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TK 공공기관 8곳 졸속·밀실·정파적 통폐합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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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9-10 17:08  |  수정 2026-09-10 17:27  |  발행일 2026-09-11

공공기관 2차 이전이 추진되는 가운데 역대 최대인 총 109개 기관을 감축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놓고 우려스러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구경북엔 8개 공공기관이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된다. 통폐합 대상 일부는 지역 산업생태계의 중추기관이자 미래 발전전략과 맞물린 알짜 기관이다. 넋 놓고 있다간 기존의 공공기관마저 빼앗길 판이다. 계속된 TK 패싱에 지역 민심이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소수 관료와 전문가 중심의 졸속·비공개·밀실 논의가 늘 그래왔듯 정파적 고려에 의한 나눠 먹기식 통폐합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대구경북 소재 통폐합 대상 8곳 가운데 가장 주목하는 건 한국가스공사이다. 울산의 한국석유공사와 합쳐 가칭 에너지자원공사로의 재편이 추진 중이다. 그런데 석유공사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가스공사가 그 부실을 떠안을 판이다. 당연히 상장사인 가스공사의 주주 보호 문제가 제기된다. 석유와 가스산업은 각각 다른 전문성과 업무체계를 갖추고 있다. 가스공사의 정원은 석유공사의 3배고 매출액도 11배 넘는다. 설사 통합이 이뤄지더라도 조직과 매출, 자산 규모가 월등히 큰 가스공사 중심의 통합과 대구 본사 존치가 마땅하다. 대구의 산업 분포상 석유산업이 다소 생뚱맞기도 하거니와 울산시장이 여당 소속이라는 점이 불안 요소이다.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의 운명도 관심사다. 충북의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과 통합돼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으로 재편될 예정이다. 그간 성과와 인력에서 분명히 오송을 앞서지만 정치적 상황과 수도권과의 거리가 변수다. 본사 기능이 오송으로 이동할 경우 오랜 시간 공들여온 대구의 의료산업은 공염불이 된다. 본사 기능이 빠져나가면 협력업체와 관련 기업의 지역 이탈도 뻔하다.


밀실과 졸속의 위험성은 굳이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이미 공공기관 안팎에 공공성 및 지역특화 기능 훼손, 고용불안과 노사 갈등 유발 우려가 팽배하다. 기능·인력·예산의 재설계가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채 기관 수 감축과 비용 절감이라는 숫자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공개 토론과 사회적 공론화는 물론 해당 기관 및 지자체의 의견 수렴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2년차 이재명 정부의 특징, 정책의 '가벼움'과 '즉흥성'과도 연결되는 대목이다. 국정 지지율이 30%대로 주저앉은 지금은 집권 초기처럼 뭘 해도 가능한 때가 아니다. 누군가를, 어느 지역을, 배제하는 정책이 지나치게 많고 이슈 관리도 세심하지 않다. 이재명 정부에 매우 위험한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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