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기술의 발전과 생활 환경의 변화로 평균 수명 100세 시대에 다가서고 있다.
지난해 12월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해 태어난 아이의 기대수명은 81.4년(남 77.9년·여 84.6년)으로 10년 전보다 4.4년 연장됐다.
하지만 유병기간을 제외한 기대여명은 남자가 65.2년, 여자는 66.7년으로 각각 12.7년, 17.9년 동안 질병이나 사고에 따라 아픈 상태로 생존한다.
이제는 얼마나 오래사느냐보다는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가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건강하게 살기 위해선 잘 먹고, 잘 쉬고, 좋은 환경에서 생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활발한 신체 활동이 우선돼야 한다.
이에 영남일보는 건강100세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연중 기획으로 생활체육의 필요성과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집중 조명한다. 더불어 일상속에서 즐거운 체육활동으로 건강을 다지는 우리 이웃과 생활체육 저변 확대에 앞장서는 단체와 동호인 등을 소개한다.
◆ 국내 생활체육 뿌리 못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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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도 100세시대가 도래하는 만큼 얼마나 오래사느냐보다는 얼마나 건강하고 활력있게 사느냐가 더욱 중요해졌다. 그 대안으로 생활체육이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2월26일 성서실내게이트볼장에서 동호인들이 게이트볼 경기를 하고 있다. 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
국내 생활체육의 태동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새마을운동의 하나로 시작된 조기 축구로 걸음마를 뗀 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저변이 급속히 확대됐다.
이후 국민생활진흥회 주관으로 1990부터 1993년까지 3년간 ‘호돌이 계획’이 시행돼 생활체육의 기반이 마련됐다. 2004년부터는 주5일제가 도입되면서 스포츠 동호회 활동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생활체육의 범주는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걷기나 등산부터 인기종목인 축구·탁구·배구·배드민턴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뿐만 아니라 궁수도·국궁·격투기·경비행기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종목도 포함돼 있다.
국민생활체육회(회장 서상기)에 정식 등록된 생활체육 종목수만 해도 무려 117개나 된다.
하지만 생활체육 저변은 생각보다 좁다. 현재 주 2회 이상 생활체육을 즐기고 있는 인구는 국내 전체 인구의 34.9%에 불과하다. 일본이나 독일, 영국, 호주, 덴마크 등 선진국이 60~70%의 참여율을 보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다.
더욱이 종목별 연합회에 등록된 동호인 수는 전국 17개 시·도 410만1천535명으로 전체 인구의 10%도 채 안된다. 광역자치단체별로 집계된 등록 동호인 수는 대구가 17만명으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서울이 59만여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서 경기 42만여명, 광주 38만여명, 경남 35만여명, 경북 31만여명, 전북 26만여명, 대전 24만여명, 충남 21만여명, 부산 20만여명, 인천 19만여명, 강원 18만명 등 순이다.
더구나 우리나라 국민은 생활체육을 즐기기 위해 돈을 쓰는 데 인색하다. 국내총생산(GDP)이 지속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여가비 지출액이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건강과 레저활동에 대한 투자는 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연평균 체육활동비는 2003년 50만원을 기록했으나, 10년이 지난 2012년에는 49만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1인당 GDP(2천258만원)에서 체육활동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불과 2.17%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 선진국은 스포츠클럽 활발
가까운 일본의 경우 한국과 마찬가지로 단일 종목 위주의 생활체육으로 성장하다가 1995년 스포츠진흥정책에 따라 스포츠클럽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사회인구적 변화와 도시적 생활양식·정보기술의 혁명으로 인한 커뮤니티 붕괴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생활체육 활성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으려 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01년에는 2종목 이상 운영하는 스포츠클럽수가 1만2천144개로 급증했으며, 지난해 7월 기준으로 종합형 스포츠클럽(3종목 이상)은 3천493개에 달할 정도로 생활체육이 뿌리를 내렸다.
