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珍의 미니 에세이] 팩트 체크

  • 박기옥 수필가·대구문인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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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10-22 09:21  |  발행일 2026-10-23
박기옥 수필가·대구문인협회 부회장

박기옥 수필가·대구문인협회 부회장

스마트폰으로 방금 찍은 사진 한 장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모두 4명이다.


생일 케이크를 둘러싸고 해피 버스데이를 하는 중이다. 나와 또 한 사람은 카메라를 향하고 있으니 문제 될 것이 없다. 남자 한 사람, A도 생일 케이크에 불을 끄고 있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자신의 생일 모임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남은 한 사람, 영희이다.


영희는 A의 가족도 친척도 아니다. 나처럼 죽이 맞는 사회 친구일 따름이다. 그런데 그녀는 왜 사진 속에서 A와 함께 촛불을 불고 있을까. 입을 동그랗게 오므려 내민 채 촛불을 바라보고 있을까.


영희는 A를 돕고 싶었다고 말한다. A로 말하자면 60대의, 건장한 남자이다. 케이크에 꽂힌 촛불도 고작 3개이다. 축하객이 3명이기도 했지만 믿음, 소망, 사랑의 의미를 담았기 때문이다. 가늘고 조그마한 촛불 3개 끄기가 60대의 건장한 남자에게 버거운 일이었을까.


영희는 또 요즘 들어 A의 청력이 떨어져서 신경이 쓰였다고도 말한다. 나이 들면 청력이 둔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닌가. 지금도 A는 우리와 편안하게 대화를 하는 중이다. 영희는 왜 유독 A에게 마음이 쓰였을까. 눈앞에 있는 촛불을 입으로 불어 끄는 데도 고도의 청력이 필요했을까.


팩트 체크는 난항에 난항을 거듭했다. A는 진땀을 흘리며 영희를 변호했다. 영희 역시 손사래를 치며 변명에 열을 올렸다. 소크라테스가 나오고 프로이트가 등장했다. 특검을 부르자는 제안도 나왔다.


두 사람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해명을 하는 동안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과일과 커피를 챙겨왔다. 답도 안 나오는 옥신각신 속에서 촛불 끈 케이크를 곁들여 먹으니 디저트가 한결 맛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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