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스페셜] 아! 김광석 2014 떠난지 18년, 태어난지 50년

  • 김은경,손동욱
  • |
  • 입력 2014-01-04  |  수정 2014-01-04 09:35  |  발행일 2014-01-04 제1면
진심을 부른 그 목소리…이제는 대구가 그를 노래하자
20140104
올해는 대구 출신의 가수 김광석이 태어난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오는 6일 김광석 18주기를 앞두고 대구시 중구 대봉동 김광석길에는 하루 1천여명에 이르는 방문객이 찾는 등 그의 추모 열기가 가득하다. 손동욱 기자 dingdong@yeongnam.com


오는 6일은 대구가 낳은 불세출의 가수 김광석이 우리 곁을 떠난 지 18주기가 되는 날이다. 올해는 김광석이 태어난 지 5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대구가 낳고 한국인이 사랑한 가수 김광석이 새롭게 부활하고 있다. 그의 음악이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석권하고, 그를 알지 못했던 신세대 젊은이들도 노래방에서 김광석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가 태어난 중구 방천시장에 조성된 김광석길은 방문객 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김광석 기일을 앞두고, 그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추모특집을 마련했다.

◆전국에서 찾는 방천시장 김광석길

새해 첫날인 1일 오후 대구시 중구 방천시장의 김광석길. 좁고 가느다란 거리는 김광석의 체취를 느끼기 위해 전국에서 찾아온 이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작은 스피커에서는 김광석의 노래가 쉴 새 없이 울려퍼지고 거리 곳곳에는 김광석의 벽화와 동상, 그를 패러디한 그림들이 빼곡하게 담벼락을 채웠다.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김광석길을 찾은 이들의 사연도 다양했다. 사랑하는 연인과 나들이 삼아 찾아온 부산의 커플이 있는가 하면, 오래전부터 김광석을 좋아했다는 한 팬은 결혼해서 아내, 아이들과 함께 찾아왔다. 또 김광석의 노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처럼 노부부가 다정스럽게 손을 잡고 걷는 모습도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김광석길이 조성된 것은 2010년 말이다. 중구청이 방천시장 활성화를 위해 ‘문전성시’ 사업을 추진했고 시장에 예술인들이 입주하기 시작하면서 김광석길을 꾸미려는 시도가 나왔다. 처음에는 조악하고 어설펐던 거리가 시간이 흐르고 여러 사람의 손길이 더해지면서 이제는 누구나 찾고 싶은, 정감이 느껴지는 거리로 바뀌었다.

중구청 담당자는 “3년에 걸쳐 인근지역을 정비하고, 조금씩 콘텐츠를 채워 현재의 모습을 만들었다. 한 방송사의 김광석 특집프로그램 때문인지 방문객 수가 하루 평균 200~300명에서 최근에는 1천명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김광석이 세대를 넘어 사랑받는 이유는

김광석과 그룹 동물원에서 나란히 활동한 가수 김창기는 “광석이는 노래를 엄청나게 잘하는 것도, 목소리가 대단히 좋은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의 노래가 오랜 세월 사랑받는 이유는 진심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런가 하면 한국 포크음악의 거목이자, 김광석추모사업회장을 맡고 있는 가수 김민기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광석이 노래는 요즘 노래들과 좀 달라요. 공명이 살아있다고 할까요. TV 등 미디어에서는 ‘보는 음악’이 대세이지만, 광석이 노래는 오히려 고전적이고 원형에 가까운 노래예요. 광석의 노래는 가수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고, 흥얼거리게 하는 힘을 가졌습니다.”

이처럼 세대를 아우르며, 폭넓게 소통하는 김광석 노래는 최근 뮤지컬과 대규모 공연 등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우선 매년 김광석 기일인 1월6일을 전후해 동료와 선후배 가수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추모콘서트가 대구는 물론 전국을 순회하며 열리고 있다. 또 김광석 노래를 스토리에 녹여낸 뮤지컬 ‘그날들’ ‘바람이 불어오는 곳’ ‘디셈버’ 등도 제작돼 꾸준히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지역에서 김광석 추모콘서트를 매년 열고 있는 예술기획 성우의 배성혁 대표는 “김광석은 고향인 대구가 지키고 키워나가야 할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라며 “대구시민이 주도적으로 나서 다양한 김광석 문화 콘텐츠를 생산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 대구에서 다시 살아나는 김광석

대봉동 방천시장 김광석길은 지난해 10월 안전행정부의 ‘우리마을 향토자원 베스트 30선’에 선정됐다. 향토자원 베스트 30선은 안전행정부가 전국 각 지역 마을을 대상으로 전통성을 지니면서 이용 가능성이 있는 유·무형의 자원을 발굴, 자원화하기 위해 추진한 공모사업이다. 김광석길이 사업에 선정됨으로써 경쟁력 있는 문화 콘텐츠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중구 대봉동을 근거지로 하는 마을기업이 탄생해 또 다른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마을기업 <주>청춘은 대봉동을 거점으로 활발하게 활동중인 예술가들과 공간을 활용해 김광석 문화콘텐츠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업이 지난해 가을 처음 열린 ‘김광석, 그리고 그리다’ 축제였다. 대봉동의 예술가와 주민들이 김광석을 모티브로 함께 기획하고, 준비한 축제는 다양한 공연과 전시, 체험프로그램이 유기적으로 어울려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김중화 청춘 대표는 “김광석이 태어난 대봉동은 대구의 중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고, 관광지로 발전시키기에도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대구의 소중한 문화적 자산인 김광석을 테마로 하는 박물관, 아트숍, 음악관 등 대구만의 고유한 문화를 담은 김광석 테마문화마을을 만들어 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자원으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기자 이미지

김은경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손동욱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