국민생활체육회 집계에 따르면 현재 일본의 스포츠클럽 회원수는 전체 인구(1억2천700만명)의 15.8%에 달하는 2천6만여명인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일본은 학교스포츠와 연계한 스포츠클럽이 활성화돼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연령대의 참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 학교시설이나 공공시설을 위탁 운영하는 등의 방식으로 탄탄한 생활체육 시설 인프라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스포츠클럽은 TOTO(스포츠진흥복권)의 수익으로 재정적인 도움을 얻으면서 광역스포츠센터, 스포츠협회,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행정적인 지원도 받고 있다.
‘생활체육의 교과서’로 인정받고 있는 독일의 경우에는 1950년 독일체육회가 창설될 당시부터 생활체육이 스포츠클럽 형태로 뿌리를 내렸다.
특히 1961년에는 당시 170억마르크(7조원)를 투입한 ‘골든 플랜’의 시행으로 3만개의 스포츠클럽과 함께 530만명의 회원을 확보했고, 1970년 ‘트림운동(Trimm-Aktion) 캠페인’으로 또 한 번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이후에도 정부차원의 다양한 지원과 체육 전문가 육성으로 2006년 기준 독일 전체 국민의 3분의 1이상(2006년 2천700만명)이 스포츠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더욱이 11만개의 스포츠클럽 가운데 40%가 자체적으로 체육시설(클럽하우스)을 소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60%는 지자체 소유의 시설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많은 국민이 생활체육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국내 생활체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
최근 우리나라도 고령화에 따른 노인 진료비뿐 아니라 비만인구 증가 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부담이 커짐에 따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스포츠 복지 정책의 일환으로 생활체육을 활성화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처법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생활체육 장려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마침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14일 ‘국민생활체육진흥 종합계획’을 내놨다.
100세시대에 맞춰 생애 주기별 맞춤형 생활체육프로그램을 보급하고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함께 즐기는’ 체육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게 핵심 내용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바라는 대로 생활체육이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산적해 있다.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전체 예산 가운데 22.6%인 9천815억원이 체육부문에 편성됐다. 액수로만 보면 체육에 대한 투자가 많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중 70% 이상은 국가대표 종합훈련장 건립과 국가대표·후보선수 육성지원 등 엘리트 체육에 편중돼 있다.
반면 생활체육활성화와 기초생활체육 저변확산에 사용되는 예산은 10%가 채 안된다.
스포츠 강국을 넘어 스포츠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생활체육에 대한 투자가 선행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관련법이 제정돼 있지 않은 것도 생활체육 저변 확대의 발목을 잡고있다.
현재 생활체육 관련법은 1962년 제정된 국민체육진흥법 테두리 안에 갇혀있다. 국민체육진흥법은 엘리트체육 중심으로 규정돼 있어 생활체육의 법적인 기반은 매우 부실하다.
특히 사단법인인 국민생활체육회를 제외한 시·도 및 시·군·구생활체육회는 임의단체 성격이 강하다. 이로 인해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민복지에 필요한 공익사업을 추진하려 해도 법적인 지원근거가 미약해 예산편성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선진국의 사례처럼 한국도 생활체육이 스포츠클럽 형태로 발전돼야 한다. 동호회 수준을 벗어난 스포츠클럽은 투명한 경영과 안정적인 재정 확보로 자립도를 높인다. 추후 공공기관 시설 임대나 전용시설 확보로 클럽회원의 회비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전문 인력의 확충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의 체계적인 교육이 가능한 장점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민생활체육진흥 종합계획에서 시·군·구(299개)에 문화법인형 공공스포츠클럽 설립을 계획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진범 대구생활체육회 부장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현재 34.9%인 생활체육 참여율을 2017년까지 60%로 향상시키고, 스포츠산업 일자리도 4만개 더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생활체육 저변이 확대되고 활성화돼야 학교체육과 엘리트체육도 함께 발전할 수 있다. 이제는 한국이 체육강국이 아닌 체육선진국으로 거듭날 때”라고 밝혔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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