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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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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출의 우리말 알아맞히기] 제641회
■ 가로열쇠 1. ○ ○○ ○ 나무라듯. 3. ○○은 갈수록 줄고 말은 갈수록 는다. 5. 닭알(달걀) 지고 돌담 모퉁이엔 ○○ 못하겠다.(북한 속담) 6. 반반한 ○○은 부엌에 두어도 얽은 망은 방 안에 둔다. 8. ○○ 판에는 대부인 마님이 나막신짝 들고 나선다. 10. ○○○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 12. ○지○랭○에서 자개바람이 인다.(북한 속담) 13 떡 삶은 물에 ○○ 데치기. 15. 옹이에 ○○. 17. ○○ 새끼는 시골로 사람의 새끼는 서울로. 18. ○○ 못난 건 제집만 망하고 딸 못난 건 양 사돈이 망한다. 19. 내 ○○이 진정 ○○이냐. 20. ○○ 마당 벌어진 데 솔뿌리 걱정한다. 21. 나가는 년이 ○○ 사랴. 22. 울려는 아이 ○ ○○. ■ 세로열쇠 1. ○ ○의 이슬. 2. ○○은 강경으로 꾸려 간다. 3. ○○가 양지 되고 양지가 ○○된다. 4. ○○○○ 사촌. 5. ○○○○의 새털 (날듯). 7. 건더기 먹은 놈이나 ○○ 먹은 놈이나. 9. ○○ 싸움은 개싸움. 10. ○○ ○ 젓국 먹이듯. 11. ○○을 사도 물소리 들리는 골에 것은 안 산다. 14. ○ ○가 나가면 작은 소가 ○ ○ 노릇 한다. 15. ○○○이 망하려면 당나귀만 들어온다. 16. 팔자는 ○○○○로 간다. 17. ○○이 지척이면 천 리도 지척이라. 19. ○○ 겨자 먹기. 20. ○○과 사돈집은 멀어야 한다. <제639회 당첨자> ▶김은정(포항시 북구 우창로) ▶김정혜(대구광역시 동구 신암동) ▶문성호(대구광역시 수성구 지범로) ▶윤경례(대구광역시 동구 안심로) ▶강청화(대구광역시 서구 고성로) ▶이서완 (대구광역시 달성군 다사읍) ▶전희성(대구광역시 북구 칠곡중앙대로) <상품협찬> ▲ 워터파크 스파밸리 자유이용권 1688-8511 ▲ 교감형 생태동물원 네이처 파크 이용권 1688-8511 ▲ 에코테마파크 대구 숲 이용권 (053)761-7400, 7401 ▲ 팔공산온천관광호텔 입욕권 (053)985-8080 ▲ 〈주〉아모레퍼시픽 아이오페 레티놀 엑스퍼트 0.1% ▲ 청도용암온천 대온천장 초대권 (054)371-5500 ▲ 청도 프로방스 포토랜드 초대권 (054)372-5050 ▲ 〈주〉그린기프트 레디엠 반전립스틱세트 1588-8480 ※'임무출의 우리말 알아맞히기' 당첨자에게는 협찬 상품 중 한 가지를 우송해 드립니다. <응모요령> ▨제641회 '임무출(한글학회 회원)의 우리말 알아맞히기' 해답은 우편엽서를 이용해 3월16일까지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휴대폰 번호를 반드시 적어주세요) ▨보내실 곳 : 대구시 동구 동대구로 441 영남일보 편집국 주말섹션부 임무출의 우리말 알아맞히기 담당자 앞 ▨우편번호 : 41260
[사설] 이재명 구속영장, 국회·검찰·법원 각자의 직업윤리와 소임 요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결국 청구됐다. 나라 전체가 시끄럽게 됐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제1 야당 대표에 대한 영장청구가 헌정사상 첫 사례다. 여기다 이 대표가 받는 혐의 또한 엄청 방대하고 복잡하다. 이른바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특혜의혹에서부터 성남FC 후원금까지 얽혀 있는 데다 이번 영장에서는 적시되지 않았지만 쌍방울 대북송금, 백현동 개발 비리, 변호사비 대납을 둘러싸고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전대미문이라 한다.당장 야당은 검찰독재정권이 정적 제거에 나섰다고 맹공을 퍼붓고 있다. 대통령 영부인 수사를 흐리려는 의도라고도 했다. 여당은 방탄국회나 열 생각 말고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응수한다.그러면 이처럼 정치적 인화성이 강한 복잡 미묘한 사안은 어떻게 풀 것인가. 답은 국회, 검찰, 법원 모두 각자 위치를 고수하며 직업적 윤리와 소임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 치의 사심이 개입되지 않은 합리적 판단이 물 흐르듯 단계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당장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온다. 이번만큼은 개개인이 국가기관이라는 국회의원들의 냉철한 판단 즉 투표가 요구된다. 검찰 역시 마찬가지다. 이 대표에 대한 혐의(嫌疑)는 어디까지나 의심이다. 증거를 내놓아야 한다. 없는 의심을 만들었다면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다. 법원도 비록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관측되지만 체포동의안이 행여 가결된다면 구속수사의 타당성이 있는지부터 판단해야 한다. 종국적인 1, 2심 판결은 말할 것도 없다. 결국 이 사안은 대한민국이 선진적 국가 시스템을 갖고 있느냐의 여부를 가름할 것이다.
