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2020] 포항 12경 둘레 맛 기행<1> 동해를 한눈에 '네스트 코퍼레이션'

  •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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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25   |  발행일 2020-05-25 제12면   |  수정 2021-06-23 17:40
푸른 동해 바라보며 '심해커피' 한 잔…코로나 스트레스 훌~ 훌

포항은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도시다. 동해와 내연산 등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더불어 다양한 문화·관광 자원을 갖추고 있다. 또 과메기와 물회, 대게, 모리국수 등 특색있는 먹거리 자원도 풍부하다. 

최근 여행 트렌드인 '식도락 투어'의 최적지인 셈이다. 이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눈요기와 입요기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포항 명소들에 대한 리뷰가 넘쳐난다. 전망·분위기 좋은 카페, 개성 넘치는 독특한 공간, 포항만의 분위기를 간직한 곳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포항을 제철·항구 도시의 이미지만으로 기억하는 이들이 더러 있다. 

이에 영남일보는 포항의 이름난 명소 주변, 한 번쯤은 둘러볼 만한 카페와 음식점을 소개하는 '포항12경 둘레 맛 기행 시리즈'를 11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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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구룡포 호미곶면에 자리잡은 네스트 코퍼레이션. 야외에서도 여유롭게 동해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호미곶 일출(1경)과 호미반도 둘레길(4경)

호미곶은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으로 유명하다. 바다 한가운데 우뚝 솟은 상생의 손은 호미곶의 트레이드 마크다. 호미반도 해안 둘레길은 기암절벽과 맑고 투명한 바다를 옆에 두고 걸을 수 있어 '힐링 로드'로 손꼽힌다. 청림 해변부터 호미곶 광장까지 4개 코스로 나뉜다. △연오랑세오녀길(청림동∼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6.1㎞), 선바우길(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흥환해수욕장·6.5㎞), 구룡소길(동해 발산1리∼구만리 어항·6.5㎞), 호미길(호미곶면 구만리∼호미곶 상생의 손·5.3㎞)을 연결하는 25㎞ 구간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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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내부는 바다를 감상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검은색으로 꾸몄다.


포항 호미곶 해맞이 광장에서 석병항 쪽으로 향하면 강사리가 나온다. 해안도로를 통해 이동하면 강사2리 방파제에 닿기 전 아담한 크기의 해국(海菊) 군락지를 만날 수 있다. 개화 시기가 아닌 만큼 지금은 잎만 무성하다. 해국은 가을에 연한 보랏빛 꽃을 피운다. 긴 겨울과 한여름, 모진 바닷바람을 견디며 개화해 꽃말이 '기다림'이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언덕 쪽을 바라보자 3층 규모의 카페 건물이 시야에 들어온다. 상호는 네스트 코퍼레이션. 청년 사업가인 백관호 대표가 '둥지'란 이름을 붙였다. 이곳 주변을 청년 문화 공간(청년들의 둥지)으로 조성하려는 그의 꿈을 담았다. 물방울 모양 로고도 나름 의미가 있다. 커피를 내릴 때 떨어지는 방울 또는 로스팅 시 불꽃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카페 외관은 붉은 벽돌과 검은색 철제 구조물이 조화를 이룬다. 빈티지한 감성이 묻어난다. 노출 콘크리트와 기하학적인 구조를 가진 모던 건축물과 대비된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온통 검은색이다. 천장과 벽면, 테이블, 메뉴판까지 대부분 검은색을 활용했다. 전면 유리창을 통해 바다를 감상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색 사용을 절제했다고 한다. 푸른 바다가 주는 청량감이 공간에 녹아들어서 일까. 층고는 높지 않지만 개방감이 상당하다.

카페 공간 곳곳에 배치된 낮은 색온도의 조명은 공간에 안락함을 더한다. 1층과 달리 2·3층은 좀 더 색감이 밝다. 회색과 흰색을 적절히 섞었다. 이 카페의 가장 큰 장점은 전망이다. '분위기 맛집'이란 표현이 딱 어울린다.

층별 테라스와 루프톱에서 바라보는 동해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사를 절로 나오게 한다. 야외 곳곳에도 테이블과 의자를 마련해 한적하게 바다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카페 안팎에 마련된 다양한 포토존도 감성 포인트다. 자연이 선사하는 은혜로움을 맘껏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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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대표 메뉴인 심해커피, 샌드커피와 레몬치즈크림 케이크.

커피류와 빵류의 맛도 기대 이상이다. 시그니처 메뉴인 심해커피와 샌드커피가 독특하다. 심해커피는 아인슈패너와 비슷하면서 다른 맛을 낸다. 솔티드 크림이 콜드브루의 맛을 풍부하게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크림이 커피에 녹아드는 모습이 심해(深海)를 연상한다고 이름 붙여졌다. 백사장 모래를 모티브로 한 샌드커피는 라테류다. 땅콩크림과 우유가 에스프레소에 부드러움과 고소함을 더한다. 아메리카노는 블랙과 블루 두 종류다. 블랙은 고소한 맛, 블루는 독특한 산미가 특징이다.

차(茶) 종류에서도 위트함을 엿볼 수 있다. 데미안, 와타나베, 허클베리, 올드맨, 베르테르, 파피용. 차 이름이다. 주재료 설명과 함께 방문객이 직접 향을 맡아 볼 수 있도록 샘플을 비치해 놨다. 세심함이 돋보인다.

이곳 빵과 쿠키, 케이크 종류는 백 대표의 동생이 직접 만든다. 카페 한편에 따로 제빵실이 마련돼 있다. 맛에 대한 자부심도 있다. 출입문을 열자마자 빵 진열대부터 눈에 들어오게 배치한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당근케이크, 호두타르트, 레몬치즈크림 케이크, 모카번, 브라우니 등 기호에 맞춰 음료와 곁들이면 즐거움은 배가 된다.

글=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공동기획 : 포항시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해맞이로46번길 164. 운영시간 월~목 오전 10시~밤 9시. 금~일 오전 10시~밤 10시.

▶김동석 영남대 겸임교수의 한줄평: 동해의 아름다움을 커피 한잔과 여유롭게 즐기기에 좋은 장소. 메뉴에 스토리를 덧입히는 부분이 눈에 띄고, 전반적인 맛과 담음새, 위생 부분도 만족스럽다.

▶평점(5점 만점) : 맛 ★★★★ 가성비 ★★★ 분위기 ★★★★★ 서비스 ★★★★★ 위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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