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대교·동해안 고속도로 언제까지 미룰건가
고속도로와 철도로 대변되는 SOC(사회간접자본)은 정보통신과 AI 시대에도 경제 사회 전반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불러오는 공공시설이다. 도로와 철도의 유무에 따라 물류와 유통이 뒷받침되고, 그 지역의 경제가 번성한다. 최근 기획재정부 주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구미시 원평동~군위군 효령면 21.2㎞' 고속도로 건설은 인근 경부고속도로를 비롯 중부내륙, 중앙고속도로와 연계해 구미국가산업단지의 물동량을 효율적으로 실어 나르고 장차 건설될 TK신공항(대구경북 민·군 통합공항) 접근성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다. 구미국가산단의 생산량 상당 부분은 정보통신 물동량으로 항공 수송이 불가피하다. 인접 공항과 도로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전국 고속도로망이 촘촘히 연결되는 시대이지만 유독 한 곳이 비어 있는 지역이 있다. 바로 동해안이다. 지난달 8일 동해안 포항~영덕 고속도로가 9년 만의 공사 끝에 완공됐다. 이 일대 주민들로서는 감격적 인프라의 등장이다. 31km 4차로에 1조6천115억 원이 투입됐다. 이 구간 개통에도 불구하고 동해안은 여전히 미완성이다. 동해안 고속도로는 국토 남북을 연결하는 최동쪽 남북 10축으로 불리는데, 경북 영덕~강원 삼척 구간 117.9km가 남아 있다. 동해안과 대비되는 서해안 고속도로의 경우, 전남 무안~서울 금천구 340㎞ 구간이 1990년 착공해 2001년 완전 개통됐다. 24년전에 완성된 서해안에 비해 동해안은 그야말로 찬밥 신세로 전락해 왔다. U자형 국토개발이 아닌 L자형 불균형 개발이란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동해안 고속도로에서 포항 앞바다 해상노선(동해면~흥해읍)도 마찬가지다. 영일만을 가로지르는 영일만대교 건설은 2008년 정부의 광역경제권 선도프로젝트에 선정된지 17년째 우와좌왕하며 결정을 미루고 있다.
중국의 급부상으로 한국과 교역량이 커지면서 서해안 고속도로는 일찌감치 정착된 측면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젠 동해안 북극항만 시대를 앞두고 있고, 태평양 지역 교류도 재차 부각될 조짐이다. 언제까지 국토 불균형 발전을 방치할 것인가. 정부는 이달 발표 예정인 3차 고속도로 건설 종합계획(2026~2030)에서 동해안 고속도로 완성 로드맵을 확실히 매듭지어야 한다. 인접 노선인 경산~울산(50km) 직선 고속도로 건설도 지역민의 바람을 담아 계획을 못박아야 할 것이다. 이 도로는 경산의 자동차부품 단지와 울산 공업도시를 연결하는 영남권 핵심 도로 인프라이다. SOC는 지역을 살리는 동맥이다. 수도권으로 극히 편향된 국토불균형발전을 해소할 기본 장치이다. 정책 결정자들의 균형있는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
◈쿠팡 3천만 고객 정보 유출…국민은 불안하다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1위 업체인 쿠팡에서 3천만 명이 넘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사회적 파장을 낳고 있다. 정보 유출은 지난 6월부터 시도된 것으로 나타나, 쿠팡 측의 보안 상태가 얼마나 허술한지 민낯이 드러났다.
쿠팡은 지난 29일 "고객 계정 약 3천370만 개가 무단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공지했다. 앞서 쿠팡은 지난 20일 고객 계정 4천500건이 유출된 것으로 밝혔지만, 불과 9일 만에 피해 규모는 7천500배 이상 확대된 초대형 사고로 비화됐다. 국내 성인 네 명 중 세 명의 정보가 털린 것으로 보여, 사실상 '전 국민 보안 리스크'가 발생한 셈이다
빠져나간 개인 정보는 고객 이름과 이메일, 전화번호, 주소, 일부 주문정보이며, 별도로 관리되는 결제 정보와 신용카드 번호는 안전하다고 쿠팡 측은 해명했다. 하지만, 주문정보 등 유출된 내용만으로도 보이스 피싱 등 2차 범죄에 쉽게 악용될 수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2차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사고 인지 시점도 문제다. 조사 결과, 해외 서버를 통해 지난 6월 24일부터 무단으로 개인정보에 접근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도 쿠팡은 지난 16일 고객의 신고 후, 18일에야 최종 개인정보 유출을 확인했다. 5개월간 정보 유출 사실조차 모를 정도로 보안시스템이 허술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문제가 심각한 건 이번 유출 사건이 외부 해킹이 아닌 내부자 소행으로 추정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직원의 내부시스템 접근 통제는 물론, 인적보안시스템마저 부실했다는 방증이다. 이 직원이 외국 국적자인 데다 이미 퇴사해 한국을 떠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정보 유출 수사와 책임 규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쿠팡은 지금까지 모두 네 차례의 정보 유출 사고를 냈다. 국내 전자상거래 1위 업체로서, 해킹의 주요 타깃이 되는 상황을 모를 리 없는 쿠팡 측이 그동안 보안 투자, 시스템 고도화에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쿠팡은 사과문에서 보안 체계 재정비와 고객 불안 해소를 위한 후속 조치를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정부는 쿠팡의 개인정보 관리 책임, 보안 인프라 투자 수준, 사고 대응 투명성 등에 대한 조사한 뒤, 엄중하게 조처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쿠팡을 비롯한 대형 플랫폼 기업의 보안 투자 의무화, 사고 공개 기준 강화, 집단 피해 보상 제도 개선 등의 대책도 하루빨리 강구해야 한다.
논설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