[자유성] 따뜻한 관계
코로나 사태와 취업난으로 서울에서만 13만명의 청년들이 '집콕' 상태에 있다. 전국적으로 은둔형 외톨이 청년은 61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취업 실패와 어려운 가정형편, 따돌림 등이 은둔 청년을 양산하는 원인이다. 은둔 생활이 지속되면 육체적·정신적으로 더욱 취약하게 된다. 하버드대 성인발달연구소장인 로버터 월딩거(Robert Waldinger) 교수가 1938년부터 최근까지 사춘기부터 늙을 때까지 수천 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는 이를 뒷받침한다.행복하고 건강한 사람들의 특징은 주변인들과 따뜻한 관계(warm relationship)를 유지하고 있는 부류였다. 한밤중에 아프거나 두려움을 느낄 때 언제든지 전화를 걸어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나 친척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뇌 활동의 예리함이나 정신적·육체적 기능이 좋고 우울증, 당뇨, 고혈압 등의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적·정서적 결속력이 높을수록 스트레스에 대한 조절기제가 잘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월딩거 교수는 삶의 질을 높이려면 가까운 사이든, 취미클럽에서 만난 사람이든 이너서클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더 개방하고 포용적인 자세를 가질 것을 권한다. 육체적 건강을 위해 매일 헬스장에 나가 신체를 단련하면 근육이 불어나듯이 호감이 가는 주변 사람에게 접근해서 대화를 나누는 횟수를 늘리다 보면 따뜻한 관계가 더욱 돈독해진다고 한다. 청년실업 문제 해결이나 심리지원 등의 공적인 대책에 앞서 자발적으로 정서적 유대감을 강화하는 노력이 더 중요함을 일깨워준다. 김신곤 논설위원
[아침을 열며] 위기의 한반도, 유연하고 다양한 대북정책 필요
지난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통일부의 올해 업무보고가 있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올바른 남북관계 구현'과 '통일미래 준비'를 올 한 해 주요 업무 추진 방향으로 제시하고, 이를 위해 '담대한 구상 이행 본격화' '남북관계 정상화 추진' '북한 주민의 인권 향상' '통일미래 청사진, 추진전략 재정립' '수요자 중심으로 탈북민 지원체계 정비' '올바른 통일관·대북관 정립' '대내외 통일 역량 및 기반 강화'를 7개 핵심 과제로 추진해 나갈 것임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주목되는 부분은 '남북관계 정상화 추진'이다. 통일부는 남북대화 돌파구 마련을 위해 민간단체 및 국제기구 등을 통한 대북 직·간접 접촉을 모색할 것이며,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한 사회문화 교류와 함께 자연재난 공동대응, 농업, 산림, 수자원 협력 등 '그린데탕트'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남북이 함께 참여하는 '남북 간 합의이행 점검위원회'를 구성하고, UN 등 국제기구의 이행 지원을 확보해 '남북 간 합의한 것은 이행'하는 구조도 정착시키겠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을 확고히 억제(Deterrence)하고, 제재 이행 강화 및 독자 제재 추진을 통해 북핵 개발 단념(Dissuasion)을 유도하는 한편, 대화(Dialogue)를 위한 노력도 꾸준히 전개할 것'이라며 이른바 '3D 정책' 추진을 재확인해 남북관계 정상화 추진 의지를 퇴색시켰다.북한은 이미 올해 대남관계 및 대외관계에 대해 지난해 말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에서 밝혔다. 김정은 총비서는 전원회의 보고에서 '대남 전술핵무기 다량 생산' '핵탄두 보유량 기하급수적 증가'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 체계 개발' 등을 올해 주요 과업으로 제시했다. 특히 남한이 북한을 '주적'으로 삼고 있다면서 이러한 정세가 "전술핵무기 다량 생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부각시켜주고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핵무력은 전쟁 억제와 평화안정 수호를 제1의 임무로 간주하지만 억제 실패 시 제2의 사명을 결행하게 될 것"이라면서 '공격용' 핵무기 체계를 강화할 방침을 밝혔다.국제관계 역시 현재 정세를 '신냉전'으로 규정하며 "조성된 정세는 우리 국가를 정조준하고 있는 미국과 적대 세력들의 우려스러운 군사적 동태에 대처해 공화국의 주권과 안전, 근본 이익을 철저히 담보할 수 있는 압도적인 군사력 강화에 배가의 노력을 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북한은 올해도 '핵무력 강화'는 물론 '강 대 강, 정면승부의 대적 투쟁원칙'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올 한 해도 한반도 상황은 '긴장과 위기'의 연속일 것이 분명하다. 특히 인민군 창건 75주년(2월8일),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9월9일), 북한이 '조국해방전쟁 승리 기념일'이라 칭하는 정전협정 체결 70주년(7월27일) 등 주요 '정주년' 정치 기념일이 있는 올해는 북한이 더욱 한반도 위기상황을 고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그 어느 때 보다 통일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의 "힘에 의한 평화 구현"은 국방부의 목표이며, "'행동하는 동맹' 구현으로 '확고한 대북 안보'"는 외교부의 목표이지만, 통일부는 이와는 달라야 한다. 좀 더 적극적인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통일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강 대 강' 대결로는 한반도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윤석열 정부 내에서의 유연하고 다양한 대북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박문우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수석연구원, 북한학 박사박문우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수석연구원, 북한학 박사
[김경호의 삶의 공간이야기] 대구시청사에 대한 단상 (下)…'생태의 보고' 신천이 인접한 부지에 시청사 지어야
