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각각(時時刻刻)] AI 시대, 무엇을 어떻게 배울 것인가

  • 주우진 DG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 |
  • 입력 2026-11-02 16:36  |  발행일 2026-11-03
주우진 DG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주우진 DG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인공지능(AI)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직장인과 경영자들에게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AI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무엇을, 얼마나 깊이 배워야 할까? 챗GPT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충분할까, 아니면 프로그래밍과 수학까지 공부해야 할까?


AI 학습에는 여러 단계가 있다. 먼저 챗GPT, 노트북LM, 미드저니, 캔바 등 이미 개발된 도구의 사용법을 익힐 수 있다. 다음으로 여러 AI 도구를 연결해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를 만드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한 단계 더 나아가면 파이선 프로그래밍을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AI 모델을 활용할 수 있다. 더 깊이 들어가면 수학과 통계학, 머신러닝과 딥러닝의 이론까지 공부하게 된다. 물론 단계가 높아질수록 비전공자에게는 상당한 도전이다.


여기서 현실적인 의문이 생긴다. 지금 배운 기술도 몇 달 후 새로운 AI 버전이 나오면 쓸모없어지는 것 아닐까? 전문가에게 맡기는 편이 시간과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지 않을까? 나는 바쁜 직장인인데 이런 공부를 할 시간이 있을까?


그럼에도 AI를 깊이 공부해야 할 이유가 있다. 첫째는 자신감이다. 기술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면 AI를 단순히 사용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자신의 전문 분야에 어떻게 적용할지 창의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전산 전문가에게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지도 판단할 수 있다. AI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는 단순한 사용 능력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능력에서 나타난다.


둘째, 기술은 바뀌어도 학습 과정에서 얻은 사고력은 남는다. 특정 프로그램의 사용법은 새로운 버전이 나오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를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습득한 지식은 다음 기술을 배우는 토대가 된다. 특히 수리과학의 기본 원리는 한 번 학습하면 영원히 나의 것이 된다. 오늘날 공학과 AI를 공부하기 위한 수학의 상당 부분은 17~19세기에 이미 정립되었다.


셋째, AI 시대에는 문과와 이과의 경계가 점차 희미해질 것이다. 인문사회계 출신에게 수학과 프로그래밍이 필요하고, 이공학도에게 문학과 사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예컨대 AI를 사용하여 더 좋은 곡을 만들고자 하는 작곡가는 음악도 알아야 하고 AI도 알아야 한다. 한 가지만 알아서는 AI가 만들어내는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얼마나 공부해야 할까? 일만 시간의 법칙은 아닐지라도 지속적인 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 골프나 테니스를 배워 초보자 수준을 벗어나려 해도 300시간의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앞으로 수십 년간 우리의 직업과 삶을 바꿀 AI를 배우는 데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가? 나는 500시간 정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니지만, 충분히 가치 있는 투자다.


문제는 지속성이다. 하루짜리 특강이나 5일 단기 과정은 AI를 이해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깊이 있는 역량을 갖추기에는 부족하다. 그래서 체계적인 교육과 지속적인 학습 환경을 제공하는 대학원이 좋은 대안이다. 그리고 자기 통제력이 강한 사람이라면 온라인 공개강좌를 활용해 자신만의 교육과정을 설계할 수도 있다.


AI 시대의 경쟁력은 새로운 도구를 얼마나 빨리 익히느냐에만 달려 있지 않다. 중요한 것은 AI 작동의 원리를 이해하고 도메인 지식에 접목할 수 있는 자신감이며 자신감은 지속적인 학습에서 나오는 것이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관련기사

경제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