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선진국을 가다 .2] 독일 태양광 시민발전의 중심 타우버졸라

  • 입력 2008-10-14   |  발행일 2008-10-14 제7면   |  수정 2008-10-14
"높은 가격에 팔고 환경도 살려" 공장·집 지붕 태양광시설
중앙·지방 정부가 수익 등 보장, 시민들이 펀딩…8호기까지 건설
원격제어장치로 외국서도 운영, 관련투자 금융상품 고수익 올려
[신재생에너지 선진국을 가다 .2] 독일 태양광 시민발전의 중심 타우버졸라
타우버졸라가 시민주주형태로 처음 만든 시민태양광발전소인 타우버졸라 1호기는 가구업체 VS사의 지붕에 설치돼 있다. 단순히 지붕만을 빌려준 VS사도 임대료 등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시민발전은 정부·지자체·시민의 힘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북동부에 위치한 마인 타우버 자치구의 중심 도시인 타우버비쇼프스하임에 자리하고 있는 타우버졸라(TAUBER-SOLAR)는 2001년부터 태양광 시민발전소 건설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역 태양광사업의 선두주자로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태양광 발전사업 컨설팅업체다.

타우버졸라의 설립자인 레온하드 하프씨의 경우 2001년 자신의 집 지붕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시설의 높은 효율성에 매료돼 소아과의사라는 안정된 직업을 포기한 채 태양광사업에 뛰어들었다. 초기에는 시민주 형태의 태양광 시민발전소로 시작한 타우버졸라는 독일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1호기에서 8호기까지 모두 8기의 시민발전소를 건설했다. 타우버졸라 1호기는 지역내 가구공장에 설치된 것으로, 레온하드씨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이웃과 같은 지역내 지인들 100여명이 1인당 2만5천유로를 투자했다. 이후 3·4호기때부터 최소 5만유로로 투자액이 커졌다.

이처럼 시민발전소가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데는 기본적으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제도적인 뒷받침도 중요하다. 독일정부는 2001년 EEG법(재생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지원법)을 발효했다. 이 법에 의해 모든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사업자는 그들이 만든 재생가능에너지를 다른 석유나 원자력을 통해 발생한 에너지보다 우선적으로 비싸게 책정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레온하드씨는 "EEG법에 따라 발전수익을 보장해주고 이 지역의 일조량이 충분해 이 사업에 의욕을 갖고 시작하게 됐다"며 "또 바덴주나 베덴백주에서는 공공과 민간을 불문하고 새 건물의 경우 건물내 총 사용에너지의 25%까지 재생에너지를 쓰도록 의무화하는 등 재생가능에너지이용을 촉진하고 있다는 것도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발전소 수익, 시중금리보다 2배 높아

수익배분이나 장기적인 투자를 생각한 레온하드씨는 8기의 시민발전소를 끝으로, 소규모 형태의 사업을 접고 은행권을 통해 투자펀드형태로 사업을 변신했다.

현재 독일내 30개 은행의 투자상품으로 등록된 타우버졸라 태양광사업은 연 6∼8%의 수익률로 3∼4%인시중금리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레온하드씨는 태양광발전사업이 설치면적이 많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지역내 주택은 물론 산업용 공장건물 지붕을 주목했다. 그는 "기존 풍력과 태양광 발전시스템이 대규모의 부지가 필요했던 점에서 탈피해 건물지붕에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설치운영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설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환경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발전소가 전기를 생산하면서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여 온실가스를 감축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현재 타우버졸라는 △은행을 통한 투자자 모집 △설치할 건물지붕을 섭외해 건물주와 임대계약 체결 △엔지니어와 설치장소에 대한 기술적 검토 및 측정 △해당 건물지붕에 태양광 발전시스템 설치 및 가동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타우버졸라는 독일 국내는 물론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에 모두 130여개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립 운영하고 있다. 이들 시설은 모두 컴퓨터 원격제어시스템으로 컨트롤된다고 한다.

한편 타우버졸라는 태양광 사업의 효과적인 추진을 위해 설비 및 설치업체와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액티브 졸라(ACTIVE-SOLAR)는 선타워 등 외국의 모듈생산업체에서 태양광 모듈을 비롯한 각종 설비 등을 수입해 독일내 공장지붕 등에 발전시설을 직접 시공하고 있다.

액티브 졸라의 공장관리자인 번 두셀씨는 "현재 독일내 태양광발전시설의 수요증가로 물품의 대부분을 외국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독일내로 수입되는 모든 태양광 관련 제품은 독일정부가 인정하는 품질인증을 통과한 제품으로 한국처럼 중국산 불량제품으로 인한 피해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동안 기술발전이 거듭돼 2002년 타우버졸라 1호기 때에 비해 단위면적당 30%의 효율이 향상됐는데, 1호기의 경우 단위면적당 200W였다면 지금은 225W에 이른다"며 "최근 프라이부르크 ISE연구소에서는 40%까지 효율이 향상된 것이 실증 연구단계에 있는 등 태양광 발전은 작은 면적이라도 충분히 투자전망이 있다"고 덧붙였다.

◆업체는 지붕 빌려주고 임대료 받아

타우버졸라가 건립한 시민발전소 1호기는 같은 지역내에 있는 가구업체 VS사 지붕에 위치해 있다. VS사는 현재 1천여명 이상 근무하는 가구업체로 2002년 공장지붕에 태양광설비를 설치한 이후 시간당 최대 486㎾, 흐린날에도 129㎾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2002년부터 현재까지 생산된 누적량은 3GW에 이를 정도다.

이는 회사 사용전력의 5%에 해당하며 이 업체는 사용전력의 5%를 태양광으로 교체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일반 가정 13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용량이다.

단순히 지붕을 빌려주고 있는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VS사에 돌아가는 장점은 상당하다. 이 업체 임원 윙클러씨는 태양광 설비설치를 통해 "20년간 공장지붕의 임대료를 받고 있으며, 회사에서 따로 지붕을 관리할 필요가 없어 전체 관리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다"며 "우리회사가 태양광시민발전소 덕분에 친환경적인 이미지로 회사홍보에 큰 도움이 되고 있으며 지역사회에서 서로 상생하는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공장지붕의 안전성에 대해 "타우버졸라에서 지속적으로 관리를 하고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설치 때부터 안전성을 고려해 면밀한 검토를 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타우버졸라측의 엔지니어가 현장을 면밀히 점검하고 타당성조사를 거치기 때문에 바람에 태양광 설비가 날아가거나 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처음에는 지붕이 더러워져 효율이 떨어지는 일부 문제가 있었으나 관리회사와 계약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신재생에너지 선진국을 가다 .2] 독일 태양광 시민발전의 중심 타우버졸라
타우버졸라의 협력업체인 액티브 졸라의 공장관리자인 번 두셀씨가 태양광 모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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