그동안 시청사에 대한 세 편의 글을 적었다. 상편에서는 새로운 부지에 신청사를 지을 때 단편의 시청사가 아니라 시리즈의 드라마가 펼쳐질 수 있는 시청사를 상상하였다. 시청사만의 업무를 위한 건물이 아니라 복합적인 문화시설까지 포함된 건축을 제안하였다. 중편에서는 지금 시청사의 건너편 부지에 새로운 건물이 지어지고 기존 시청사와 브릿지로 연결되어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주차장의 확보와 중구청과 연계된 교집합 공간의 활용 등을 모색해 보았다. 무엇보다도 대구시청이 중심이 되어 동측으로는 중구청과 신천까지의 거리의 축을 연결하여 시청의 업무가 중구청과 신천까지 서측으로는 동성로 축과 교차되면서 경상감영까지 이어지는 길로 제안하였다. 이번 하편에서는 옛 도청 자리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틀어 시청사의 확장성과 각 부서의 독립성을 강조하고 싶었다. 더욱이 신천변을 따라 일어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하여튼 하나의 고집이 아니라 다양한 안을 통하여 합리적이고 가치적인 시민의 결정과 그 과정 속에서 단합을 꾀하였고 사람 사는 공간을 배우는 자로서 소견을 밝히는 바이다.사람의 동선과 인프라의 상호작용 고려한 길환경공동체 의식을 불어넣는 곳이 좋은 공간시청사는 시민의 쉼터·일터·놀이터가 돼야◆신천과 연동되어야 할 시청사개인적으로 대구시청사는 과거 경북도청으로 사용되었던 산격동으로 옮기길 바랐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환경적인 측면에서 무엇보다 시민들의 접근이 도로만이 아닌 신천으로도 가능하여 좋았다. 신천변을 걸으면서 시청에 접근한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일이었다. 이웃한 신천변은 대구시만의 매력 덩어리이다. 외국과 비교하자면 노만 포스터의 구 런던시청사가 떠올랐다. 물론 노만 포스터라는 세계적인 건축가의 작품이라는 이름값도 있지만 템스강보다 신천이 못하다는 증거는 객관적으로나 주관적으로나 아무리 생각해도 발견하지 못하겠다. 신천은 편안한 눈높이의 둑과 적당한 폭 때문에 걸으면서 서로를 인지하게 되는 공동체적인 공간의 스케일을 갖고 있는 생태하천이다. 유안진의 '지란지교'처럼 마음만 내키면 신천을 따라 걷고 싶고 그러다가 칠성시장에 들러 보리밥을 먹고 시청 내의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느긋하게 집으로 돌아오면서 적당한 벤치에 앉아 노을이 내리길 기다리며 책을 읽는 상상을 해 본다. 비 오는 날에는 다리 밑에서 준비해 온 보온병의 커피를 내리고 헤드셋을 쓴 채 김광석 노래를 들으며 신천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멍하게 바라보는 여유도 갖고 싶다. 바람 부는 날에는 시청의 옥상에 올라 신천을 내려보며 멀리는 팔공산과 앞산을 바라보며 지나온 날과 다가올 날들을 짚어 보고 상상하는 시간도 갖고 싶다. 그런 도시에서 살고 싶다. 그런 대구시가 되었으면 한다.◆시민과 소통하는 청사여하튼 새로운 시장님이 선출되었고 대구 시민의 기대도 클 것이다. 시장의 인사말처럼 대구가 국제적인 도시로서의 위상을 갖추기 위해선 대구시의 첫 집인 시청사부터 신중하게 지어야 할 것이다. 옷은 한 사람의 격을 나타낼 수 있지만 집은 주인뿐만이 아니라 집안의 격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이는 대구 시민의 격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대구시청이 시장님을 비롯한 공무원들에게 자부심과 자긍심을 안겨주는 일할 맛 나는 일터가 되어야 하고, 대구시민들에게는 안위를 제공하고 민원을 해결하는 소통의 장소가 되어야 할 것이다.뉴욕시에 '뉴요커'가 있다면 대구시엔 '대구시민'이 있다는 자긍심의 출발이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대구시민이 길을 나서 발길 닿는 대로 걷다 보면 시청으로 가는 길이 되었으면 한다.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대학원의 데이비드 라커 교수는 CEO의 브랜드 가치가 10% 좋아지면 그 기업의 주식 가치는 24% 증가한다는 연구이론을 제시했다. 그만큼 한 기관의 CEO가 조직을 대표하는 상징으로서 조직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핵심요소가 되고 있다는 얘기이다. 도시도 마찬가지이다. 시청의 CEO인 시장의 이미지가 중요하다. 홍준표 시장이 어떤 이미지로 대구를 대표할는지는 대구시민의 기대와 대구시민 스스로의 격을 갖춤에 있겠다. 세계적인 뉴욕시가 도시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적극적으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캠페인을 모색하게 되고 찾아낸 해법은 바로 '아이 러브 뉴욕' 캠페인을 통한 도시 마케팅이었다. 1975년 뉴욕이 실시한 이 캠페인은 당시 경제불황의 여파로 뉴욕시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고 범죄도 성행하여 관광객 숫자가 급감해 도시 재정까지 문제가 발생한 도시 이미지를 쇄신했고 지금까지도 지속적인 운동을 벌이고 있다. 물론 그 운동의 중심에 '밀턴 글레이저'라는 선한 디자이너가 있었다. 그렇다면 대구시는, 대구시민은 어떤 캠페인을 벌여야 할 것인가?코펜하겐의 도시는 지상 6층 높이 건물 즐비 곳곳 섬세한 배려 돋보이며 도시 전체 어우러져시민에게 안위를 제공하는 소통공간 역할 톡톡 ◆신천은 대구 자부심얼마 전 코펜하겐 BIG 건축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영국 친구를 서울에서 만났다. 그 친구에게 서울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너무 좋다고 했다. 특히 산과 강이 가까이 있어서 너무 좋다고 하였다. 하긴 코펜하겐의 도시는 수평적으로 지상 6층 높이의 건물들만이 펼쳐져 있다. 물론 중세의 교회나 성당이 불쑥 튀어나오는 곳도 있어 시민들은 그 종탑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는 것을 즐기는 것이 최고의 즐거움이라 했다. 하지만 코펜하겐의 거리와 건축은 훌륭하였다. 곳곳의 공간에 인간적인 섬세한 배려가 있었고, 도시 전체가 디자인되었다는 느낌은 감출 수가 없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노숙자를 한 명밖에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웃으면서 인사하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영국 친구 조너단에게 말하였다. 서울도 좋지만 다음에 오면 대구를 소개해 주고 싶다고 했다. '가장 인간적인 스케일을 갖고 있는 도시가 대구'라고 자랑했다. 특히 어디서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신천을 함께 산책하자고 하였다. 그곳에선 수달과 왜가리, 오리 등 다양한 생물을 직접 볼 수 있다고 자랑했다.시골은 전원·초원·농경지에의 접근이 용이하거나 화초나 조류, 동물에의 접근이 마련될 때 비로소 평온하고 안락함을 느낀다고 한다. 