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코로나'보도자료 이어 '대구봉쇄' 발언…TK민주당 선거 물건너 가나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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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25   |  발행일 2020-02-26 제13면   |  수정 202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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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사태와 관련, 정부·여당의 헛발질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정부 보도자료에 '대구 코로나'라는 제목이 쓰인 데 이어, 25일 고위 당정협의회 브리핑에선 "대구경북(TK) 최대 봉쇄조치"라는 발언이 나오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TK 지역민의 민심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험지에서 반전을 꾀하던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판세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날 오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 이후 홍익표 수석대변인의 '대구 봉쇄' 발언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포털사이트에는 '대구 봉쇄'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TK 지역민들과 야당 의원들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대구지역 미래통합당 소속 의원들은 성명서를 내고 "대구경북 봉쇄조치가 아닌 정부의 초기 방역 실패에 대한 사과와 위기 극복을 위한 행정·재정 지원이 우선"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처럼 반발 여론이 거세지자 대구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25일) 아침 고위 당정협의회 결과 브리핑에서 '최대한의 봉쇄정책을 시행한다'는 표현이 있었으나, 지역적인 봉쇄를 말하는 게 아니고 전파와 확산을 최대한 차단한다라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구 봉쇄' 발언의 여파는 TK지역 여당 예비후보에게 미치는 양상이다. 대구의 민주당 한 예비후보는 "'봉쇄'라는 단어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소지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며 "자존심 강한 대구시민들이 큰 상처를 입은 것 같다"며 "코로나 19 자체에 대한 대응도 중요하지만, 시도민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대구시당 사무실에는 '대구 봉쇄' 발언에 대한 항의성 전화가 빗발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구갑)은 "배려 없는 언행"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봉쇄조치'라는 표현으로 불필요한 논란이 일었다. 방역을 철저히 하겠다는 뜻이겠지만,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마음에는 또 하나의 비수가 꽂혔다"고 지적했다.

지역 정치권에선 총선을 40여 일 앞둔 상황에서 이런 구설수는 민주당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온갖 정성을 기울여도 이길까말까 하는 험지에서 봉쇄 조치 등의 발언은 그야말로 당 지지세를 무너뜨리는 자책골이나 다름없다"며 "TK 민심에 큰 상처를 준 만큼, 향후 정부·여당이 코로나 19 대처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도 악화된 여론을 달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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