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 공약 추적단 2기⑩·끝] 선거 전 주민과의 약속, 임기 내내 답해야 한다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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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8-02 17:50  |  수정 2026-08-03 04:58  |  발행일 2026-08-03
임인환 대구시의회 의장 “의원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공약 지켜야”
김희수 경북도의회 의장 “실천 없는 공약은 무용지물…관리체계 보완해야”
서병철 대구YMCA 사무총장 “공약 공개·평가 상시화로 책임정치 구현해야”

지방의원 공약은 단체장 공약과 어떻게 다를까. 집행권한이 없는 지방의원은 어떤 방식으로 공약을 실현해야 하며, 공약 이행은 누가 어떻게 점검해야 할까.


영남일보는 '지방의원 공약 추적단 2기' 공동기획을 마무리하며 임인환 대구시의회 의장과 김희수 경북도의회 의장, 서병철 대구YMCA 사무총장에게 지방의원 공약의 의미와 책임, 앞으로의 과제를 들어봤다. 세 사람은 접근 방식에는 다소 차이를 보였지만, 공약은 선거용 구호가 아니라 주민과의 약속이며 임기 내내 책임 있게 관리되고 검증돼야 한다는 점에는 뜻을 같이했다.


임인환 대구시의회 의장이 지난달 24일 시의회 의장실에서 영남일보와 공약 이행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구시의회 제공

임인환 대구시의회 의장이 지난달 24일 시의회 의장실에서 영남일보와 공약 이행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구시의회 제공

◆ 임인환 대구시의회 의장


임인환 제10대 대구시의회 전반기 의장은 지난달 24일 시의회 의장실에서 영남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방의원 공약은 단체장 공약과 본질적으로 차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단체장은 행정 집행 권한을 바탕으로 공약을 직접 추진할 수 있지만, 지방의원은 조례 제정과 예산 심의, 집행부 견제·협의를 통해 정책이 실현되도록 만드는 역할을 맡는 만큼 공약의 성격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차이 때문에 지방의원 공약이 다소 포괄적이거나 추상적으로 제시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실제로 의원들의 공약을 보면 '노인복지를 확대하겠다',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겠다'처럼 폭넓게 표현된 경우가 적지 않다"며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지만, 현실적인 제약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의원 권한 밖의 사안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데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임 의장은 "예를 들어 'TK공항 조기 착공'처럼 지방의원 한 명이 직접 결정하거나 추진할 수 없는 사안을 '하겠다'고 공약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의원이 할 수 있는 일은 사업이 추진되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협력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권한이 제한적이라고 해서 공약의 책임까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약을 했다면 그에 맞는 조례를 발의하거나 예산 확보를 요구하는 등 의원이 할 수 있는 영역에서 꾸준히 실천하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며 공약은 주민과의 약속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예산의 한계 속에서 공약에 우선순위를 두는 기준에 대해서는 실현 가능성과 연계성을 제시했다. 임 의장은 "도로 하나를 넓히는 일도 결국 예산 확보가 전제돼야 하므로, 의원은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집행부를 독려해야 한다"며 "지역 국회의원과 단체장 공약을 함께 살펴 연계 가능한 사업을 중심으로 접근하면 실현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 의장은 시민들에게도 의원들의 공약 이행 과정에 함께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의원들이 지역 전체를 위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시민들도 개별 민원을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며 의회와 소통해 주셨으면 한다"며 "공약 역시 그런 과정 속에서 실현 가능성을 높여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희수 경북도의회 의장이 언론 인터뷰에 임하고 있는 모습. 경북도의회 제공

