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의 소소한 패션 히스토리] 화면용 상의 패션 '테일러드 재킷'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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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21   |  발행일 2020-02-21 제40면   |  수정 2020-02-21
SNS에 연출하는 로맨틱한 우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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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mes 2020봄·여름 파리 컬렉션에서 선보인 롱라인 재킷. 유연함과 구조감으로 균형을 유지하고 부드러운 소재로 우아한 실루엣을 연출하고 있다. (출처: wg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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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ada 2020봄·여름 밀라노 컬렉션에서 선보인 비스포크 블레이저. 비대칭 디테일과 이중 칼라로 재킷 위에 재킷을 걸쳐 입은 듯한 착시 효과를 준다. (출처: wg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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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ider Ackermann 2020봄·여름 파리 컬렉션에서 선보인 소프트 블레이저. 몸판이 박시한 컷으로 재단한 것이 특징이다. (출처: wgsn.com)

초고속 인터넷망의 발전과 여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트렌드의 지속으로 재택근무가 활성화되고, 고성능 스마트폰과 편리한 촬영 편집 애플리케이션의 사용이 일반인 사이에서도 대중화됨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의 1인 크리에이터의 출연은 우리 사회에 신드롬에 가까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1인 미디어 산업은 4차 산업혁명의 주요 성장 분야로 주목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SNS 마케팅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전문 촬영장비가 아니더라도 '셀카봉'에 스마트폰을 장착하고 거리를 누비는 1인 크리에이터를 마주치게 되는 경험은 이제 전혀 생소하지 않다.

패션디자인의 관점에서 이러한 변화를 들여다보면 '화면'을 통한 소통의 모습이 일상화되고 있다는데 흥미를 갖지 않을 수 없다. 직접 대면이 아닌 TV, 컴퓨터 모니터, 스마트폰 액정 등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경우, 화면 속 구도의 특성상 출연자의 상의가 부각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따라서 키보드나 테이블 위로 보이는 '화면용 상의 패션'은 앞으로 더욱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화면에 보이지 않는 하의는 편안함, 심플함, 기능성에 초점이 맞춰지겠지만, 화면에 보이는 상의는 자기표현의 중요한 수단으로서 부각되고 화면의 제약을 고려해 네크라인이나 소매 형태 등에 포커스를 둔 디자인들이 트렌드를 이끌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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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여성의 테일러드 재킷 스타일. (출처: pinterest.com)

폰 들고 거리 누비는 1인 크리에이터
화면에 보이는 '상의' 통한 개성표현
네크라인·소매 부각한 디자인 트렌드

군복서 유래한 재킷 19C전 男 전유물
여성의 활발한 사회 진출, 착용 확산
공식적 자리에 격식 갖춘 필수 아이템
강렬한 임팩트와 스타일리시한 개성
미니멀·유틸리티·빈티지 감성 재탄생

