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군(軍) 공항 이전사업의 '국가주도' 전환이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그저께 열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통합공항미래도시본부의 특별시의회 업무보고에서 '기부 대(對) 양여방식을 포함하는 군 공항 이전 특별법 폐기 및 개정' 계획이 제시됐다고 한다. 이 소식에 씁쓸한 감을 지울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광주 군 공항 이전 특별법'과 이름만 다를 뿐 내용상 거의 일치하는 쌍둥이법이 바로 'TK 통합신공항 특별법'이다. 두 법안이 한날한시에 국회를 통과한 것도 달빛동맹이란 든든한 우정에 기반한 결과였다. 그런데 군 공항을 함께 이전하기로 했던 대구와 광주는 '반도체 투자'라는 지역 갈라치기 정책으로 굳게 잡았던 손을 놓기 일보 직전이다.
대구와 광주의 군 공항 이전 특별법이 함께 국회를 통과한 건 2023년 4월 13일이다. 달빛동맹이 만든 상호협력의 상징이었다. 그 이면에 TK 정치권의 협력과 양보가 있었다. 당시 TK 의원 사이에는 두 특별법 동시 통과에 반대 기류가 강했다. '선 TK 신공항, 후 광주 군 공항' 의견이 다수였다. 광주 정치권의 간곡한 설득을 받아들인 건 TK 정치권이었다. 비 온 뒤 땅이 굳어지듯 달빛동맹의 우의는 더 단단해졌다. 이후 달빛철도 건설, AI-SW 인재 양성, 문화예술 교류, 2차 공공기관 이전 공동 대응 등 다양한 협력 사업이 이어졌다. 달빛동맹은 그 순수한 가치와 서로의 필요에 의해 미래의 동반자, 국민통합 및 균형발전의 촉매제로 성장해 왔다. 이러한 동맹의 성과와 가치가 흔들려선 안 된다.
먼저 광주에 요청한다. 쌍둥이 사업으로 출발한 양 지역의 군 공항 이전 사업을 균형발전 차원에서 공동 대응할 것을 제안한다. 광주의 투자 및 지원 모델을 대구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협력을 요구한다. 특별법 공동 통과 때 그러했던 것처럼 가능하면 광주와 대구, 경북이 함께 정부에 공동건의문을 제출함으로써 군 공항 이전이 국가 차원의 과제임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광주가 유치한 반도체·첨단산업과 대구경북의 미래차·로봇산업을 연계해 남부권 첨단산업벨트를 구축하는 방안도 유익하다. 그래야 군 공항 이전과 반도체 정책이 지역 갈등이 아닌 상생 프레임으로 거듭나지 않겠는가.
군 공항 이전은 단순한 지역 현안이 아니다. 국가균형발전, 지방소멸 대응, 미래산업기반 마련과 직결된다. 정부가 광주 쪽만 쳐다보다가 17년을 이어온 달빛동맹의 성과와 가치를 깨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쌍둥이 사업으로 출발했음에도 광주는 국가 주도, 대구는 지방 주도라는 구조적 차이가 생긴 것을 바로잡는 건 정부가 마땅히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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