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재확산 우려 커져, 공포에 떠는 대구 시민들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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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23 12:16  |  수정 2020-05-23 12:58  |  발행일 2020-05-23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발생으로 대구시민들이 코로나 19 공포에 떨고있다. 안정기에 접어들었던 대구지역에 다시 대규모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

23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22일 A씨(19·달서구 이곡동)는 B(19·서울시 관악구)에 의해 코로나 19에 감염됐다. 앞서 B씨는 이달 초 황금연휴 기간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뒤 코로나 19 양성판정을 받은 C와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A씨와 B씨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을 방문했다는 점이다. 최근 수도권에서 주요 감염 거점으로 주목받는 코인노래방을 수차례 이용한 것은 물론, 음식점·카페·보드게임방을 다수 방문했다. 특히 이 시설들은 주로 젊은 연령층이 찾는 곳으로 '무증상 감염' 혹은 '조용한 전파'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 관리지원단 부단장은 23일 긴급브리핑에서 "A씨와 B씨의 경우 바이러스 배출이 많은 시기에 해당 시설들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CCTV 등을 확인한 결과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례도 있어 추가 감염의 위험이 크다는 판단이다. 향후 일주일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상세 동선을 확인하고 불안감과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등 고통을 감수해 확진자 수가 대폭 감소했지만, 일부 부주의한 행동으로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모씨(여·27·달성군 다사읍)는 "이태원 감염에 대한 뉴스가 그렇게 많이 나오는데, 접촉자가 열흘이나 대구를 활보했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면서 "동선 가운데 불명확한 곳도 있는데 투명하게 공개를 해줬으면 좋겠다. 다시 대구에 확진자 수가 많아지지 않을까 너무 불안하다"고 했다.

또 직장인 김모씨(42)는 "회식, 모임 자제해가며 지켜낸 대구다. 아이들은 학교도 못 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시기에 마스크도 안 쓰고 동성로를 돌아다니다니 기가 막힌다.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시는 역학조사 및 방역작업을 진행하며 추가로 파악되는 동선을 공개할 계획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가 상당히 많이 안정돼 가는 가운데 이런 일이 생겨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방역당국이 더 철저히 점검하고 신속한 조치를 내리겠다. 이번 이태원 관련 확진 사례를 볼 때 스스로 정직해지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동선을 확인하고 진단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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