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가난, 그리고 소외…어둠속에서 찾아낸 '희망의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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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문학가 권정생 선생이 별세하면서 새삼 선생이 남긴 책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대구지역 서점 등에서는 권정생 선생의 넋을 기리며 특집 코너를 마련해 생전에 남기신 책을 소개하고 있다. 평생을 전쟁과 폭력, 가난과 소외받는 사람을 위해 글을 써온 권 선생의 작품은 여느 작가와는 다른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동화라면 으레 천사같은 아이들이 나오고, 그 아이들이 꿈꾸는 무지개같은 세계가 펼쳐지는 것으로만 알고 있는 이들에게 권정생 선생의 작품은 색다름이 많다. 천사는 물론이고, 옷, 밥 걱정 없이 학교에 다니는 행복한 아이들도 안 나온다. 아이보다 사람에게 학대받는 짐승이나 곤충이 많이 나온다. 고인은 일찍이 우리 아동 문학사에서 어느 작가도 가지 않은, 아니 누구도 뒤따라 가기 어려운 길을 가셨다. 선생이 그동안 남기신 작품을 조명해 본다.
세대를 뛰어넘는 진한 감동…몽실언니
1984년 4월 첫 출간 이후 지금까지 50만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어린이책뿐만 아니라 한국소설계에서도 빼어난 작품으로 손꼽히는'몽실 언니'는 어른들에게도 널리 사랑받아온 소설이다. 성인독자 사이에서는 오랜 시간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고전으로 통할 정도로 힘겨운 하루하루를 전쟁처럼 치러내는 현대인에게 작은 희망의 불씨를 틔워주는 지침서이다.
'몽실 언니'는 작가가 몸소 겪고 만난 자신과 이웃의 이야기이자, 그 시대를 겪은 사람의 삶이고, 세대를 건너뛰어 오늘날에도 그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작가는 이 글이 "아주 조그마한 이야기"라고 말하지만, 우리에게 와닿는 진실과 감동은 결코 작지 않다. 이철수 그림, 창작과비평사, 256쪽, 7천500원
"나에게도 살아갈 이유가…" 강아지똥
세상 사람들이 '아이, 더러워'하며 다 피해가고 천대받는 강아지 똥이지만, 민들레의 거름이 되어 예쁜 민들레 꽃이 피어날 수 있게 한다. 세상에서 소외되고 버림받은 존재일지라도 그 나름대로 쓸모있고 가치있다는 생명 존중의 생각을 갖게 한다. 또한 자기 자신을 아무 쓸모없고 하찮게 여기는 사람에게는 자신감과 희망을 주어 자긍심을 갖게 할 것이다. 어린이도서연구회 권장도서이자 YWCA 추천도서이며 일본으로 저작권을 수출한 바 있다. 그림 정승각, 길벗어린이, 30쪽, 7천800원
민족분단, 그 슬픔의 노래…점득이네
한국 전쟁의 와중에서 겪었던 혼란과 갈등, 분단으로 고통받는 우리 민족의 슬픔을 이야기한다. 가족이 함께 고국땅에서 살아보자고 집을 나서지만 후회할만큼 뼈저린 고생을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고통의 삶은 평생동안 되살아나지 못한다. 권정생 선생님은 이토록 슬픈 현실과 과거를 외면할 수 없어 글을 쓰신다고 한다. 통일된 세상에서 하루 빨리 맺힌 민족의 슬픔과 한을 풀어 주자는 메시지를 글쓴이는 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점득이 가슴에 맺힌 한은 우리 겨레의 한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창작과 비평사, 252쪽, 7천원
'재일한국인' 상처받은 현실…슬픈나막신
지금 일본땅 어딘가에서 재일한국인이라는 불편한 이름표를 달고 살아가는 동포들, 그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유년이 있다. 우리나라 아이건 일본 아이건 똑같이 가난하고 착하고 아름다운 아이들이 어른으로 인해 상처받는 현실을 구슬프게 그리고 있다. 태어나 자란 땅을 떠나 이국에서 고된 삶을 살아야만 했던 이들의 슬픔, 그 멍에를 그대로 둘러쓰고 영문도 모른 채 나막신을 신고 자라나는 아이들의 삶이 이 책의 제목 '슬픈 나막신'이 가진 상징이다. 작가는 자신이 살아온 삶을 반추하며, 지금 이 시간까지도 계속 되고 있는 전쟁의 참상을 꼬집고, 뭇사람과 아이들의 가슴에 남는 상처를 이야기로써 가슴 절절하게 어루만진다. 우리교육, 244쪽, 8천원