이러한 트렌드 속에서 캐주얼하고 편안한 하의 패션과 대조적으로 화면상에 부각될 상의를 포멀하게 연출하고 싶다면 테일러드 재킷(Tailored Jacket)이 그 역할을 멋지게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테일러드 재킷은 원래 정장 전문 재단사가 만드는 재킷, 즉 반코트(Barn coat-농장일이나 막일 할 때 입는 겉옷) 같은 의복과 구별하기 위해서 사용되었던 명칭으로 현재는 의미가 확장되어 테일러드 칼라가 달리고 정장과 갖춰 입을 수 있는 짧은 코트를 의미한다. 우리가 흔히 '재킷'이라고 하면 테일러드 칼라가 달린 포멀한 느낌의 디자인으로 이해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재킷(Jacket)은 프랑스어로는 'Jaquette'라고 한다. 11~12세기에 군인들이 갑옷 아래에 착용한 조끼 형태의 의복 '자크(Jaque)'에서 유래되었으며, 자크는 13세기에 재킷형 상의인 푸르푸앵(Pourpoint)으로 발전했다. 소매가 없는 조끼 형태의 자크에 소매와 단추를 사용한 앞 여밈을 더하고 입체적인 재단 방식을 사용한 인체에 꼭 맞는 형태인 푸르푸앵은 일반적인 남성들이 겉옷 상의로 착용했는데 오늘날 재킷의 기원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남성의 군복에서 유래된 재킷은 19세기 이전까지 남성의 전유물이었으나 19세기 후반에 들어서 여성에게도 착용이 허용되었으며, 특히 1915년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여성의 사회진출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당시 여성복 재킷은 군복의 영향을 받아 남성적인 요소가 많이 나타났는데, 전시 분위기를 반영한 유니폼 스타일의 테일러드 슈트가 크게 유행했으며, 1925년 샤넬은 여성성을 드러내지 않은 직선적인 실루엣에 남성적인 칼라와 라펠(Lapel)을 가진 테일러드 재킷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후 기본형에서 큰 변화 없이 다양한 소재와 패턴으로 심플하면서도 경쾌하고 캐주얼한 스타일로 변화되었고, 여성의 활발한 사회 진출과 함께 착용이 더욱 확산되어 여성복 상의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재킷은 자기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이미지에 맞게 다양한 연출을 시도하는 현대 여성에게 필수적인 아이템으로, 공식적인 자리에 많이 착용되는 간편하면서도 품위와 격식을 갖춘 옷이다. 셔츠, 터틀넥, 카디건 등 안에 받쳐 입는 옷에 따라 정장과 캐주얼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고, 추운 날씨에 무거운 코트 대신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현대 디자인에서는 첫 출연 당시의 투박한 남성복 스타일을 벗어나 어깨 패드 등의 각종 부자재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없애 무게를 가볍게 하였고, 트렌드에 따라 색상, 디테일, 소재, 디자인 활용이 다채롭게 전개되면서 발전하였다.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아니더라도 SNS 활동을 통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타인과 공유하는 온라인 공동체 생활은 이제 젊은 세대에게는 일상에 가깝다. 이러한 트렌드가 지속되는 것에 주목하면서 이번 시즌에는 미니멀 룩에서부터 유틸리티, 빈티지 룩에 이르기까지 강렬한 임팩트와 함께 스타일리시한 개성을 뽐내는 재킷과 아우터웨어에 관심을 가져 보자.

다시 돌아온 포멀 테일러드 룩의 트렌드는 재킷과 아우터웨어를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부각시키고 있는데, 이 같은 추세는 블레이저, 트렌치코트, 오버사이즈 코트를 비롯한 클래식 아이템이 현대적인 감각으로 새롭게 재탄생된 것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미니멀한 블레이저가 주요 아이템으로 떠오름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 디테일이 나타나고 있다. 부드럽고 넓은 숄더와 풍성한 소매를 더한 새롭고 여유로운 형태로 디자인된 미니멀 룩을 통해 컨템포러리 패션 소비자들은 스타일리시한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 또한 여성스러운 스타일 연출의 핵심을 차지하고 허리선은 이번 시즌에도 디자인을 선택할 때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빈티지의 영향을 받은 맞춤형 다트 구조의 타이트한 페플럼 스타일 재킷과 같이 뚜렷한 형태감의 재킷도 색다르다.

스마트한 룩으로 흐르는 추세에 발맞춰, 깔끔한 디테일이 들어간 다목적 아이템이 대세인 가운데 활기차고 캐주얼한 분위기를 표현하고 싶을 땐 유틸리티 재킷이 제격이고, 여성스럽고 로맨틱한 연출을 원한다면 네오 로맨틱 트렌드와 빈티지 디자인 디테일의 조각 같은 재킷을 선택해 보자. 넓은 어깨와 풍성한 소매로 허리에 포인트를 준 이 스타일은 로맨틱함에 우아함까지 더해 줄 것이다. 계명대 패션디자인과 교수

▨참고자료

△ 2021 S/S(봄·여름) 주요아이템.(wgsn.com) △ 2020 S/S 재킷_&_아우터웨어.(wgsn.com) △ 테일러드 재킷의 패턴 해체를 통한 패션디자인 연구-천미자.(학위논문, 2017) △ 여성 테일러드 재킷의 소재별 패턴 연구-장세은.(학위논문, 2006) wgsn.com, google.com, pinterest.com, namu.wiki 테일러드 재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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