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TK 의원 공천탈락 시 무소속 출마하면 승산 있을까

  • 권혁식
  • |
  • 입력 2020-01-30   |  발행일 2020-01-31 제4면   |  수정 2020-01-30
"충분히 승산" 주장 목소리도 있으나

"이번 선거선 어려울 것" 비관론 우세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가 대구·경북(TK) 정치권을 겨냥한 '대폭 물갈이'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경우 '승산'이 있는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일각에선 역대 TK 선거에서 '무소속 당선' 사례를 들며 "충분히 승산 있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이번 선거에선 어려울 것"이란 비관론이 더 우세한 실정이다.

최근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당을 위한 헌신론'을 내세우며 TK 물갈이 방침을 굳히고 있는 데 대해 TK 정치권은 "최악의 경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면서 배수진으로 맞서는 모양새이다. 당이 본인들의 진가를 몰라준다면 지역민들로부터 직접 평가를 받겠다는 의도이다.

의원들이 무소속 출마를 거론하는 것은 역대 TK선거에서 성공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2008년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의 '친박(친박근혜) 학살 공천'에 맞서 친박 성향의 무소속 또는 친박연대 후보들이 상당수 당선됐던 적이 있다. 무소속 후보로 이해봉(대구 달서구을)·김태환(구미을)·이인기(고령-성주-칠곡) 의원이 재당선됐다. 홍사덕(서구) ·박종근(달서구갑)·김일윤(경주) 의원은 친박연대 후보로 당선됐다. 이밖에 정해걸(군위-의성-청송)·조원진(달서구병)·성윤환(상주) 후보도 같은 간판을 내걸고 처음으로 금배지를 달았다.

당시 이들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박근혜'라는 유력 대권주자가 배후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당시 박근혜 전 대표는 "저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 "살아서 돌아오라"는 말을 던져 선거 민심을 크게 움직였다. 하지만 이번 공천에선 '친박계'처럼 비당권파 개념도 없는 데다 박 전 대표처럼 비당권파의 보스도 없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또다른 사례로는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유승민 의원(동구을)과 주호영 의원(수성구을)이 거론된다. 하지만 이 경우도 재연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지적이다. 당시 공천은 청와대 의중이 개입된 '불공정 사천(私薦)'이란 인식이 만연해 국민적 비판 여론이 강했기 때문에 당선이 가능했다. 이번에는 '김형오 공관위'가 황교안 대표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일찌감치 견제구를 날리는 등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자기 정치'를 하지 않는 한, 사천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TK에서 자유한국당 공천 탈락 후 무소속으로 당선된 권영세 시장(안동), 김문오 군수(달성군) 경우도 성공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예산권과 인사권을 가진 시장군수들은 '평소 업무 자체가 선거운동'이라고 할 정도로 '현역 프리미엄'이 강하지만, 의원은 그것과 다르다는 지적이다. 한 정치분석가는 "단체장은 기반으로 당선되지만, 국회의원은 명분이 당락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공관위가 현재의 위상과 권위를 유지하면서 TK 물갈이에 나설 경우 일단 컷오프 명단이 발표되면 '엎질러진 물'처럼 마땅한 대응책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