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학계 “행정 통합은 시대적 흐름…다시 속도 내자”
정부가 광역 지방정부 간 행정통합에 대해 인센티브안을 제시하자, 대구경북 학계에선 "통합은 이제 시대적 흐름이 됐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대구경북이 통합 재논의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대구경북 통합문제를 연구해 온 대구대 최철영 교수(법학부)는 "대구경북만 먼저 통합을 하려고 했을 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통합하려는 지역과 중앙 정부의 의견이 일치돼 있다.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고 했다. 최 교수는 "대구경북, 대한민국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수도권 일극체제를 깨고, 광역지자체 간에 통합을 하는 것"이라며 "통합 과정에서 이른바 '디테일'로 인해 갈등이 발생했지만, 통합을 해야 한다는 명분은 확립돼 있는 상태"라고 했다. 정부의 인센티브안에 대해선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대구경북이 기존에 많이 연구하고 또 주장해온 내용이 담겨 있다"며 "대구경북이 행정통합으로 얻을 수 있는 권한 이양, 재정 지원, 공공기관 이전 등에서 불리한 구도에 놓이게 될까봐 조금 우려된다"고 했다. 최 교수는 "정부 인센티브를 받기 위한 출발점은 바로 '통합'이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통합 추진 조직을 다시 만들거나 정비하고, 통합 재논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만약 당장 통합이 어렵다면, 6월 지방선거에 나서는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후보가 대구경북 통합 관련한 합의서를 쓰는 등의 방식으로 정부 인센티브에서 대구경북이 뒤처지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북대 이정태 교수(정치외교학과)도 "'5극 3특'이라는 정부 정책기조와 시대적 흐름을 봤을 때 대구경북도 다시 속도감 있게 통합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TK공항, 군부대 이전, 북극항로 개척 등 지역 초대형 사업 추진을 위해선 대구경북이 하나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이 교수는 "이번 정부 인센티브안은 대구경북만을 타깃으로 한 게 아니라 '5극'을 모두 겨냥했다. 대구경북이 주춤하다가는 인센티브가 다른 곳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며 "통합은 대구경북이 먼저 준비해서 다른 지자체들이 벤치마킹을 했는데, 대구경북이 다시 속도를 내야 할 시점에 '시장 권한대행' 체제 상황인 게 좀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다만, 단체장이 없더라도 각 지자체에는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팀이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 각각의 실무진, 그리고 지역사회가 주도하면 통합 논의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사안을 정치적 판단으로만 보지 말고, '지역 소멸'이라는 당면한 상황을 갖고 생각해야 한다. 정부 의지가 강하고, 꽤 구체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했을 때 대구경북도 그에 발맞춰 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인터뷰 말미에 이 교수는 "정부도 광역지자체 간 통합 및 인센티브 부여를 추진할 때, 그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해서 지역민의 신뢰를 높일 필요가 있다"며 "5극 3특이 지방 간 경쟁이 아니라 협력과 상생관계로 갈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역사회 일부에선 반대의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안동, 예천 등 경북 북부권에서 반대가 심한 편이다. 도민 의견을 수렴 중인 경북도에 확인 결과, 북부권 주민들은 경북 균형발전을 위해 도청을 옮긴 지 10년도 안 됐는데, 통합하면 대구 중심의 일극 체제가 돼 북부권은 다시 낙후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또한 면적은 넓고 인구는 적은 북부 지역의 특성상, 통합 후 '행정 효율성'을 강조하다 보면 상대적으로 인구 밀도가 낮은 이들 지역의 예산과 행정 인프라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지역 일선 시·군은 자치권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태다. 물론 대구 민심도 통합에 전적으로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시민들은 광역시인 대구의 세원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경북 지역의 인프라 구축에 집중적으로 투입될 경우, 대구시민이 누려야 할 혜택이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시민단체는 주민 의견수렴보다는 광역 단체장과 정치권 주도로 속도전을 벌이는 것을 못마땅해하고 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2026.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