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어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의 후속 조치라며 경찰개혁추진단을 발족했다. 20·30 여성과 피해자의 입장을 반영하고 기득권에 휘둘리지 않는 개혁을 내세웠지만, 치안 현장의 현실은 엄중하기만 하다. 최근 제주에서 발생한 실종 신고 허위 종결과 시신 연쇄 발견 참사는 국민에게 충격과 불안을 안겨주었다. 국민의 생명이 걸린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하고 내부 기록마저 지워버린 행태는 단순한 직무유기를 넘어 국민과 사법 절차를 속인 사법기만에 다름없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의 권한과 덩치는 비대해졌다. 거대한 권력을 쥔 만큼 정교한 내부 통제 장치와 엄정한 수사 책임성이 따라붙었어야 마땅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경찰 수사의 오류와 부실을 바로잡을 검증 고리는 도리어 약화됐고, 그 결과 현장 경찰관 한 명의 자의적 판단으로 사건 전체가 증발하는 기막힌 참사가 벌어졌다. 수사 권한만 커진 채 책임과 역량이 뒤따르지 못할 때 어떤 비극이 발생하는지 제주 사건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외부 추진단을 신설한다고 해서 현장 경찰이 실종 시스템의 기록을 단독으로 삭제하는 직무유기를 막기 어렵다. 제 식구 감싸기와 허위보고조차 차단하지 못하는 통제 기구로 국민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것은 한가한 소리다.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수사 공백과 사건 은폐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여당은 과연 책임 있게 답할 수 있는가. 진정한 경찰 개혁의 출발점은 거창한 정치적 구호가 아니다. 국민이 위급한 순간 112를 누를 때 내 목숨과 안전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치안 역량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달렸다. 수사권 확대에 걸맞은 수사 책임성 확보, 허위 보고를 원천 차단할 시스템 재설계, 부실 수사에 대한 일벌백계의 원칙 확립부터 다져나가야 한다. 그것이 국민이 바라는 개혁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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