람을 발탁했을 때는 대구시정이 목표를 잃고 비틀거릴 게 뻔하다. 축구협회의 무능한 12년처럼 대구시민들은 4년을 허송세월해야 한다. 실체도 없는 거창한 구호성 안건들을 새로운 정책이라며 공무원들을 닦달하고 대구시민들을 눈속임하며 보낸 누군가의 무능력과 무원칙, 자신들만의 카르텔 때문에 대구는 지금 경제적·사회적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 추 시장과 대구시민에게는 그 같은 실패를 되풀이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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