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세상] 대구의 문제를 푸는 기업에 투자하자

  • 김세현 기술보증기금 고객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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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11-05 11:02  |  발행일 2026-11-06
김세현 기술보증기금 고객부장

김세현 기술보증기금 고객부장

지역의 문제는 기업의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 공장의 에너지 비용을 줄이고, 버려지는 자원을 되살리며, 돌봄의 빈틈을 메우는 일에는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필요하다. 이를 사업으로 풀어내는 기업이 성장하면 주민의 삶이 나아지고 일자리도 생긴다. 대구의 창업정책이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신한금융희망재단의 '신한 스퀘어브릿지 대구'는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친환경·물산업·소셜임팩트 기업을 발굴해 전담 코칭과 재무계획 수립을 돕고 투자자를 연결한다. 재단이 2025년 모집 당시 발표한 대구 거점의 실적은 선발기업 55개사, 투자유치 1천312억원이다. 기업의 성장을 모두 지원사업 덕분으로 볼 수는 없지만, 금융그룹의 전문성과 관계망을 지역기업 육성에 활용한 사례로 눈여겨볼 만하다.


창업자의 요구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의 2024년 조사에서 창업자 250명이 조언받고 싶은 분야는 성장 전략 47.6%, 자금 확보 45.2%, 투자 관련 44.8%였다. 1~3순위 합산 결과다. 사업을 키우는 방법과 투자자를 설득하는 역량에 대한 수요가 자금 수요만큼 크다는 의미다.


주민의 필요를 사업으로 발전시킨 경험은 대구 안에도 있다. 동구 안심마을에서는 통합 돌봄을 바탕으로 어린이집과 도서관, 카페, 도시락 배달, 햇빛발전소 등 여러 조직이 연대한다. 올해 7월 이곳에서 신한금융과 행정안전부가 사회연대경제 활성화 협약을 맺었다. 재단을 통해 3년간 60억원을 지원하는 전국 사업이다. 첨단기술 창업과 생활서비스 사업은 성격이 다르지만, 지역의 필요에서 시장을 발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구는 이 경험을 사업 기회로 확장해야 한다. 지역기업과 공공기관이 해결할 과제를 제시하고 스타트업이 해법을 제안하도록 하자. 대학과 전문기관은 성능을 검증하고 수요기관은 시험 적용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실증을 시작할 때부터 구매 담당자가 참여해 도입 기준과 예산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기술을 입증하고도 구매자를 찾지 못하는 일을 줄여야 한다.


계약 이후의 자금 공백도 살펴야 한다. 주문을 받아도 원재료와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하면 납품은 어렵다. 기술보증기금 등 기술금융기관이 기술성과 사업 전망을 평가해 자금조달을 뒷받침해야 할 대목이다. 사회성과 혁신성을 갖춘 기업에는 심사를 거쳐 소셜벤처 임팩트 보증과 관련 투자를 연계할 수 있다.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금융이 이해하고 제때 자금이 공급되도록 하는 것이 기술금융의 역할이다.


기존 지원사업과 중복된다는 우려도 있을 것이다. 새 기관을 세우기보다 기존 기관들이 기업별 성장계획을 함께 살피는 방식이 필요한 이유다. 기업의 동의를 얻어 지원 이력을 공유하고 계약이나 자금조달이 막힌 원인을 점검하자. 평가 기준도 교육 횟수와 행사 참여자 수에서 더 나아가 구매계약 전환율, 후속 투자, 지역 고용으로 넓혀야 한다. 기관별 지원 실적보다 기업과 지역에 남은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은 대구의 산업과 생활 기반을 함께 더 튼튼하게 만든다. 재단의 육성 역량과 지역의 구매 수요, 기술금융이 만나는 곳에서 그 가능성은 커진다. 창업자가 지역을 떠나지 않아도 고객과 자금을 만날 수 있어야 한다. 대구는 이들의 도전을 응원하는 데서 나아가, 검증된 기술과 서비스의 첫 고객이 될 준비가 돼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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