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흔 이사장, 대구대 총장선거 직선제서 간선제로 전환 언급 '논란'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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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01 17:30  |  수정 2020-07-02 09:50  |  발행일 2020-07-02 제8면
학내 구성원간 총장선출 제도 둘러싸고 긴장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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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 본관 전경.(영남일보 DB)

경북대, 영남대에 이어 대구대도 총장 선출 방법을 둘러싸고 학내가 술렁이고 있다.

 


대구대 법인인 영광학원이 현행 총장 직선제를 간선제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학내 구성원과 법인 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구대 교수회는 법인이사회의 공식적인 토론이나 논의도 없이 이사장이 주도적으로 총장선출제도 개선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으며, 교수들을 대상으로 긴급설문조사를 통해 다수 의사를 확인한 뒤 그 결과를 이사회에 전달할 방침이다.


1일 학교관계자들에 따르면 박윤흔 이사장은 지난주 교수회와 가진 간담회에서 총장 직선제를 시행한지 25년이 지났고,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대학의 위기가 도래해 제도상(총장직선제)의 문제점을 평가하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할 시기라면서 간선제 도입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날 이사장은 총장 임용 후보자 추천위원회에서 무순위로 추천된 복수의 총장 후보를 이사회에서 심의하여 총장을 결정하는 총장 간선제 구상을 밝혔다. 이사장은 또 새로운 제도(총장 간선제)를 도입하면서 그 취지와 다르게 구성원의 분열이나 과도한 논란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대학구성원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총장추천위원회 구성 및 참여비율 등은 다른 대학 사례를 참고해 가장 나은 형태(구성원 의견 존중)로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법인 이사장이 이처럼 총장 간선제 추진의사를 밝힌 것은 총장 직선제로 인한 폐해 때문이다. 대학혁신이 절실한 상황인데도 직선 총장 선거 과정에서 지지해준 교수의 이해관계로 교육과정 개편이나 특성화 추진 등 대학 개편과 장기발전 계획 마련이 곤란해 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공약이행을 위한 예산증액 등으로 대학재정 운영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도 고려됐다. 나아가 간선제를 하면 총장의 정년 제한을 없애 연륜과 경험을 갖춘 총장임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법인에서는 2018년 교육부 자료를 인용해 사립대 가운데 71.7%가 이사회에서 완전임명제로 총장을 선임하고, 간선제가 23.2%이며 직선제는 5%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대 교수회는 이사회의 논의나 결의도 없이 이사장이 개인의견으로 총장 간선제를 논의하는것은 부적절 하고, 지금은 총장선출제도 변경여부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적으로도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교수회는 전국 사립대 가운데 대구대가 가장 모범적인 직선 총장제도를 갖고 있고, 이로 인해 학내 민주화 및 자율성이 잘 보장돼 학교발전을 이끈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대구대가 기나긴 임시이사 체제를 거치며 많은 위기 국면에도 불구하고 오늘 날까지 학교발전을 이룰수 있었던 것은 총장 직선제를 통한 학내 민주주의 실천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교수회는 또 학령인구 절벽 사태와 3주기 대학역량평가를 앞둔 위중한 상황에서 총장과 교수들이 혼연일체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것도 총장 직선제의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현 총장의 임기가 2년이나 남은 상태에서 총장선출제도 개편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수회는 이와 관련한 교수들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1일 자정까지 긴급현안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1일 오전 현재 450여명의 교수 가운데 63%가 설문조사에 참여해 응답자의 86.27%가 총장 직선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교수회는 밝혔다.


교수회는 자유게시판 등을 통해 교수회가 설문조사 전에 토론회의 절차를 거치지도 않는 점, 설문내용이 부실한 점을 지적하는 것에 대해 지난달 27일 입장문을 통해 지속되는 코로나19 위기 상황과 학기말·방학이라는 현실적 제약, 대부분의 교수들이 이미 총장 직선제의 의미와 장단점을 파악하고 계시는 점 등 여러 가지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설문 조사를 긴급하게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정복 대구대 교수회 의장은 "지난해 법인정상화가 됐지만 사학연금 부담 등 법인이 대학에 부담해야 할 재정적 기여를 못하고 있는 점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설문조사결과 구성원의 의사가 분명하게 확인된 만큼 대구대의 전통인 직선제를 잘 유지해서 대학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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