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요새 '오디세이'라는 영화가 인기 높다. 오디세우스가 트로이전쟁을 끝내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모험 이야기다. 하인리히 실리만(1822~1890)이 이 전쟁을 역사적 사건으로 믿고 1870년대에 두 차례에 걸쳐 트로이를 발굴하였다. 황금 관, 금제 반지, 귀고리, 목걸이, 팔찌, 잔, 병, 다양한 은제품, 동제 무기류 등 수천 점을 수습하였다. 그는 그것이 트로이의 왕 프리암의 보물이라고 추정하고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 그 보물을 그리스로 밀반출하여 결국 자신의 나라 독일에 기증하였다. 당시 베를린의 '왕립박물관'이 보관하다가 2차 세계대전 말에 소련이 베를린을 점령하여 이것을 모스코바로 공수했다. 냉전시대에 소련은 그 보물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시치미를 떼더니 1994년에 느닷없이 모스코바 푸시킨박물관이 보관중이라고 실토했다. 세상이 들끓었다.
오늘날 고고학자들은 이 보물은 트로이전쟁 때의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보다 일천 년 전, 지금으로부터 4천500년 전의 청동기 유물이라고 한다. 실리만은 이것을 반출할 때 그의 아내가 큰 역할을 한 것처럼 이야기하며 헬렌의 것이라고 추정한 목걸이를 그 아내에게 걸어주었다. 그리고 그 사진을 남겼다.
최근 이 보물을 두고 튀르키예, 독일, 러시아 사이에 논란이 뜨겁다. 튀르키예는 이 보물은 밀반출된 것이니 반환이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이 보물의 '역 오디세이'가 있어야 하며 역사적 유물은 그 '고향'에 있어야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트로이 근처에 소장할 박물관까지 마련해 두고 있다. 러시아는 그 보물 취득은 2차 세계대전 때 자국의 희생과 손해에 대한 보상이며 국내법으론 합법이라고 항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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