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아닌 경주에 올까”…공공기관 5곳 유치전, 현실은 ‘좁은 문’

  • 장성재
  • |
  • 입력 2026-08-18 20:32  |  수정 2026-08-19 09:04  |  발행일 2026-08-18
정부 ‘혁신도시 중심’ 방침…경북은 김천 집중 가능성
원자력안전재단 등 5곳 실제 유치 타깃으로 압축
경주시 “김천과 경쟁 아닌 기능분담”…정부·경북도 설득 관건
경주시는 지난 13일 더불어민주당, 14일 국민의힘과 각각 정책간담회를 열고 공공기관 경주 유치를 위한 지역 역량 결집에 나섰다. 사진은 양당 정책간담회 참석자들이 경주시청 알천홀에서 공공기관 경주 유치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왼쪽은 14일 국민의힘-경주시 정책간담회, 오른쪽은 13일 더불어민주당-경주시 정책간담회. 경주시 제공

경주시는 지난 13일 더불어민주당, 14일 국민의힘과 각각 정책간담회를 열고 공공기관 경주 유치를 위한 지역 역량 결집에 나섰다. 사진은 양당 정책간담회 참석자들이 경주시청 알천홀에서 공공기관 경주 유치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왼쪽은 14일 국민의힘-경주시 정책간담회, 오른쪽은 13일 더불어민주당-경주시 정책간담회. 경주시 제공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앞두고 경주시가 원자력안전재단 등 5개 기관을 실제 유치 대상으로 정하고 움직이고 있지만 현실의 문턱은 높다. 정부가 기존 혁신도시 중심의 이전 원칙을 강조하고 있는데다 경북에는 이미 김천혁신도시가 있어, 경주가 공공기관을 가져오려면 '왜 김천이 아닌 경주여야 하는지'를 먼저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18일 경주시 등에 따르면 시가 현재 유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기관은 한국원자력안전재단과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국가유산진흥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한국나노기술원 등 5곳이다.


이들 기관은 지난 12일 동국대 WISE캠퍼스에서 열린 경주지속발전포럼에서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연구진은 수도권 공공기관 161곳을 분석해 우선검토군 30곳, 전략유치군 11곳을 거쳐 5곳을 최종 타깃으로 압축했다. 당시에는 연구진의 제안 성격이었지만 경주시도 이들 기관을 실제 유치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주가 내세우는 카드는 '기능'이다.


한수원 본사와 월성원전,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문무대왕과학연구소 등이 경주에 자리 잡고 있고 SMR 국가산업단지도 추진되고 있는 만큼 원자력 안전과 에너지 관련 기관은 현장과 가까운 경주에 있어야 기능을 제대로 살릴 수 있다는 논리다. 세계유산이 밀집한 역사문화도시라는 점은 국가유산 관련 기관 유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방향은 경주에 유리하지만은 않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4일 공공기관 2차 이전과 관련해 특별한 예외를 제외하면 기존 혁신도시 이전을 원칙으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관을 지역별로 나눠 배치하기보다 기존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집적 효과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경북에서는 김천이 혁신도시다. 결국 경주가 원하는 기관을 가져오려면 해당기관의 경북 이전을 먼저 이끌어낸 뒤 다시 김천이 아닌 경주에 배치해야 할 기능적 이유를 정부와 경북도에 인정받아야 한다. 사실상 '수도권에서 경북으로', 다시 '경북에서 경주로' 이어지는 두 개의 관문을 넘어야 하는 셈이다.


경북도 역시 2차 이전에 대비해 40여개 기관을 유치 대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체적인 기관 명단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경주시가 점찍은 5개 기관이 경북도의 최종 유치 대상에 포함될지도 아직 변수다. 유치 대상 기관의 상당수가 직원 수가 100명 이하인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경주시도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있다.


김대식 경주시 총괄전략팀장은 "원자력 관련 기관의 경우 경주에는 원전산업 생태계가 이미 구축돼 있어 경주로 이전하면 기관 입장에서도 기능적으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우리의 논리"라면서도 "정부 방침상 혁신도시가 아닌 지역으로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자 이미지

장성재

동부지역본부 소속입니다. 경주의 현장을 기록하고 지역의 변화를 전합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