김희수 경북도의회 의장이 언론 인터뷰에 임하고 있는 모습. 경북도의회 제공

◆ 김희수 경북도의회 의장


김희수 제13대 경북도의회 전반기 의장은 영남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공약은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한 정치 구호가 아니다"며 "도민 한 분 한 분 손을 잡고 다짐한 가장 소중하고 무게감 있는 약속이자, 임기 동안 의원이 하나씩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5선 의원으로서 지역민이 일상에서 겪는 절박한 고충과 간절한 바람을 공약 한 줄 한 줄에 담아왔다"며 "공약의 참뜻은 선심성 사업을 늘리는 게 아니라 도민의 목소리를 경청해 올바른 정책으로 다듬고 조례와 예산으로 완성해내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좋은 공약도 실행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며 "약속을 끝까지 책임지고 지켜내는 것만이 도민의 신뢰를 받는 유일한 길이고, 도의회가 존재하는 근본적 이유"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방의원 공약이 단체장 공약과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집행 권한이 없다고 해서 의원 공약의 무게까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영향력까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의장은 "의원 공약은 독립된 과제로 존재한다기보다 집행부 정책과 제도적으로 맞물려 추진될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며 "의원 공약 이행은 집행부와 협력과 설득이 필수적이지만, 공약을 이행하는 방식이 다를 뿐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고 설명했다.


공약 이행 관리 체계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의장은 "공약을 내걸었다면 추진 과정과 결과를 도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당연한 책무"라며 "그동안 의회 차원에서 개별 의원들의 공약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장치가 다소 부족했던 점은 보완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제13대 전반기 경북도의회에서는 의원별 공약 이행 점검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김 의장은 "도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이행 여부 등을 홈페이지 등에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공약 실현의 기반이 되는 의정 역량도 대폭 강화하겠다"며 "워크숍과 역량강화 교육 등 참여율을 파악하고, 의정활동을 다각도로 평가해 우수 의원에 대한 시상을 추진함으로써 늘 연구하고 공부하는 의회 문화를 확고히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서병철 대구YMCA 사무총장. 본인 제공

서병철 대구YMCA 사무총장. 본인 제공

서병철 대구YMCA 사무총장


서병철 대구YMCA 사무총장은 지방의원 공약에 대해 "지방정치가 말로만 그치지 않고 성과로 책임지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장치"라고 힘줘 말했다.


그런 차원에서 전국 지방의회 의원들의 공약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현실에 대해 "단순히 정보가 조금 부족하다는 문제가 아니라, 주민이 지방의원의 일상적인 의정활동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책임정치의 판 자체가 사라졌다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서 사무총장은 "공약을 알 수 없으면 유권자는 4년에 한 번 투표함 앞에 설 때만 잠시 주권자가 될 뿐"이라며 "선거가 끝나면 지방의원이 무슨 약속을 했고 일을 얼마나 했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그저 방관자나 구경꾼으로 전락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근본적인 문제는 공약을 밝히지 않거나 지키지 않아도 재선에 아무런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된다는 것"이라며 "정책과 의정성과보다 학연, 지연, 인맥, 정당공천이 당락을 좌우하다보니 공약이나 정책은 형식적인 요식행위가 되며, 이는 결국 지방정치를 실종시키고 중앙당 공천에만 줄을 서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무투표 당선인의 선거공보 발행이 제한되는 현행 제도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관위와 지방의회 홈페이지, 지역 언론에 공약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법제화 △임기 시작 후 일정기간 내 공약 및 이행계획서 작성해 의회와 주민에게 보고할 것 △무투표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지방의원 공약 이행 과정을 주민이 상시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출 것 등을 제안했다.


이번 영남일보 등 4개 언론사가 추진한 '지방의원 공약 추적단' 활동에 대해선 "지역언론이 권력을 감시하고 시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공공 저널리즘'의 역할을 보여준 의미 있는 시도"라면서도 "이제는 언론과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권력을) 꾸준히 추적하고 평가하는 일상적인 구조로 정착하도록 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최근 대구YMCA는 의정참여단을 출범하고, 대구시의회와 대구 중구의회 의원에 대한 정책 평가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서 사무총장은 "시민들이 의회의 실제 의사결정 과정과 구조를 직접 공부하고 경험하면서 공약 이행과 의정활동을 객관적인 지표로 직접 평가하는 시스템"이라며 "잘못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수한 의정활동도 함께 발굴해 지방의회가 선의의 정책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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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서민지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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