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전문가 “해역지진이 내륙지진 유발 가능성”…기상청과 상반된 의견

  • 원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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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23   |  발행일 2019-04-23 제3면   |  수정 2019-04-23
■ 동해 지진 왜 주목해야 할까
“동일본대지진 전후로 빈도 증가
중규모 지진 발생도 뚜렷이 늘어
내륙단층에 응력 들어갈 수 있어
울진해역 지진 좋은 징조 아니다”
20190423
홍태경 연세대 교수

불과 사흘 사이 한반도 동해에서 규모 4.0 안팎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진 전문가들은 이들 지진 모두 한반도 동해안에서 38~54㎞ 떨어진 해역에서 발생한 점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22일 오전 5시45분 울진 동남동쪽 38㎞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3.8 지진은 한반도 남쪽에서 올해 발생한 지진 가운데 셋째로 크다. 지난 19일 강원도 동해시 북동쪽 54㎞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4.3 지진이 가장 컸고, 앞서 2월10일 포항 북동쪽 50㎞ 해역에서 난 지진이 규모 4.1로 둘째다.

기상청은 22일 지진 발생 4분 만인 오전 5시49분 지진정보를 통해 “이날 규모 3.8 지진의 최대 진도는 경북·강원이 3, 충북이 2”라면서 “최근 잇따라 동해에서 발생한 지진이 향후 한반도 또는 그 주변 바다에서 일어날 더 큰 지진의 징조로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우남철 기상청 분석관은 “지진은 언제든 부지불식 간에 발생할 수 있다. 우연히 사흘 만에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동해에서 잇따라 지진이 발생했다고 이를 강원도·경상도 지진 가능성과 연관시키는 것도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지진 전문가의 견해는 다르다. 최근 3차례 지진이 해저의 동일한 원인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들은 “한반도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일본 열도 쪽으로 끌려가 지진이 발생하기 더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면서 “실제 통계상 동일본 대지진 이후 우리나라 지진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언젠간 한반도에서 규모 7.0 안팎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불안한 양상을 보이는 동해와 인근 지역에서 이같은 대지진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태경 연세대 교수(지구시스템과학과)는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본 열도와 한반도가 떨어져 나가면서 동해가 만들어졌다”면서 “그 원인 가운데 하나에 ‘열곡대’가 있다. 열곡대는 서로 갈라놓는 역할을 하고, 이 구조는 한반도 동해안에 수평방향으로 발달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동해 앞바다 지진은 대부분 동해안과 수평으로 나 있는 동일한 단층대에 의해 발생한다”면서 “동해 주변 지진이 동일본 대지진 전후로 증가하고 있고, 특히 중규모 지진 발생도 뚜렷이 늘고 있다. 이번 지진도 그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19일 발생한 강원도 동해시 앞바다 지진과의 연관성에 대해선 “직접적인 영향은 아니지만, 거리가 멀어도 큰 지진이 주변에서 발생하면 지진파가 전달된다”며 “이 지진파가 순간적으로 에너지를 증가시켜서 지진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기상청이 두 지진 사이엔 관련이 없다고 공식 발표한 것과는 상반되는 내용이다.

홍 교수에 따르면 해역 단층면을 따라 추가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는 “긴 단층 한쪽과 다른 한쪽에서 지진이 일어나면 가운데 부분에 해소되지 않은 응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이번 지진이 규모 3.8로 크지는 않지만, 좋은 징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해역 지진의 내륙 지진 유발 가능성에 대해선 “해역 지진은 경주지진 등과는 발생 원인이 달라 내륙 지진을 곧바로 유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큰 지진의 지진파가 다른 곳의 에너지를 순간 증가시켜 지진을 발생시키는 ‘딜레이드 트리거링(Delayed Triggering)’ 현상에 따라 한반도 내륙 단층에 응력이 들어갈 경우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기범 경상대 기초과학연구소 교수도 “지난 19·22일 발생한 지진 모두 남북으로 길게 형성된 단층과 일치하거나 인접해 있어서 발생했다”면서 “두 지진 모두 섭입대 지층이 밀려들어가면서 발생한 지진”이라고 말했다. 섭입대는 동해를 구성하는 해저지각이 한반도 동쪽 아래로 밀려 들어가는 현상을 일컫는다. 김 교수는 지난해 “한반도 동쪽 해역에 남북으로 길게 역단층이 형성돼 있으며, 이는 섭입대 형성 초기 단계”라고 주장한 바 있다. 울진=원형래기자 hrw7349@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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