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학비까지 내건 공공기관 유치전…대구 ‘정주 경쟁’ 시험대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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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8-23 17:58  |  발행일 2026-08-23
춘천·경남 이주비·주택대출 지원…제주는 국제학교 특례까지 검토
유치 경쟁 ‘기관’서 ‘임직원·가족’으로…주거·교육이 새 승부처
교육·생활 인프라 내세운 대구…체감형 정착지원책 구체화가 관건
왼쪽부터 춘천시청, 경남도청, 제주시청, 대구시청 청사 전경.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앞두고 전국 지자체들이 기관 유치를 넘어 이전 임직원과 가족의 정착을 끌어내기 위한 주거·교육·생활 지원책 마련 경쟁에 나서고 있다. 각 기관 제공

왼쪽부터 춘천시청, 경남도청, 제주시청, 대구시청 청사 전경.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앞두고 전국 지자체들이 기관 유치를 넘어 이전 임직원과 가족의 정착을 끌어내기 위한 주거·교육·생활 지원책 마련 경쟁에 나서고 있다. 각 기관 제공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을 앞두고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유치전이 '기관 모시기'를 넘어 '직원 모시기'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이전 직원에게 정착지원금과 주택자금 대출이자, 자녀 장학금을 지원하고 국제학교 입학 혜택까지 검토하는 지역이 등장하면서다. 산업 연계성과 교육·생활 환경을 강점으로 내세워온 대구도 실제 이주를 끌어낼 정착 지원책을 얼마나 구체화할지가 새 과제로 떠올랐다.


23일 전국 지자체 등에 따르면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 발표를 앞두고 각 지역은 이전 기관과 임직원을 겨냥한 지원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한때 이달 25일 발표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국토교통부는 이전 대상 기관과 발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연내 이전 계획을 마련하고 내년부터 이전 절차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경쟁이 가장 빠르게 달아오르는 분야는 주거와 교육이다.


춘천시는 관련 조례를 마련해 이전 기관의 임대료와 건축비, 기반시설 설치비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직원과 가족에게는 이주정착지원금과 자녀 장학금, 주택자금 대출이자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경남도 역시 이전 기관의 사무실 임대료와 이주·정착 장려금, 자녀 장학금, 주택자금 대출이자 지원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정비했다. 충북 제천시는 이전 직원에게 정착장려금과 자녀 학자금, 주택자금 대출이자를 지원하는 내용으로 관련 조례를 손봤다.


추경호 대구시장과 대구·경북 지방시대위원회 관계자들이 최근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열린 2차 공공기관 이전 공동 토론회에서 공공기관 이전과 상생 협력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대구시 제공>

추경호 대구시장과 대구·경북 지방시대위원회 관계자들이 최근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열린 '2차 공공기관 이전 공동 토론회'에서 공공기관 이전과 상생 협력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대구시 제공>

제주는 한발 더 나갔다. 이전 기관 임직원 자녀가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에 정원 외로 입학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택자금 대출이자와 이사비는 물론 육아 지원금까지 지원책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제시했다.


기관 본사를 가져오는 것만으로 이전 효과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직원들이 가족을 수도권에 남겨둔 채 주중에만 지방에서 생활하면 소비와 교육, 주거 등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가족 전체의 이주를 이끌어낼 수 있는 주거·교육 환경이 기관 입지만큼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상한 배경이다.


대구는 지금까지 정주 환경 자체를 강점으로 내세워왔다. 수성구를 중심으로 한 교육 인프라와 의료·문화시설, 광역교통망 등 생활 여건이 다른 혁신도시와 비교해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기존 대구혁신도시를 중심으로 형성된 주거와 교육, 상업시설도 2차 이전 기관을 유치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자산으로 꼽힌다.


관건은 이 같은 생활 인프라의 장점을 실제 이전 직원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경쟁 지역들이 현금성 정착지원과 금융 지원, 교육 혜택을 구체화하면서 '살기 좋은 도시'라는 홍보만으로는 차별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전 기관 직원의 주택 구입이나 전·월세 부담을 낮춰줄 금융 지원, 자녀 교육비와 장학금, 이사·정착 비용 등 보다 직접적인 유인책을 마련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대구시가 2차 공공기관 이전 유치 대상으로 선정한 4개 기능군과 대표 기관. 금융·중소기업 지원, AI·데이터 및 산업진흥, 첨단의료·헬스케어, 기후·에너지·환경 분야에서 모두 34개 기관을 유치 대상으로 분류했다.<대구시 제공>

대구에는 공공기관 유치와 이전 기관 지원을 위한 제도적 근거가 마련돼 있다. 다만 2차 이전을 겨냥한 임직원 지원 규모와 방식 등 세부적인 정착 패키지를 어느 수준까지 구체화할지는 향후 유치전의 변수로 꼽힌다.


특히 대구가 유치를 추진하는 기관들은 수도권 근무 비중이 높고 전문인력이 많은 곳이 적지 않다. 이들에게는 본사 위치만큼 배우자의 직장, 자녀 교육, 주거환경 등이 이전 여부를 좌우할 수 있다. 기관을 설득하는 전략과 함께 직원과 가족의 생활 기반까지 겨냥한 별도의 유치 전략이 필요해진 셈이다.


하세헌 대구시 지방시대위원장과 하혜수 경북도 지방시대위원장은 "2차 공공기관 이전은 지역 생존이 걸린 과제"라며 "미래 산업과 연계한 기관 유치에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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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사실 위에 진심을 더합니다. 깊이 있고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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