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모로코, 초중등 교육은 아랍어로, 대학은 프랑스어로…교육시스템 혼란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6-05-12   |  발행일 2016-05-12 제13면   |  수정 2016-05-12
20160512
최근 개최된 모로코의 한 유학 관련 박람회 모습. <출처 : www.educationfair.nl>

20160512
박한별<경북PRIDE상품 모로코 해외시장 조사원·In Touch Solutions 근무>

언어 이원화로 대학생들 학업 애로
고용시장 공립대보다 유학파 선호
정부차원 대대적 교육개혁 팔 걷어

모로코는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도 해외 유학을 떠난 학생이 가장 많은 국가다. 조사에 따르면 2012년 4만4천여 명의 모로코 학생이 해외에서 유학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많은 모로코 학생들이 이처럼 해외 유학을 선호하는 이유는 모로코 국내의 교육시스템에 해결이 쉽지 않은 여러 난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문제의 근본적 시작은 모로코가 프랑스 식민지로부터 독립한 195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통적인 이슬람 학교인 ‘마드라사’를 제외하고는 당시 거의 모든 학교들이 프랑스인 교사와 교수에 의해 운영되고 교육 커리큘럼이 진행됐다. 하지만 모로코 독립으로 학교를 운영하던 대부분의 프랑스인들이 본국으로 철수하면서 모로코 자체 교육시스템에도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국가적 인재에 대한 필요성은 물론 현지인 교사와 교수들을 준비해야 할 절대적인 필요성에 부딪히게 된 것이다. 당시 모로코는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문맹률이 87%에 이르렀다.

그동안 모로코 교육은 질보다 양을 추구해 왔고 이는 국가 경제에 큰 부담이 됐던 반면,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시스템의 발전에는 큰 기여를 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모로코 정부는 국가 예산의 약 1/4을 교육 분야에 지출하고 있는데, 이는 OECD국가의 평균인 13%에 비하면 상당히 많은 비용이다.

모로코 교육의 총체적 이슈는 젊은이들의 실업 문제에서 가장 잘 나타나고 있다. 9%대의 높은 실업률도 문제지만 최근 30%를 넘는 20대 초반의 대학 졸업자 실업률은 심각한 수준이다.

모로코의 대학 졸업생들은 최근 고용시장이 공립 대학을 졸업한 학생에 대해 무관심해졌다면서 대학 교육이 취업에 전혀 대비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고용시장은 무료 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공립 대학 졸업생보다는 해외에서 유학했거나 소수의 값비싼 사립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을 채용한다.

이런 모로코 교육 문제는 고등학교까지의 교육과 이후 대학교육 사이의 연결고리가 무척 약하다는 것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쉽게 말하자면 한 언어의 일관성있는 교육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1980년대 이후로 아랍 언어와 문화가 초·중등 교육에서 필수적으로 강조된 반면, 프랑스어는 여전히 대학교육에서 몇몇 인문학 분야를 제외하고는 가장 중요한 언어로 사용되고 있다.

모로코 대학에서는 프랑스에서 유학한 대부분의 교수들이 프랑스어로 쓰인 교과서를 강의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프랑스어의 비중이 그리 높지 않았는데 대학에서는 대부분의 학업이 프랑스어로만 이루어지는 분위기에 수많은 학생이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급되거나 공부를 포기하지 않더라도 대학교육의 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현 국왕인 모하메드 6세는 모로코의 교육시스템 상황이 20년 전보다 더욱 나빠진 것 같아 유감이라고 표명하면서 정부 차원의 국가 교육 개혁을 구체적으로 추진할 것을 천명했다. 이에 국왕은 2014년 7월 ‘교육, 훈련 및 과학 연구를 위한 최고 협의회’를 설립했다. 이 협의회는 모로코 교육의 전반적 개혁을 이끌어갈 총체적인 자문을 위해 92명의 자문위원을 임명했다.

협의회의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시도는 외국 교육 기관들의 도움으로 모로코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점이다. 또 그동안 프랑스어를 중심으로 한 대학교육에서 벗어나 영어를 사용한 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새로운 시도도 하고 있다.
<영남일보-<재>경북도 경제진흥원 공동기획>
※원문은 ‘경북PRIDE상품 지원센터 홈페이지(www.prideitems.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