도시에서는 인간의 동선과 인프라의 상호작용이 보장될 때에 도시 생활의 장점이 보장된다. 이들 상호작용에는 분단되지 않고 연속적인 활동이 대전제가 되고 그 흐름은 길이 된다. 나는 그 길이 신천이라고 생각한다. 신천을 좋아하고 수달을 비롯해 다른 생명체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환경공동체 의식'이 대구시민의 자부심으로 이어진다. ◆뉴욕의 변신범죄도시 뉴욕을 '범죄 없는 안전한 도시'로 바꾼 배후에는 최고의 존경받는 시장, 루돌프 줄리아니가 있었다. 정체된 도시 런던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어 경제와 문화의 중심지로 돌려놓은 데는 켄 리빙스톤 전 시장의 리더십이 큰 몫을 했다. 브라질의 꿈의 도시 꾸리찌바를 환골탈태, 세계적 도시로 만드는 주역 중 한 명이 바로 자이메 레르레르 시장이었다. 이처럼 시장의 리더십과 행정철학이 도시에 생명을 불어넣는 핵심 파워가 되고 있다. 대구엔 홍준표 시장이 있었다는 역사가 남겨지길 필자는 응원한다.앞으로는 빅데이터와 AI의 영역이 넓어짐에 따라 인간이 차지하는 업무의 양은 극소해질 것이다. 자연 큰 규모의 시청사가 아니라 짜임새 있고 효율적인 공간의 디자인이 우선되는 건물이 필요하지 않을까?'결정 난 부지에서 왜 반토막을 내어 매각해야만 하는가? 원초적인 부지의 선정에서 시민 참여단 250명은 옳고 가치적인 판단을 하였는가? 지금도 그 판단에는 변함이 없는가?'에 대한 반복적 자문과 검토가 치밀해야 성공이 보장될 것이다. ◆생태형 시청사 아쉽다지금 대구시의 재정 형편은 매우 빈약하다. 빚은 2조원을 넘겼고 연간 이자만 4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한 가운데 수천억 원이 드는 무리한 신청사를 고집하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부담은 오롯이 대구시민의 빚이 될 것이다. 대구의 청사는 대구시민의 공공재로 쉼터요, 일터요, 놀이터가 되어야 한다. 부담스러운 빚덩이가 되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더구나 시의 살림을 주관하는 시장부터 갓 태어난 갓난아기까지 빚쟁이로 살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궁극적으로 대구시민의 일상이 즐거워야 할 것이고 문화예술·의료·복지가 갖춰진 생태도시로 거듭나길 바란다. 그리고 지금의 시청사이든 옮겨진 시청사이든 시청이 자리 잡은 지역의 시민들은 지역의 관점에서만 보지 말 것이며 시청이 큰 선물 보따리처럼 취급되어도 아니 될 것이다. 시청이 세워지고 나서의 어떤 가치적 영향이 지속적으로 생길 것인가를 가늠해 볼 일이다. 대구시청은 대구만의 독특한 시청이 되어야지 어디 시청과 닮았다는 소리를 듣는 순간 대구란 정체성은 사라질 것이며 대구시민은 대구를 점점 떠날 수도 있음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어떤 삶의 공간을 들여다볼지 시민 여러분들의 고견도 듣고 함께 토론하는 지면으로 쓰고 싶다. 아삶공 생태건축연구소 소장 a30cokr@naver.com대구 시역을 생태학적으로 부감해 볼 수 있는 필자의 대구 시역 스케치.대구시청사와 연계되어야 할 신천.2019년 덴마크 코펜하겐 방문 때 옛 시청사에서 내려다본 시내 풍경.김경호(아삶공 생태건축연구소 소장 )
[2023 영남일보 문학상] 詩 심사평 "발랄한 상상력 뒷면에 감춘 저항의식…詩 본원적 매혹 느껴"
본심에 올라온 열아홉 분의 작품은 제각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쁘고 단정한 서정시에서부터 종교성을 띤 작품에 이르기까지 그 폭은 넓었으나, 미지의 영역을 탐색하거나 새로운 전망, 실험정신을 보여주는 작품은 찾기 힘들었다. 어떤 연유인지는 모르겠으나 대체로 말이 많았고, 사유와 상상력을 자신의 언어로 정련한 작품을 보기 힘들어 아쉬웠다. 산문적인 시의 경우, 시의 내러티브가 전개되면서 의미와 이미지가 확장되고 심화되어야 하는데, 반복에 그치거나 오히려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마지막 대상으로 남은 것은 '데칼코마니' '흰색 위의 흰색' '유리방' 세 편이었다.'유리방'은 산문시인데 밀도 있는 전개와 예리한 언어감각을 보여주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세상 혹은 세상의 폭력에 대한 은유나 상징으로도 읽힐 수 있는 유리방 속 존재들의 대화형식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시를 읽는 맛을 느끼게 해 주었으나, 현실에 대응하는 시인의 문제의식이 보다 다양하게, 입체적으로 표현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흰색 위의 흰색'은 말레비치의 그림 <흰색 위의 흰색>을 모티프로 한 작품으로 언어 구사가 빼어났다. 묘사와 진술의 능력이 돋보였고 시를 끌고 나가는 힘도 있었다. 그러나 평면적이었다. 눈덧신토끼와 스라소니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구체적 자기 경험과 겹쳐졌으면 시의 깊이와 울림을 더 할 수 있었을 것이다.'데칼코마니'는 경쾌한 언어와 이미지 그리고 정서의 파동을 지닌 작품이었다. 그동안 우리 시가 보여준 거울에 대한 상상력과는 또 다른 관점을 보여주면서 자아·세계에 대한 흥미로운 인식과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발랄한 상상력의 뒷면에 감추어져 있는 기존 질서에 대한 저항의식, "이따금씩/ 거울을 볼 때/ 나를 잊어버리는데// 나는 잘 있니?" 같은 질문들, "다른그림찾기와/ 같은그림찾기가/ 다른 말로 들리니?" 같은 유희, 이것들을 한 편의 시에 유기적으로, 또 차분하게 담아내는 능력은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두 심사자는 시의 본원적 매혹을 느끼게 해 준 '데칼코마니'를 흔쾌한 마음으로 당선작으로 선정했다.이하석 시인·전동균 시인.(사진 왼쪽부터)
[2023 영남일보 문학상] 詩 수상 소감 "작품, 삶과 같아 언제나 미완"
거기서부터 여기까지,아득하기엔 아린 나날이어서 먼 듯하지만 가깝고 가까운 듯하지만 먼 거리였다.움켜쥐어도 끝내 잡히지 않는 햇살, 그럼에도 햇볕이 드는 곳을 자주 바라보았다. 열리지 않는 문을 끊임없이 두드리듯.빛살을 엮어 만든 밧줄과 같은 인연의 힘으로 여기에 서 있다.고마움과 미안함은 이따금 동의어로 쓰인다.시를 쓰면서 그림을 생각하곤 했다. 그림을 그리며 시 쓰는 일을 떠올렸다.그렇게 저 너머의 시간을 바라보며 걸었다.걷는 것은 견디는 것과 닮았다.작품은 삶과 같아서 언제나 미완일 뿐, 오늘의 뿌듯함이 내일의 부끄럼이 되곤 한다.하지만 등 뒤에 있는 시간처럼 이 또한 성근 나의 일부이기도 하다.여기서부터 저기까지,빛나는 밧줄을 길잡이 삼아 환한 저 너머로 다시 걷는다.제 시의 맨 앞에 계신 이용헌 시인님, 박동기 작가님, 고맙습니다.사랑하는 엄마 아버지 어머니 큰모 삼촌 막모, 그리고 브라더 복문.끝으로 제 손을 들어주신 심사위원님, 감사합니다.
