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세상]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변화가 필요하다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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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29   |  발행일 2020-05-29 제22면   |  수정 2020-05-29
IMF·금융위기보다 심각한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충격
재도약의 기회로 활용해야
정부는 확산방지 정책 펴고
신성장 산업 육성도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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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택동 영남대 무역학부 교수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민간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급속하게 위축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수출이 급락하고 자동차·석유화학 등 제조업 부문에 부정적인 영향이 파급되고 있으며, 운송·관광업, 음식·숙박업 등 대면 접촉이 많은 서비스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적 충격 체감도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보다 14.8%,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49.5% 더 크게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우리 경제여건이 코로나 이전으로 완전히 회복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1~2년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하버드대학의 로코프 교수는 글로벌 경기 회복이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고, 미·중 양국이 대격돌(head to head)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선진국들이 자국 우선적인 보호주의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한국 경제가 더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어쨌든 향후 글로벌 경기는 나이키 상표인 스우시(swoosh) 형태와 같이 지지부진하게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럼 코로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산업계 및 노동계에서는 어떻게 장·단기적으로 대응하고, 현재의 재난적 위기를 경제 재도약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까?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의 확산 방지와 종식을 최우선으로 하되 산업 생태계와 기업 및 가계에 대한 충격을 완화하고 경기 회복을 지원하는 정책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 이전 멀쩡했던 기업들의 부실과 파산이 발생한다면 생산 기반과 고용 창출 능력이 크게 저하되어 코로나 사태가 종식된다 하더라도 경기 회복이 상당 기간 지체될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경제시스템을 보호하는 조치가 요구된다.

그리고 코로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는 단기적인 재정지출 확대가 중장기적인 재정건전성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향후 재정건전성 관리에 대한 계획과 의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아직은 우리 경제의 재정 여력이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재정지출의 통제 범위를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IMF에서는 "고령화 추세를 감안할 때 한국의 국가 채무비율은 현 수준의 복지정책을 유지하더라도 2050년에는 100%대로 급증할 것이 확실시된다. 채무비율 100%는 재정위기로 국가부도 직전까지 갔던 그리스와 같은 수준"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도할 것으로 예측되는 보건의료, 바이오, 언택드(비대면) 등 신성장 산업의 육성을 위해 정부의 지원과 규제 철폐가 필요하다. 최근 경제전문가 의견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위기 종식 이후 현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기업규제 혁신으로 원격진료·공유경제 등 신산업 규제 완화가 필요하고, 노동시장 개혁을 위해서 주52시간 탄력근무제의 완화,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 경직적인 노사관행 개선 등이 요구된다. 그 외 창의성·수월성 교육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진 교육시스템으로의 개혁도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산업 구조조정과 규제 개혁의 지연으로 발생했던 IMF 외환위기를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역설적으로 코로나 위기는 우리 경제가 잘못된 법·제도와 후진적 규제 및 노사 관행을 고치고, 급변하는 세계경제환경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할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여택동 영남대 무역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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