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수사 전권 넘기는 사법 체계 개편 코앞
수사와 기소 분리 속 '보완수사권' 문제 도마
공소시효 만료, 경찰 통제 장치, 수사 전문성 수면 위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7월 임시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형사 사법 체계를 뒤흔드는 대형 이슈인 검찰청 폐지(오는 10월 2일)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검찰조직이 공소청(법무부)과 중대범죄수사청(행안부)으로 쪼개지면서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 전제 조건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지난 29일 국회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 통과'라는 마지막 절차만 남겨놓은 상태다. 개정안의 핵심은 검찰 직접 수사 및 보완 수사 권한 완전 박탈이다. 대신 경찰에 대한 '보완 수사 요구'만 행사할 수 있도록 재편된다. 검찰 기능을 공소제기와 공소유지에 집중시키는 대신, 경찰이 수사 전 과정을 책임지는 구조다. 핵심 쟁점은 검찰의 보완 수사권 폐지다. 영남일보가 전문가의 시선을 통해 이같은 사법체계에 대한 제도적 변화가 불러일으킬 파장에 대해 들여다봤다.
◆보완 수사권 완전 폐지…그 의미는?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통과하면 검찰 '보완 수사권'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그간 검찰은 경찰의 법리 오인이나 증거 부족에 따른 수사 건에 대해 보완 수사를 해 나름 기소의 완성도를 높여 왔다. 개정안 시행 후엔 경찰이 모든 수사권을 손에 거머쥐게 돼 송치 사건에 대한 피의자 조사 등 직접 보완 수사를 일절 시행할 수 없게 된다.
앞서, 있었던 보완 수사권 폐지 논의는 사회 각계각층에서 검찰 개혁의 연장선상에서 주로 바라봤다. 하지만, 최근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 부실 수사와 증거인멸 의혹이 불거지며 보완 수사권 존폐 논란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와 피해자 보호 등을 전제로 한 형사 사법 체계의 전반적인 문제로 확대된 것. 이에 보완 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이번 개편안은 검찰 권한 축소 자체보다, 경찰 중심 수사체계가 국민에게 얼마나 정확한 형사사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시험대가 될 공산이 크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검찰의 보완 수사권 폐지에 대한 명암을 가를 핵심 쟁점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수사 지연과 공소시효 만료 가능성이다. 둘째는 경찰이 보완 수사 요구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을 시, 이를 강제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제도가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여부다. 셋째는 수사권을 사실상 독점하게 될 경찰의 수사 역량과 책임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다.
영남대 양천수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수사는 단순히 범죄 사실을 조사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형사소송법상 여러 통제 장치와 복잡한 증거법을 준수하면서 이뤄져야 한다"며 "검찰 보완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데 대한 사회적 우려가 큰 만큼, 수사와 기소의 실질적 분리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안착시킬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이어 "검찰 직접 수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수사 전문성 확보와 수사 지연 방지, 검·경 협력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연합뉴스
◆'보완수사권 폐지' 물리적 한계 극복 과제
전문가들이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제도적 실효성의 갈림길로 본 사안은 공소시효가 촉박한 사건에 대한 수사 공백 부분이다. 경찰이 공소시효 직전에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을 시 부족한 증거를 보완하기 어렵고,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소를 해야 하는 부담이 생길 수 있어서다. 즉, 누가 어떠한 권한으로 신속한 추가 수사를 설계하는지에 따라 피해자 권리 보호와 실체적 진실 발견에 대한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형사사건 전문인 천주현 변호사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면 일부 사건에서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어려워지고, 사건이 은폐되거나 암장될 우려가 있다"며 "경찰에 사건을 다시 돌려보내는 동안 시간이 지나 공소시효가 만료될 수 있고, 그만큼 물리적 시간이 지체될 경우 중대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가 면죄부를 받을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했다. 이어 "보완 수사에서 검찰을 배제한다면 형사전문 변호사와 검찰 출신 변호사, 법학과 교수 등 전문가들이 참여해 경찰과 협조 체계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신속하고 전문적인 수사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이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를 거부하거나 부실하게 이행할 시,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작동할지도 관건이다.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안엔 검사가 시정 요구와 함께 수사 책임자에 대한 직무 배제 및 징계 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전문가들이 진단하는 한계점은 두 가지다. 경찰에 대한 검찰의 '구속력' 범위와 경찰 내부에서 형식적으로 오갈 수 있는 '제 식구 감싸기'다.
검사 출신인 안영림 변호사는 "현 개정안에 각급 공소청장이 보완수사나 시정조치 요구를 이행하지 않은 수사관에 대해 직무배제·교체·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있는데 실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사권자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수사관을 배제하고 말을 잘 듣는 수사관으로 교체할 수 있다면 사건을 왜곡하기가 매우 쉬워지기 때문에 경찰 지휘부의 인사권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견제권을 강화하는 게 좋다"며 "검사 입장에서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계속 협력해야 하는 기관인데, 경찰 수사관에 대한 징계나 교체를 요구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부연했다.
검찰 수사 기능 소멸로 사실상 수사권을 독점하게 될 경찰의 '역량' 문제를 놓고도 말들이 많다. 그간 고도의 수사 전문성이 요구되는 경제(금융)·정치 사범 등을 검찰이 전담해 왔는데, 일반 형사 사건을 중심으로 운영돼 온 경찰 조직이 이를 감당하기엔 시간적·물리적 제약이 뒤따라서다. 자칫, 전문성 부족으로 초기 수사가 미흡할 경우, 대형 경제·정치 범죄에 대한 업무 인수 과정에서 혼선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구대 고상현 교수(법학부)는 "수사는 결국 '기소'와 '재판'으로 이어지는 절차인 만큼, 경찰 1차 수사 결과를 법률 전문가인 검사가 다시 검토하는 '2차 스크린' 기능이 필요하다"며 "실제 범죄는 하나의 죄명으로만 발생하지 않고, 여러 혐의가 복합적으로 얽히는 경우가 많다. 권력형 비리나 대규모 금융범죄 수사 과정에서 얽히고설킨 다른 범죄들을 어떻게 함께 처리할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일반 형사 사건 중심으로 운영돼 온 경찰 조직 특성상, 경제·정치 범죄를 전담해 깊이 있게 파고들 전문 수사 인력과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며 "전문 인력 양성과 조직 체질 개선에 수년 이상의 시간과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공소 유지와의 연계가 약화되지 않을 협력 체계 구축과 대응 속도 향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동현(사회)
산소 같은 남자
조윤화
사회1팀 조윤화 입니다. 중구 동구 시민단체 복지 맡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상] 바다 위로 뻗은 활주로…개항 향해 속도 내는 울릉공항](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607/news-m.v1.20260727.e25137df19904641b475fe6fb0bac200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