[2023 영남일보 문학상] 詩 당선작 - 데칼코마니
데칼코마니 한이로(필명) 내 방엔 거울이 하나나는 언니였다가 나였다가서로 다른 옷을 입을 때살짝 삐져나오는 다디단 표정나란히 서면자꾸 뒤돌아보지 않아도 될 거야우리에겐 곁눈질이 있으니까이따금씩거울을 볼 때나를 잊어버리는데나는 잘 있니?학교를 벗어던진 우리는나란히 자전거를 타고횡단보도 위로 쏟아진 자동차들 사이로 뿔뿔이흩어진다반으로 나눠진 마카롱,사라진 쪽이 너라고 생각하겠지바닥에 번진 우리의 그림자를 지우느라붉어지는늦은 오후의 얼굴들간호사가 건네는 푸른 옷을얼굴처럼똑같이 입고 우리는 사이좋게캐스터네츠를 악기라고 말하고 난 뒤의 기분을반으로 접는다다른그림찾기와같은그림찾기가다른 말로 들리니?내 방엔 거울이 하나인데두 개 매번 언니였다가 나였다가입 꼬리 살짝, 올라간다
[제6회 영남일보 구상문학상] 신미나 시인 수상 소감…"소박하지만 진실한 詩 쓰길 다짐 투병 중인 아버지께 기쁜 소식 되길"
"꼿꼿하고, 강직하게 정신의 날을 세우겠습니다."초등학교 입학식 전날, 아버지가 낫으로 연필을 깎아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아버지는 손이 작아서 날도 짧고, 자루도 한 뼘이 안 되는 낫을 썼습니다. 보통 낫보다 날의 두께가 얇아서 풀이나 잔가지를 쳐내기에 알맞은 낫이었지요. 아버지는 숫돌에 물을 끼얹어 가며 낫을 갈았습니다. 낫이 잘 갈렸는지 눈짐작으로 가늠하더니, 필통을 가져오라고 하셨습니다. 아버지가 연필 깎는 방법은 따로 있었습니다. 왼손으로 낫을 단단히 쥐고, 오른손 엄지로 연필을 살살 밀며, 부드럽게 돌려 깎았습니다. 연필심이 너무 뭉툭하게 깎인 건 아닌지 살펴보고는 후, 하고 흑심 가루를 불기도 했습니다. 필통 안에 가지런히 놓인 연필을 보면 마음이 든든했습니다. 수상 소식을 전해 듣고 아버지가 떠올랐습니다.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으로 딸을 응원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연장이 낫인 것처럼, 저도 연필을 연장 삼아 살아가리란 걸, 아버지는 짐작하셨을까요? 두 번째 시집을 묶으면서 시의 형식과 구체적인 삶의 내용이 어우러진 시를 쓰길 바랐습니다. 화려한 수사로 덧대지 않고, 소박하나마 진실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이는 구상 시인이 몸소 보여주신 윤리 의식과 구도의 자세와도 이어져 있습니다. 구상 시인은 "말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언령(言靈)이 있으므로 참된 말만 해야 하고, 글을 쓸 때도 교묘하게 꾸며 쓰는 기어(綺語)의 죄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시인의 말씀을 반석 삼아 꼿꼿하고, 강직하게 정신의 날을 세우고 싶습니다. 수상 소감을 쓰면서, 오래전 아버지의 응원을 다시 받은 것 같았습니다. 미욱하고 더딘 걸음을 격려해 주신 심사위원 여러분과 동료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삶은 고통 속에서도 영롱히 빛나는 신비인 것을. 언어의 고양감에 취하기 전에, 무섭도록 생생한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투병 중인 아버지께 기쁜 소식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신미나 시인은 1978년 충남 청양 출생. 2007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싱고,라고 불렀다'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 등이 있다.
[제6회 영남일보 구상문학상] 심사평…"전통적 사유를 현대의 몸에 받아들여, 현실을 생생히 앓아낸 시집"
여덟 분의 시인들이 펴낸 아홉 권의 시집들을 검토해 '제6회 영남일보 구상문학상'의 수상자를 가리는 것이 본심에 주어진 소임이었다. 하나같이 견실한 성취를 보인 노작들을 두고 숙고를 거듭한 끝에 심사위원들은, 우리 시의 전통성과 현대성을 한데 녹여 개성적인 목소리로 벼려낸 신미나 시인의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창비·2021)를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신미나의 시적 사고는 세상 가득한 결여와 고통을 응시하고 체험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 세목들은 아픈 사람들, 죽은 사람들을 비롯해 자본주의 문명과 체계의 야만에 의해 억압받고 신음하는 뭇 생명의 현재에 두루 걸쳐 있다. 화자 스스로가 이 억압의 수난자가 될 때가 적지 않지만, 그의 괴로움이 타자들과의 연관 속에서 생겨나고 그들과의 지난한 대화와 동병상련의 연대 위에서 치유의 가능성을 향하는 것은 한결같다. 이것이 흔연한 시적 성취를 얻는 것은 물론 정해진 방향이나 분명한 대답을 믿기보다 절실한 헤맴과 모색의 과정을 기록하려 애써서이다. 시를 쓰는 영혼의 상태와 시 쓰기의 방법은 어긋나지 않는다. 신미나는 알려진 데서 해답을 가져오지 않고 제 속의 모르는 곳에서 문제들이 스스로를 드러내도록 말한다. 그래서 정황과 세부는 자주 생략되고 말수는 줄어든다. 장소와 시간, 인물과 사물들은 낯설게 조직되고, 행간의 긴장 어린 빈틈들에서 생소한 이미지들이 솟아난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지만 알지 못했던 인간의 얼굴들이나 목소리들에 가깝다.신미나 시의 농경적 배경과 체질은 이 시집에서 다른 차원, 즉 토속적 환경에 깃든 속신의 전통과 불교적 사유와 혼융하여 새로운 정신적 경지를 여는 것 같다. 예컨대, 화자는 죽은 할머니를 '마고'할미로, 잃은 '아기'와 '언니'를 운명의 어린 희생자로 변형시켜 설화적이고 무교적인 상상의 무대를 펼친다. 고통의 인간적 처리를 위한 이 무대에서 화자는 현실과 이계 사이의 중계자가 되어 저편의 말을 이편으로, 이편의 사연을 저편으로 전달한다. 악몽과도 같은 기억을 에너지로 하여 이 무대는 섬뜩한 꿈과 환상에 젖는가 하면, 온갖 심리적 뒤틀림과 정신적 착란을 동반한 싸움터가 된다. 