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실언과 해프닝

  • 박규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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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8-17 18:36  |  발행일 2026-08-18

소설가 이경채가 쓴 '조선의 역사를 바꾼 치명적 말실수'는 실언으로 인해 가문이 몰락하거나 붕당이 형성되는 등 역사가 바뀐 사례를 정리한 책이다. '조선왕조실록'을 포함한 사료를 바탕으로 24개의 에피소드로 재구성했다. 조선 왕조 설계자 정도전의 거침없는 언행과 오만함도 지적했다. 정도전은 "한고조 유방이 장자방을 쓴 것이 아니라 장자방이 유방을 쓴 것"이라며 자신이 이성계보다 우위에 있음을 노골적으로 과시했다.


작금 정치인의 말실수 그랑프리 감은 폐버스를 개조해 청년 주택으로 쓰자고 제안한 황희 민주당 의원이 아닐까 싶다. 민주당은 "해프닝으로 봐달라"고 했지만 명백한 실언이다. 그렇잖아도 부동산 딜레마에 빠진 이재명 정부에 어퍼컷을 날린 꼴이다. 민주당에선 "대통령 지지율을 족히 2% 포인트는 까먹었을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일본은 2차 대전 후 오사카에서 폐버스를 시영주택으로 활용하려다 실패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공군사관학교에서 마오쩌둥의 처변불경(處變不驚·정세가 변해도 놀라지 않는다)을 언급하며 자신의 좌우명이라고 말했다. 하필 한국 전쟁 때 중공군을 투입한 마오쩌둥의 어록이 좌우명이라니. 국방장관의 처신에 맞지 않는 실언이다.


김민석 전 총리의 '계엄령 괴담'도 2024년 당시엔 실언으로 치부됐다. 당시 여당이던 국민의힘이 "근거를 대라"고 다그치자 민주당은 "예방주사"라며 한발 물러섰다. 한데 그해 12월 실제 계엄이 일어났으니 결과적으로 예방주사는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참 얄궂은 해프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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