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성토장된 예산간담회…“국비 3兆 자랑할 일 아냐” “중·남구엔 왜 사업이 없나”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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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04   |  발행일 2019-07-04 제4면   |  수정 2019-07-04
대구 국회의원 작심한 듯 비판
시청사·통합공항 관련 질타도
20190704
3일 국회 본관 귀빈식당에서 열린 ‘지역 국회의원-대구시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한 대구 지역구 국회의원과 대구시장이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발 10년 연속 국비 3조원 확보라는 말 쓰지 말라. 전체 국비 예산은 (같은 기간) 2배나 늘었는데 3조원 넘었다는 것이 자랑할 일인가.”

“앞으로는 맨투맨 방식으로 하고 이런 자리 안 했으면 좋겠다.”

3일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대구시의 예산 및 현안 대응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대구시는 이날 내년도 국비예산 협조 요청을 위해 14명(지역구 및 비례대표)의 지역 국회의원 전원과 대구시 간부들이 함께하는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이날 참석한 의원들은 예산 확보 및 현안 대응에 문제점을 지적하며 사실상 대구시정을 비판하는 ‘성토의 장’이 됐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 앞서 정당별 모두발언에서부터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대구 북구을)은 “생활 SOC 관련해서 대구시가 구청하고 같이 협조해서 많이 개발해 주셨으면 좋겠는데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상하수도 노후 배관 문제 등 풀 수 있는 것이 많은데 시가 구청과 지역 국회의원들과 공유해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후 포문은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대구 중구-남구)이 열었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곽 의원은 권영진 대구시장을 향해 중구-남구를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곽 의원은 협의회 후 영남일보 기자와 만나 “아무리 사업을 들여다봐도 중구와 남구에 사업이 없다. 중구와 남구 사람은 대구시민 아닌가”라며 “지역에 3차 순환도로 등 숙원 사업도 있고 앞산도 있다. 시청도 빼내가려고 하고 몇 년째 말씀드리는데 정말 답답하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또 “대구시와 공무원들이 각성해야 한다. 시가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노력하고 있는데 균형은 어느정도 맞춰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을)은 시민 1인당 국비예산 비율에서 대구시가 거의 꼴찌라고 지적하며 “10년째 3조원을 따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대구시가 지난해 국비 확보 후 ‘10년 연속 국비 3조원’을 홍보했으며 올해도 이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부분을 꼬집은 것이다. 주 의원은 또 “그런 자료를 가지고 중앙정부를 설득해서 큰 몫을 가져올까 생각해야 한다. 한두 건 가지고 타당성을 따지니까 발전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시청사 이전문제에 대한 질타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대구시는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올해 연말까지 대구시청사 이전 지역을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경우 나머지 지역에서 해당지역 지자체장, 국회의원들의 민심 수습이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지역 의원들은 각 지역구의 사업이 빠진 것을 비판하는 한편 △신규사업 개발 △예산소위 지역 의원 배정 노력 등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구공항 문제를 놓고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을 조속히 추진하되 김해신공항 무산은 막아야 한다는 데 대부분 의견을 같이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은 모두발언에서“이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서 차분하게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 전체 영남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광역단체장 분들이 큰 그림을 좀 그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그대로 빨리 추진을 해서 정말 제대로 된 공항을 갖는 데 최선을 다하고 부·울·경의 경우에는 과정부터 예산까지 정말 공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만에 하나라도 김해신공항 계획, 즉 5개 시·도 합의가 취소되고 원점에서 재검토되는 움직임이 있다면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리는 기부 대 양여로 국비가 한푼도 들어가지 않는데 만약 예산지원에서 부·울·경과 불공정한 게 있으면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될 것”이라며 “당을 떠나서 국회의원과 공무원 모두 당당한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한국당 정태옥 의원(대구 북구갑)과 한국당 곽대훈 의원(대구 달서구을)이 대정부질문을 통해 정부에 공항에 대한 입장을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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