마고가 '신'으로, 아기와 언니가 생명적 존재 일반으로 확장되는 지점들에서, 화자는 있는 신을 부인하기도 하고 없는 신에 기대기도 하는 것 같다. 이 거짓 없는 혼란은 그러나, 넋두리와 춤사위의 리듬 속에서 구원의 처연한 증표인 사랑을 불러온다. '인간의 믿음'이 '신의 의심'에 우선하는 자리에서 불현듯 '각을 지운 사랑'이 태어나는 것이다. 그것은 '내 사랑에는 파국이 없으니/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라 요약될 터이다.전통적 사유를 현대의 몸에 받아들여 지금 여기의 현실을 생생히 앓아낸 데 이 시집의 의의가 있다. 신미나 시인이 현실과 현실 너머를 엄하게 거두어 더 깊은 곳으로 길을 내길 바라게 된다. 수상을 축하드린다.지난해 12월19일 영남일보 회의실에서 열린 제6회 영남일보 구상문학상 본심에서 심사위원들(왼쪽부터 이영광·김사인 시인, 정과리 문학평론가)이 수상작 선정을 위해 논의하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제6회 영남일보 구상문학상] 수상작 - 신미나 시집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창비/2021.3)
복숭아가 있는 정물그대라는 자연 앞에서내 사랑은 단순해요 금강에서 비원까지 차례로 수국이 켜지던 날도 홍수를 타고 불이 떠내려가던 여름신 없는 신앙을 모시듯이 내 사랑에는 파국이 없으니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 과육을 파먹다 그 속에서 죽은 애벌레처럼 순진한 포만으로 돌이킬 수 없으니 계속 사랑일 수밖에요 죽어가며 슬어놓은 알 끝으로부터 시작이말려들어갑니다이영륭 作
[동네뉴스- 추억의 포토] 1982년 동대구역 앞 공중전화
전화가 귀하던 시절 소식을 전하기 위해 동전을 몇 개 들고 발품을 팔아서 공중전화 박스를 찾았던 그때 그 시절.이제 공중전화 박스는 찾는 이가 없으니 동네마다 간간이 보이는 공중전화박스는 누구를 위해 있는지 이용자를 본 적이 없다.30~40여 년 전에 현재 우리가 소지하고 있는 스마트폰을 상상이나 했겠는가?급성장하고 있는 현실이 때로는 무섭기도 하다.SNS가 우리 생활에 좋은 정보도 주지만 사회적 문제로 파생되는 부작용은 어마무시하게 발생하고 있다.전보로 소식을 전하다가 1960~70년대에 접어들어서 전화는 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1986년 삐삐가 등장했고, 자동차에 설치한 벽돌 폰이라고 불렸던 카폰은 부를 상징했다. 엄청난 변화로 혁신을 불러일으킨 이동통신의 세상은 끝없이 연구대상이 되었다.단순한 전화가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차지해서 손에서 놀고 있다.현재 5G로 달려가는 세상은 인공지능과 빅 데이터가 첨가되어 더 놀라운 세상을 기다리고 있다. 처음 스마트폰선보였을 때 기성세대들은 기계조작에 두려움이 앞서 폴더 폰에 의존하다가 너도나도 가지면서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배워가면서 구입을 차츰 하면서 이젠 스마트폰 세상이 되었다. 문제는 아이들이 바깥세상보다는 방안에서 게임을 즐기는 현실이다. 어떻게 아이들을 나무라겠는가. 현실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 시대에 살아가야 하니 현실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 시대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SNS로 빚어지는 부작용을 슬기로운 지혜로 극복해야 할 숙제를 가지고 있다. 글= 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사진=이종룡<사>한국사진작가협회 대구지회 자문위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문화산책] 새우가 고래를 이기는 법 <2>
지난번 칼럼(영남일보 11월28일자 20면)에서 '새우가 고래를 이기려면 새우의 몸집을 고래만큼 키우면 된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새우가 자신의 몸집을 고래만큼 키우지 않고도 고래를 이기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 방법은 고래 싸움이 일어나고 있는 곳이 아닌 새로운 바다에서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는 것이다.캐논이 대기업을 상대로 대형 복사기를 판매하고 있을 때 제록스는 중소기업과 개인에게 소형 복사기를 판매하는 전략을 취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방어했다.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과의 강도 높은 경쟁 속에서 현대백화점은 '고급 상품을 판매'하는 전략 대신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새로운 전략으로 경쟁의 본질을 재정의하여 백화점 사업을 성공적으로 지속할 수 있었다. LG카드는 자신들의 사업을 신용판매업이 아니라 소비자 금융업으로 재정의하고 젊은 층을 대상으로 2030 카드, 레이디 카드 등을 출시하면서 카드업계 1위 업체로 도약할 수 있었고, 현대카드는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퍼플 카드'를 판매하고 차별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익을 창출했다. 자신만의 강점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낸 사례들이다. 이때 다른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서만 자신의 이익 창출이 가능한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이 아니라 전체 파이를 키우는 포지티브섬 게임(Positive-sum game)의 룰이 적용된 것이다.