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찾아온 돌봄, 명절에도 이어질까…영주 어르신들의 첫 ‘통합돌봄 추석’

  • 권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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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9-26 11:35  |  발행일 2026-09-26

-퇴원 뒤 집안일·식사 지원…거동 불편한 노인에 재택의료 연계

-우선발굴대상 8천800여 명, 8월 말까지 신청 549건

-연휴 방문서비스는 인력난에 중단…대체식 사전 지원으로 보완

장기요양 재가급여 대상자 김순자 할머니가 식사배달 서비스를 받고 있다. 권기웅기자

장기요양 재가급여 대상자 김순자 할머니가 식사배달 서비스를 받고 있다. 권기웅기자

병원에서 퇴원했다고 일상이 곧바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었다. 경북 영주시 가흥동에 사는 박원상 씨(84)에게는 집안일과 끼니를 챙기는 일이 남아 있었다. 익숙한 집으로 돌아왔지만 혼자 생활을 꾸려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박 씨의 퇴원 이후 생활을 뒷받침한 것은 여러 갈래의 돌봄이었다. 주거안심케어를 통해 집 안 소독·방역을 지원받았고, 노인맞춤돌봄서비스의 퇴원환자 연계 가사지원도 받았다. 그래도 식사 준비의 어려움은 남았다. 이후 식사배달 서비스가 추가로 연결됐다. 집안 환경을 정비하고 가사를 돕는 데서 출발한 지원이 매일의 식생활로 이어진 것이다.


박 씨는 "병원에서 퇴원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혼자 생활하는 게 걱정됐는데, 집안일도 도와주고 식사도 챙겨주니 생활하기가 훨씬 편해졌다"며 "필요할 때마다 도움을 받을 수 있어 고맙다"고 말했다.


휴천동 김순자 씨(88)의 어려움은 집 밖으로 나서는 일에서 시작된다. 누워 지내는 김 씨에게 외출과 의료기관 방문은 쉽지 않다. 보호자에게도 병원에 모시고 가는 과정 자체가 부담이다.


김 씨는 장기요양 재가급여 대상자로 재택의료센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한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한 팀으로 가정을 찾아 진료와 건강관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물리치료사가 방문해 신체 상태에 맞는 운동과 비의료적 낙상예방교육을 지원한다. 의료기관까지 이동하기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필요한 인력이 집으로 찾아가는 방식이다.


김 씨 보호자의 말에는 이러한 변화가 담겼다. "병원에 모시고 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는데 집으로 찾아와 건강을 살펴주고 운동까지 지도해 주니 큰 도움이 된다."


두 가정의 사례는 통합돌봄이 일상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보여준다. 퇴원한 노인에게는 식사와 가사지원이,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는 방문 진료와 건강관리가 연결됐다. 같은 노년층이라도 생활 여건과 몸 상태에 따라 필요한 도움은 달랐다.


정부가 올해 3월 27일부터 전국 시행에 들어간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이처럼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살던 집에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의료·요양·일상생활 지원을 함께 설계하고 연결하는 제도다. 노쇠나 질병, 장애 등으로 복합적인 지원이 필요한 사람의 건강과 생활 여건을 살피고 개인별 지원계획을 세우는 것이 핵심이다. 서비스를 이용자가 하나씩 찾아 신청하던 부담을 줄이고, 지원 사이의 빈틈을 메우려는 취지다.


영주시는 기존 복지·의료 자원을 우선 연결하면서 지역 특화사업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퇴원환자 연계와 가사·식사·이동지원, 방문목욕, 방문운동지도, 주거환경개선, 주거안심케어 등이 대상자의 생활을 받친다.


시가 파악한 통합돌봄 우선발굴대상자는 8천800여 명이다. 장기요양등급자와 장기요양 신청 기각·각하자, 노인맞춤돌봄 중점군, 의료기관 퇴원환자, 고령장애인 등이 포함된다. 모두가 통합돌봄 이용자로 확정된 것은 아니며, 지원 필요성을 우선 살펴볼 대상이다.


8월 31일 기준 신청은 549건이다. 노인 관련 신청이 539건, 65세 미만은 10건이다. 시는 대상자로 선정된 이들에게 일상생활돌봄 842건, 건강관리·예방 373건, 주거복지 239건의 서비스를 연계했다고 밝혔다. 이는 우선발굴대상자 대비 개인별 지원계획 수립률이 경북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통합돌봄 전국 시행 후 처음 맞는 이번 추석은 지속성을 확인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시의 연휴 대책은 식사를 미리 지원하고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안부를 확인하는 데 맞춰져 있다. 식사지원 제공기관은 연휴 전 송편 등 특별 간식과 함께 도시락·밀키트를 사전 지원할 예정이다. 연휴 동안 식사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응급안전안심서비스를 통한 24시간 안부확인도 이어간다는 설명이다.


반면 방문서비스에는 공백이 예고됐다. 시는 연휴 중 방문서비스 제공 여부에 대해 "가사인력 수급의 어려움"으로 방문서비스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평소 사람의 방문으로 해결하던 생활상의 필요를 휴일에는 어떻게 지원할지가 과제로 남는다.


식사를 미리 전달하는 대책도 대상자의 상태에 따라 세밀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 전달받은 음식을 보관하고 데워 먹을 수 있는지, 식사 과정에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지에 따라 실제 지원 효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명절 위문과 통합돌봄의 역할도 구분된다. 영주시 통합돌봄사업에는 별도의 추석 위문품 지원이 없다. 사회복지시설 30곳을 대상으로 한 물품 지원과 읍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추석 물품 지원 등은 별도로 추진될 예정이다. 명절의 온정을 전하는 활동과 매일의 식사·가사·건강관리를 이어가는 지원은 목적과 방식이 다르다.


첫 추석을 앞둔 영주의 통합돌봄에는 이러한 변화와 함께 인력 수급이라는 현실적 제약이 놓여 있다. 집으로 연결된 돌봄을 연휴에도 필요한 만큼 이어갈 수 있는지, 사전 식사지원과 안부확인이 방문의 빈자리를 얼마나 보완할 수 있는지가 명절 연휴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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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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