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타임] 닫혔던 포항시청사 문, 소통으로 다시 열다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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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7-21 21:19  |  수정 2026-07-21 21:33  |  발행일 2026-07-22
4년 만에 풀어낸 청사 빗장
명분은 좋았지만 시민은 불편
행정편의·권위주의 발상
박용선호 첫 번째 대민행정
다시 열어젖힌 소통 리더십
김기태 동부지역본부 차장

김기태 동부지역본부 차장

포항시가 지난 4년간 닫아뒀던 청사 문을 활짝 열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는 이유로 시작된 출입통제가 이제야 끝난 것이다. 4년이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사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는 누구나 이해했다. 감염병 확산을 막으려는 고육지책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코로나19가 잦아든 뒤에도 통제는 풀리지 않았다. 시민들은 시청에 들어가려면 방문증을 받아야 했다. 얼굴 인식이나 출입증 인식 절차까지 거쳐야 했다. 민원 하나 보러 온 시민에게는 번거로운 절차였다. 게다가 상담이 필요하면 별도 공간에서 만나야 했다.


포항시는 보안 강화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실제로 2021년 한 시민이 공무원에게 유해물질을 뿌린 사건도 있었다. 공무원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 자체는 타당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방식이 지나치게 길었다는 점이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시민 불편은 뒷전으로 밀렸다.


이런 모습은 자칫 행정편의주의로 비칠 수 있다. 행정편의주의란 공무원 편의만 앞세우는 태도를 뜻한다. 시민이 겪는 불편보다 행정의 편리함을 우선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시민보다 공무원이 편한 방식을 고른 셈이다. 더 나아가 이는 권위주의적 행정으로도 읽힐 수 있다. 권위주의란 시민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를 말한다. 쉽게 풀면 시민의 목소리보다 통제를 앞세우는 방식이다. 시청은 본래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이다. 그런데 정작 시민이 그 문턱을 넘기 어려웠던 셈이다. 소통을 강조하는 지방자치 시대에 걸맞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런 지적에도 시스템은 오랫동안 그대로 유지됐다. 명분은 그럴듯했지만 체감은 그렇지 못했던 셈이다.


다행히 최근 들어 변화의 계기가 마련됐다. 박용선 포항시장이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박 시장은 취임 후 첫 대민행정으로 청사 개방을 선택했다. 취임 직후 가장 먼저 손댄 정책이라는 의미도 크다. 그 첫 걸음으로 닫힌 문을 여는 것을 택한 셈이다. 이는 단순한 행정 조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시민과의 소통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 선언이다. 소통이란 서로의 말을 듣고 뜻을 나누는 것을 뜻한다. 일방적인 통제가 아니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다. 이제 시민은 특별한 절차 없이 시청을 드나들 수 있다. 근무 시간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청사에 들어갈 수 있다. 방문증을 받거나 얼굴을 인식시킬 필요도 사라졌다.


이는 작지만 상징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행정이 시민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항시 관계자도 소통을 최우선에 뒀다고 설명했다. 방문 절차를 간소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청사 보안이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악성 민원으로부터 공무원을 지키는 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해법이 시민 전체를 통제하는 것이어서는 곤란하다. 소수의 일탈을 막으려다 다수가 불편을 겪은 셈이다. 보안과 소통은 양립할 수 있는 가치이지 대립하는 가치가 아니다. 포항시는 앞으로 이 균형점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이번 청사 개방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쳐서는 안 된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소통 행정으로 계속 이어져야 한다. 박 시장의 리더십이 이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청사 문턱을 낮춘 것은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앞으로도 시민 눈높이에 맞는 행정을 기대해본다. 작은 변화가 큰 신뢰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열린 청사가 열린 행정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이번 조치를 계기로 시민 신뢰가 한층 두터워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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