경영학에서는 시장에는 하나의 이상적인 포지션이 있으며 시장의 핵심 성공 요인과 기업의 핵심 역량에 의해 경쟁 우위가 결정되기 때문에 기업이 속한 산업과 경쟁 현황을 분석하여 매력적인 시장인지 아닌지와 자신의 경쟁 우위를 파악하고 선도업체를 벤치마킹하도록 배운다. 실제로 많은 경영전략 컨설팅 회사들이 기업들을 상대로 이러한 방법을 기반으로 한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하지만 구글과 애플은 산업과 경쟁 현황을 분석해서 매력적인 시장에 진입하지도 않았고 경쟁업체를 벤치마킹하지도 않았다. 굳이 분류를 하자면 기존 시장 분석을 토대로 한 보텀업(Bottom-up) 전략이 아닌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낸 전략(Emerged strategy)에 해당한다. 무분별한 벤치마킹은 개별 기업 각각의 색깔을 희석하고 승자가 없는 시장으로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일본의 기업들이 그러했다.새우가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고찰해서 정의하고 경쟁의 판을 재정의함으로써 자원을 자신의 핵심역량에 투자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면 고래와 새우 모두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대구 지역의 기업과 기관, 문화단체들 또한 이러한 포지티브섬 게임에 참여하여 자신만의 차별화 역량을 키워나감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공존을 넘어 상생 발전하는 도시로 도약할 수 있기를 염원한다.곽현지<곽병원 홍보계장>곽현지곽병원 홍보계장
[주말&여행] 달성군 가창면 최정산 억새군락지…억새밭 거닐며 '몸쉼'…목장터 카페서 '맘쉼'
산 사면을 채찍질하는 싸늘한 바람을 뚫고 숲으로 들어서자 바람은 감쪽같이 사라진다. 지난밤부터 금일 오전을 가득 채워 지난하게도 내렸던 비는 잎끝이며 작은 열매들 끝에 매달려 가소롭게도 중력과 싸우고 있었고 조붓한 길에 깔린 매트와 나뭇잎들은 물기를 머금어 질펀했다. 길가의 숲은 침엽수와 낙엽수가 적당히 뒤섞여 고만고만한 높이로 자라나 있는데 그늘을 싫어하는 물오리나무만큼은 성큼 솟구쳐 그 앙증맞은 열매를 하늘 멀리 던져 놓았다. 그러자 먼 하늘이 성큼 다가오며 산정의 오목한 대지에 내려앉았다. 그 땅에는 억새가 가득했고 하늘의 체중에 눌려 폭삭 엎디어 있었다. 너무 넓지 않아 편안했고 너무 좁지 않아 자유로웠다. ◆최정산 억새군락지최정산(最頂山)은 비슬산 주 봉우리의 동쪽 능선이 북쪽으로 이어져 솟은 산이다. 수성구나 동구, 또는 앞산 주 능선에서 남쪽으로 멀리 보이는 정상에 철탑 2개가 서 있는 바로 그 산이다. 높이는 905m로 비슬산과 닮아 형제산이라 불리며 백악기 때 화산활동이 활발했던 곳이라 한다. 정상부는 고위평탄면이 비교적 넓게 발달해 있는데 원래 화산의 분화구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바로 그 평탄한 분화구의 땅에 억새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예전에는 대한민국 육군 미사일 부대와 미 공군 우주사령부 소속의 위성 추적소 군부대가 주둔해 있었다. 미국은 1970년대부터 자국이 쏘아 올린 정찰 위성과 교신할 수 있는 군사통신시설을 한국의 산 정상 곳곳에 설치했다. 이후 통신기술이 발달하게 되면서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무인 시설로 전환되거나 폐쇄되었는데 최정산에 있던 부대 역시 1993년 즈음 철수했다. 가창면 주리의 먹거리 촌을 지나 산으로 오른다. 길은 매끈하고 넉넉하다. 오래전 이 길은 좁고 괴괴했다. 군부대가 철수하고도 오래 그랬다. 도로는 2019년에 새로 닦기 시작해서 2021년에 완성했다. 보기보다 가파르게 치받아 오른다. 한참을 올라 억새밭으로 가는 입구에 선다. '최정산 누리길'이라 적힌 무지개 사주문이 길가에 서 있다. 숲으로 들어서면 길은 살짝 내리막이어서 분화구 속으로 간다는 상상을 하게 된다. 길을 따라 이어지는 철조망 담장이 나무들 사이로 슬쩍슬쩍 보인다. 억새밭이 가까워지면 MTB(산악자전거) 전용 길이 나타난다. 억새군락지와 낙엽송 숲을 구불구불 오르내리는 1㎞ 정도의 길로 점프대와 데크 등이 설치되어 있다는 안내문이 있다. 새소리가 끊임없다. 포르르 날아올랐다가 포르르 숨는다. 억새밭은 길 가운데서 빙그르르 돌면 한눈에 모두 들어올 정도의 규모로 바람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안온하다. 이곳에서 대구미술광장으로 갈 수 있고, 헐티재로 갈 수도 있고, 또 청산 지나 팔조령으로도 갈 수 있다. 통점령이라 부르는 고개가 있다. 가창면 주리에서 청도 각북의 지슬리 통점마을로 가는 고개를 말하는데 청도에서 대구로 넘어가는 고개 중 하나다. 지슬재 혹은 청산재라고도 불린다. 최정산 정산에서 통점령 사이 해발 고도 700~800m 지역에 폭 300m, 길이 2㎞에 이르는 완만한 평탄면이 발달해 있는데 봄에는 연분홍빛 진달래가 피어나고, 여름에는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운무에 젖고, 가을이면 어른 키보다 높게 자라는 억새에 뒤덮이며, 겨울에는 광활한 설경으로 빛난다. 지금 눈앞에 펼쳐지는 이 안온한 '최정산 억새 군락지'는 그 너른 평탄지형의 일부분이다. 억새밭에서 팔조령 방향 청산 가는 길 곳곳에서 억새 군락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목장 지나 정상으로 억새밭 북쪽에는 목장이 있다. 부대가 철수한 뒤 말을 기르는 포니목장이 들어섰고, 그 목장이 떠나자 베이커리 카페 '대새목장'이 들어섰다. '대새'는 '대구의 새로운 목장'이라는 의미라 한다. 대새목장은 말 대신 커피와 빵의 향기 그리고 사람들의 느긋한 걸음과 쉼을 방목하는 곳이다. 커피를 기다리며 옴팍한 목장 터를 내려다본다. 말들은 억새를 뜯어 먹으며 살찌웠을 테지. 저 연못은 언제 만들어진 것일까. 말들이 목을 축이던 곳일까. 아니면 자연이 만든 고산 습지인가. 