할머니와 병아리 아름다운 우정…밥데기 죽데기
장편 동화. 솔미골 깊은 골짜기에서 혼자 사는 할머니는 어느날 장에 가 계란 두 개를 사오고, 그 계란으로 사내아이 두 명을 탄생시킨다. 바로 밥데기와 죽데기. 셋이 마음을 합쳐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박지훈 그림, 바오로딸, 212쪽, 7천500원
다리 셋 강아지 '달이' 이야기…비나리 달이네 집
어린이를 위한 그림 동화집. 강아지가 말을 하는 걸 나는 한번도 들어 보지 못했다. 그런데 비나리에 살고 있는 강아지 달이는 말을 한다. 대체 달이는 어떤 강아지인지, 그리고 아빠라는 신부님과 어떻게 살고 있는지, 우리 모두 경상도 어느 깊은 산골 비나리로 가보자. 이 마을에는 다리가 세 개밖에 없는 강아지 달이가 말을 한다. 김동성 그림, 낮은산, 60쪽, 6천800원
아이들에게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소중함과 장애인에 대한 배려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키워주는 그림책이다. 눈이 먼 손 아저씨와 다리가 불편한 길 아저씨가 서로의 눈이 되고, 다리가 되어 더불어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구수한 글 솜씨와 따뜻한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국민서관, 36쪽, 8천500원
◇출간 연보
△1969년 동화 '강아지 똥'으로 월간 기독교 교육 제1회 아동문학상 수상 △71년 동화 '아기양의 그림자 딸랑이'로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 △73년 동화 '무명저고리와 엄마'로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75년 동화집 '강아지 똥'(세종문화사) 펴냄, 제1회 한국아동문학상 수상 △79년 동화집 '사과나무밭 달님'(창작과비평사) 펴냄 △84년 동화집 '하느님의 눈물'(도서출판 산하)과 소년소설 '몽실언니'(창작과비평사) 펴냄 △85년 소년소설 '초가집이 있던 마을'(분도출판사), 동화집 '도토리예배당 종지기 아저씨'(분도출판사), '달맞이산 너머로 날아간 고등어'(햇빛출판사) 펴냄 △86년 산문집 '오물덩이처럼 뒹굴면서'(종로서적) 펴냄 △88년 시집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지식산업사), 동화집 '바닷가 아이들'(창작과비평사) 펴냄 △91년 장편동화 '하느님이 우리 옆에 살고 있네요'(도서출판 산하) 펴냄 △92년 동화집 '짱구네 고추밭 소동'(웅진출판) 펴냄 △96년 이원수선생의 전기 '내가 살던 고향은'(웅진출판) 펴냄 △96년 산문집 '우리들의 하느님'(녹색평론사) 펴냄 △96년 그림책 '강아지 똥'(길벗어린이) 펴냄 △97년 그림책 '오소리네 집 꽃밭'(길벗어린이) 펴냄 △98년 동화집 '깜둥바가지 아줌마'(우리교육) 펴냄 △98년 소설 '한티재 하늘 1·2'(지식산업사) 펴냄 △99년 동화집 '먹구렁이 기차'(우리교육) 펴냄 △99년 장편동화 '밥데기 죽데기'(바오로딸) 펴냄 △2000년 동화집 '또야 너구리가 기운 바지를 입었어요'(우리교육) 펴냄 △2000년 '아기 소나무와 권정생 동화나라'(웅진출판) 펴냄 △2001년 그림책 '황소 아저씨'(길벗어린이) 펴냄 △2001년 동화집 '비나리 달이네 집'(낮은산) 펴냄 △2002년 동화집 '또야 너무기의 심부름'(창비) 펴냄 △2003년 전래동화집 '훨훨간다'(국민서관), 동화집 '또야와 세발자전거'(효리원), '두 번 다시 만날수 없는 동무들'(햇빛출판사), 산문집 '우리들의 하느님'(녹색평론사) 펴냄 △2005년 동화집 '팥죽 할머니'(우리교육), '길아저씨 손아저씨'(국민서관), '세상에서 가장아름다운 이름 엄마'(계림) 펴냄 △2007년 동화집 '슬픈 나막신'(우리교육)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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