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촌 > 태아 에이즈 감염차단 실험 윤리성 논란

  • 입력   |  발행일 1997-10-10 제면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 임신부들로부터 태아감염을 차단시키는 약 AZT 실
험방법이 비윤리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 벨기에, 덴마크, 남아공화국으로 짜여진 AZT 실험팀은 케냐, 우간
다 등 사하라 남쪽 아프리카 9개국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 임신부 1만2천명
을 대상으로 AZT를 투여해 태아감염 차단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지난 2년동안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AZT를 투여하지 않는 에이즈 바이러
스 감염 임신부 25%가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아이를 출산했고, AZT를
투여한 임신부의 태아감염률은 8%로 떨어졌다.

이 실험팀은 15가지 다양한 방법의 실험을 하고 있는데, 일부 임신부들
에게는 플라시보(Placebo:환자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주는 거짓 약)을 투여
했고, 일부 임신부들에게는 AZT의 양을 반으로 줄여 투여했다는 것이다.

AZT는 가격이 비싸서 한사람분 투약값이 1천달러나 된다. AZT를 반으로
줄여 투여한 것은 적은 양으로 많은 사람에 혜택을 주려는 실험이었다. 최
근 영국에서 발행하는 신문 '인디펜던트'가 이같은 실험내용을 보도했고,
이 소식이 전해지자 아프리카 여러나라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 임산부들에게 플라시보를 투여하고, AZT양을 반으
로 줄여 투여하는 실험은 명백히 비윤리적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환자들에
게 플라시보를 투여하는 행위는 국제적으로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 윤리규
정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아직 현장 실험팀으로부터 즉각적인 반응은 없었으며, 미국의 국
립건강 및 질병방지연구센터가 이 실험 내용에 대해서 "적절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은 실험" 이라는 견해를 밝혔다고 아프리카 신문들이 보도하
고 있다.

한편, 이 실험팀은 "21세기초에는 전세계에서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 임
산부가 6백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한다" 며 자신들의 실험방법의 중
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하라 남쪽 아프리카지역에서 실시되고 있는 실험
과 꼭같은 내용의 실험이 태국과 도미니카공화국에서도 있었던 것으로 알
려지고 있다.
신 왕<케냐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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