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제1차 국토 외곽 먼선 종합발전계획이 확정되면서 울릉도 인프라에 큰 변화가 기대된다. 경북 울릉군 울릉읍 시가지 전경. 홍준기 기자
울릉도의 오랜 숙제였던 교통과 식수, 상하수도, 재해 대응 등 생활 기반시설 확충이 국가 차원의 종합계획으로 추진된다. 그동안 하나하나 개별 사업으로 해결해왔던 울릉도의 생활 여건 개선이 처음으로 별도의 국가계획에 담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8일 행정안전부는 '제1차 국토 외곽 먼 섬 종합발전계획(2026~2030)'을 확정했다. 국토 외곽 먼 섬을 대상으로 국가 차원의 5개년 종합발전계획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계획에는 울릉도를 비롯한 먼 섬 43곳의 138개 사업이 담겼으며, 오는 2030년까지 모두 1조942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재원은 국비 8천486억원, 지방비 1천414억원, 민간 등 1천42억원이다.
울릉도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주민 생활과 직결된 기반시설이다. 방파제 보강과 재해위험지구 정비 등 재난 대응을 비롯해 LPG 배관망 구축, 상·하수 처리시설과 식수원 개발, 공공하수처리시설 확충, 소각시설 증설 등이 추진된다. 교통 분야에서는 울릉공항 등 공항 건설을 통한 접근성 개선도 계획에 포함됐다.
결국 이번 계획은 관광객을 위한 섬을 만드는 데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주민이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섬의 기본 조건을 국가가 챙기겠다는 데 방점이 찍혔다. 교육·보건·의료 등 필수 생활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 교통망을 개선해 주민들의 생활권을 넓히는 한편, 일부 섬에는 관광·휴양 기반시설도 확충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정부가 먼 섬의 정주 여건에 별도의 국가계획을 마련한 배경에는 이들 섬이 갖는 국가적 가치도 있다. 행안부는 국토 외곽 먼 섬에 주민이 지속적으로 거주하는 것이 국토 지배권을 강화하는 데 군사·경제적으로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유엔해양법협약상' 섬의 거주 및 경제생활 여부가 해양 관할권과도 연결되는 만큼, 주민이 실제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것 자체가 국가 차원의 과제라는 판단이다.
이번 계획은 지난 2025년 1월 시행된 '울릉도·흑산도 등 국토 외곽 먼 섬 지원 특별법'의 후속 조치다. 정부는 앞으로도 5년마다 종합발전계획을 새로 수립할 예정이다. 울릉군은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국토 외곽 먼 섬에 대한 국가 차원의 행정·재정 지원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건의해왔다. 남한권 울릉군수도 민선 8기 이후 국회와 중앙정부 등을 상대로 특별법 제정과 국가 지원 확대를 요구해왔다.
남 군수는 "특별법 제정으로 마련된 국가 지원의 틀이 이제 주민들의 실질적인 삶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며 "울릉공항을 비롯한 교통 인프라뿐만 아니라 의료·교육·주거·생활 기반시설까지 종합적으로 개선해 주민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울릉도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제 남은 것은 계획의 실행이다. 울릉도는 육지와 달리 자재와 장비 운송에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기상 여건에 따라 공사 일정도 영향을 받는다. 같은 사업이라도 섬에서는 사업비와 시간이 더 많이 들 수밖에 없는 만큼, 국가계획에 담긴 사업이 실제 현장에서 차질 없이 추진되는지가 중요하다.
특별법에 이어 첫 국가 종합발전계획까지 마련되면서 울릉도에 대한 국가 지원의 틀은 한층 분명해졌다. 앞으로의 관건은 이 틀이 서류에 머물지 않고 교통은 편리해지고, 물은 안정적으로 공급되며, 재난에는 더욱 안전하고, 의료·생활서비스 접근성이 높아지는 변화로 이어지느냐에 달렸다. 울릉도가 '찾아오는 관광 섬'을 넘어 주민들이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섬으로 바뀌는 첫 단추가 끼워진 셈이다.
홍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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