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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장애(障碍)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정상적인 교육환경에서 제외되어서는 안 된다. 장애학생이 일반학급 내에서 비장애 학생과 함께 교육받는 통합교육은 특수교육의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통합교육이 반드시 학업 상 이득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그러나 통합교육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공감을 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통합교육은 우리가 궁극적으로 성취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통합교육은 1994년 ‘특수교육진흥법’ 개정을 통하여 통합교육의 법적인 지지가 이루어진 후 본격적으로 확대되었다. 하지만 통합교육의 확대와 더불어 적지 않은 부작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첫째, 비장애 학생과 그들의 학부모, 심지어 통합학급의 교사까지도 통합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비장애 학생은 장애 학생을 왕따의 대상으로 생각하기 쉽고, 비장애 학생의 학부모들은 이들이 자기 자녀의 교육에 방해된다고 꺼리며, 교사는 장애 학생을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대체로 부담스러워 한다.
둘째, 통합학급에 소속되어 있는 장애학생의 경우, 장애의 정도가 중증(重症)도 많아 통합교실에서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하며, 그들의 부모 또한 자녀에게 적절한 교육이 주어질 것인가에 관한 관심보다는 주위의 시선이나 통합교육에 대해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는 편이다.
셋째, 이러한 이유 탓에 장애학생은 통합학급 교사로부터 수업에서 도움을 받지 못해 학력 결손이 생기고, 또래로부터는 수용되지 못해 자아존중감이 결여되며, 급기야 일상생활에서의 의욕마저 상실하고 있다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와 같은 통합교육의 문제점 때문에 장애학생은 물리적 통합은 되어 있지만, 일반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통한 사회적 통합이나 일반교육과정을 중심으로 한 수업통합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에는 특수학교로 되돌아오거나 전학을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성공적인 통합교육을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장애에 대한 바른 이해와 통합교육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유아 시기부터 장애 이해교육이 지속해 행해져야 한다. 왜냐하면 통합교육의 첫 단추는 장애에 대한 바른 이해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어려서부터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함께 교육받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둘째, 통합교육에 대한 보다 철저한 준비와 보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통합교육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더불어 교사의 자질 향상이 요구되며, 장애학생에게는 물리적 통합을 넘어 또래와의 사회적 통합과 일반교육과정의 통합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부모와 교사가 통합교육을 잘 이해하여 장애학생에 대한 적절한 배치가 뒤따라야 한다. 즉, 장애학생 개개인에게 통합교육과 분리교육 중 어느 쪽이 더 교육 효과의 극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를 부모와 교사가 과학적으로 상담, 장애학생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이 너무나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모든 장애학생에게 통합교육만이 결코 능사가 아니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장애학생 부모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건, 통합교육에 대한 막연한 기대나 맹신(盲信)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대에 앞서 내 자녀는 통합교육과 분리교육 중 과연 어느 쪽이 더 적합할까, 또한 어느 쪽에서 교육받는 게 내 자녀가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을까를 먼저 고려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배연일 <에베네저국제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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