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 가운데 두 번째 복날인 중복(25일)을 나흘 앞둔 21일 오후 대구 중구 달성공원에서 에조불곰이 얼린 당근과 사과를 먹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대구지방기상청은 당분간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경북 내륙을 중심으로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찜통더위'가 덮친 21일 오후 2시쯤 대구 달성공원. 가만히 서 있어도 등줄기에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곰 사육장 연못에서 한 사육사가 수박과 참외를 던지자 물보라가 일었다. 당근과 사과, 고구마를 꽁꽁 얼린 '얼음 특식'도 함께 던졌다. 잠시 뒤 실내 사육장에 있던 에조불곰 '향이(2004년생)'가 연못가로 걸어 나왔다. 향이가 관심을 보인 건 얼음 특식이었다. 향이는 두 앞발로 얼음 특식을 두어 번 꾹꾹 누르더니, 표면에 생긴 구멍에 코를 넣어 입으로 가져갔다. 얼음이 녹으며 모습을 드러낸 과일과 채소를 찾느라 한동안 고개를 들지 않았다.
신유빈 사육사는 "여름에는 곰들의 움직임도 평소보다 느리고 둔해질 수밖에 없다"며 "매일 아침 연못물을 시원한 물로 갈고, 이끼도 깨끗하게 청소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곰들도 영리해서 실내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다가도 수영을 해서 몸에 물을 묻힌 뒤 에어컨 바람을 쐬면 더 시원하다는 걸 안다. 실내와 연못을 오가며 스스로 더위를 식힌다"고 덧붙였다.
삼복 가운데 두 번째 복날인 중복(25일)을 나흘 앞둔 21일 오후 대구 중구 달성공원에서 57세 아시아코끼리 코순이(암컷)가 참외와 수박 등 과일 특식을 먹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대구지방기상청은 당분간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1972년부터 달성공원에서 생활해 온 장수 코끼리 '코순이'(57)도 여름나기에 여념이 없었다. 커다란 두 귀를 연신 펄럭이더니 뒤에 있던 샤워기에 꽉 붙은 채,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를 온몸에 적셔댔다. 사육사가 건넨 시원한 수박과 참외 등을 코로 집어 능숙하게 입으로 가져갔다.
성오성 사육사는 "코끼리가 귀를 계속 펄럭이는 건 귀에 분포한 혈관을 지나는 피를 식혀 체온을 낮추기 위한 행동"이라며 "나이가 많은 코순이에겐 단단한 얼음 특식보다는 시원하게 냉장한 과일과 채소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공원 내 실내 사육장은 그나마 사정이 괜찮았다. 사육장 특성상 실내 온도 '25℃'를 종일 유지해야 해서다. 이날 기자가 너구리 실내 사육장을 가본 결과, 바깥의 뜨거운 공기와는 확연히 다른 서늘한 느낌을 받았다. 김문성 사육사는 "실내 사육장은 실외보다 시원한 편이다. 오히려 동물들이 햇볕을 쬐고 싶어 스스로 밖에 나올 정도"라고 했다.
조양현 달성공원관리소장은 "650여마리(67종)의 동물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한여름을 견디고 있다"며 "날이 더워 동물들이 밖에 나오지 않아도 관람객들이 이해해 주고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사육사들이 24시간 동물 상태를 살피고 있으며, 작은 건강 이상 징후도 놓치지 않도록 수시로 관찰하고 있다"며 "동물별 건강 상태에 따라 영양제를 급여하며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조윤화
사회1팀 조윤화 입니다. 중구 동구 시민단체 복지 맡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