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학년도 수능시험이 치러진 다음날인 14일. 가채점에 여념이 없는 덕원고 3학년 교실에서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점수가 떨어졌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일부 최상위권 학생은 모의고사 성적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상승해 고3교실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최상위권에선 언어영역 등에서 원점수가 다소 오르는 등 전반적으로 원점수가 잘 나오거나 비슷하다고 답한 반면, 중상위권에선 수리와 외국어영역에서 다소 점수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최상위권 선전, 중상위권 몰락
이번 수능은 수리·외국어가 어렵게 출제되면서 최상위권 학생들은 평소 모의고사 점수를 유지한 반면 중상위권 이하 학생들은 점수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총점 470점대를 받았다는 이모양(덕원고 3년)은 "평소 모의고사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면서 "까다롭다는 외국어와 언어에서 만점을 받았고 수리 점수가 낮아서 걱정인데 1등급에는 무난하게 들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중상위권 학생들은 수능 가채점 결과에 큰 걱정을 토로했다.
양광직군(덕원고 3년)은 "9월 모의고사보다 총점 기준으로 수리에서만 20점 정도 떨어졌다"면서 "상위권 변별력 확보를 위해 전 영역에 걸쳐 고난도 문항이 10~20% 출제되었는데 이들 문제가 결정적이었던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양군은 점수가 발표될 때까지 인터넷 등에서 지원 가능학과를 저울질해보겠지만 당초 보다 목표를 좀 낮춰야 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 때문에 입시전략을 수정하는 학생도 속출했다. 고려대 수시모집 1차에 합격했다는 김규호군은 "모의고사보다 30점 정도 낮은 성적을 받았다. 일단 최저등급을 통과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면서 수시에 전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덕원고 이준영 연구부장은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수리 가에서 10점, 수리 나는 7~8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리의 변별력이 높아지면서 최상위권 학생들은 점수가 올라가거나 그대로지만 상위권 이하 학생들의 성적은 10점 이상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입시 전략 수립 분주
일선 학교에서는 수능 가채점 결과를 취합해 분석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올해 수능이 등급제에서 다시 점수제로 환원하면서 진학 지도의 방향을 잡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원점수가 낮게 나왔을지라도 수리 영역 등 상대적으로 어려운 과목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경우 표준점수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데다, 가중치까지 포함하면 1점 차이로 당락이 갈라질 수도 있어 진학 지도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진학 지도교사들은 수능 완전 등급제가 실시된 지난해보다 전반적으로 진학 지도를 하기 수월한 상황일 것으로 예상하며 입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덕원고 이영균 교사는 "원점수와 표준점수·백분위의 점수체계가 다르므로 가채점 결과를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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