연못 너머 둔덕진 곳에 옛 미군 위성 추적소 시설물이 남아 있다.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3개의 돔형 지붕이 별 보기 좋게 생겼다. 최정산에 우리나라 육군이 머물던 시절에 이 목장지에는 행정 시설과 식당이 있었다고 한다. 정상의 작전지역에서 근무하는 군인들은 식사 때가 되면 이곳까지 구보로 내려와 식사를 하고, 군가를 부르며 다시 작전지역으로 걸어 올라갔다고 한다. 대새목장 입구에 있는 낡고 허물어진 건물에서 군부대 막사가 떠오른다. 이제는 군인들의 노랫소리 대신 피아노 소리가 멀리 퍼진다.도로는 정상까지 매끈하게 이어진다. 목장 위로 넓게 펼쳐져 있는 억새밭을 스쳐 지난다. 부쩍 급해진 오르막 길가에 '사직단(社稷壇)'이라 새겨진 석비가 서 있다. 2006년에 가창 면장이 세웠다고 한다. 사직은 토지를 관장하는 사신(社神)과 곡식을 주관하는 직신(稷神)을 가리킨다. 두 신에게 제사 지내는 단이 사직단이다. 별일이다 싶다가도 곡진하다 싶기도 하다. 이곳에서 새해 일출을 맞으며 소망을 빈다고 한다. 조금 더 오르면 정상이다. 도로 끝에 도로 확장 준공 표지석이 있다. 정상부에는 KT 및 대구광역시 소방본부의 중계소와 공군부대의 야외훈련장 등이 들어서 있어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KT 중계소와 훈련장 사이에 헬기장이 있는데 이곳이 일종의 정상이다. 저 아래로 도시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인다. 달성군은 이 도로를 닦으면서 모두 7구간의 '최정산 숲길(누리길)'을 만들었다. 1구간은 헬기장에서 가창 오리의 운흥사(3.7㎞), 2구간은 헬기장에서 가창 용계리의 광덕사(5.7㎞)를 잇는다. 3구간은 목장에서 억새밭 지나 대구미술광장(5.6㎞), 4구간은 목장에서 억새밭 거쳐 헐티재(7.0㎞), 5구간은 목장에서 억새밭을 가로질러 팔조령(12.6㎞)으로 향한다. 6구간은 우록경로당에서 녹동서원(5.1㎞), 7구간은 녹동서원에서 바람재(1.8㎞)로 이어진다. 이 외에도 비슬산 주변에 만들어진 '비슬산 둘레길', 대구시 경계를 따라가는 '대구둘레길', 9개의 봉우리를 종주하는 '9산 종주길' 등이 최정산 자락을 지난다. 헬기장에 차 한 대가 서 있다. 그는 이 많은 길 중 어느 길을 걷고 있을까. 이곳에서 보는 세상이 참으로 가없어서 조금 고통스러웠다. 글·사진=류혜숙 여행칼럼니스트 archigoom@naver.com ■여행 Tip대구 파동에서 청도 방향으로 30번 국도를 타고 가다 최정산 이정표를 따라 오르면 된다. 주리 먹거리 촌을 거쳐 가도 된다. 한참 오르다 보면 오른쪽에 화장실과 정자쉼터가 있는데 그 맞은편에 최정산 누리길 입구가 있다. 숲길로 조금만 가면 억새 군락지가 나타난다. 도로를 따라 조금 더 오르면 대새목장이 위치하고 길 끝까지 가면 헬기장이다.최정산 정상부는 고위평탄면이 비교적 넓게 발달해 있는데 원래는 화산의 분화구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바로 그 평탄한 분화구의 땅에 억새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오래전 이곳에는 군부대 시설이 있었다. 부대가 철수한 뒤에는 목장이 들어섰고 지금은 베이커리 카페가 자리한다. 낡고 허물어진 건물에서 군부대 막사가 떠오른다.'최정산 누리길'이라 적힌 무지개 사주문을 지나 숲길을 조금 가면 억새 군락지에 닿는다. 누리길 7구간 중 3, 4, 5구간이 이곳을 지난다.대새목장은 말 대신 커피와 빵의 향기, 그리고 사람들의 느긋한 걸음과 쉼을 방목하는 곳이다. 연못 너머 둔덕진 곳에 옛 미군 위성 추적소 시설물이 남아 있다.
[동네뉴스] 곽병우 서양화가, 추상표현주의 작품 전시
서양화가 곽병우 작가가 지난 14일부터 오는 30일까지 물볕문화공간(경북 경산시 하양읍)에서 초대전 'Art as Therapy_ Painting healing'을 갖고 있다. 미술치료전문가로서 심리미술치료센터를 운영하는 곽 작가는 항상 '상처받은 마음'에 시선이 머문다. 전시 중인 32점의 작품은 제작과정에서 '작가의 행위'에 더 중요한 미적 가치를 두는 추상표현주의와 작가의 즉흥적 행위와 격정적 표현을 중시하는 앵포르멜(informel)을 추구하고 있다. 앵포르멜은 비정형이란 의미로, 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현대 추상회화의 한 경향을 말한다.곽 작가는 상처가 주는 부정적인 감정을 애써 부정하지 않는다. 그 또한 자신의 역사고 소중한 것으로 수용하고 보듬어 주고자 한다. 성급한 치유보다 두렵지만 직면케 하여 용기와 결단을 위한 행위로 나아가게 한다. 작가는 학부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석·박사과정에서 미술치료학을 공부했다. 전통오방색인 적·백·청·흑·황색을 주로 사용해 한국인의 애환과 정서를 표현하고 있다. 보색의 강렬함은 액션페인팅이 가지는 치료적 행위에 한국인의 고유한 정서와 심리를 담아내려는 작가의 노력과 책임감이다. 글·사진=이명주 시민기자 impsee@hanmail.net<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14번째 개인전을 앞두고 곽병우 작가가 전시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병원 떠났던 대구 수련병원 전공의 700여 명, 복귀 시점 마지날에도 '요지부동'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각하·기각] 탄력받는 정부의 의료 개혁…남은 숙제는 전공의 복귀와 의사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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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띠 5월 20일 ( 음 4월 13일 )(오늘의 띠별 운세) (생년월일 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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