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광장] 검찰을 문민통제하겠다는 추미애의 궤변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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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03   |  발행일 2020-07-03 제23면   |  수정 2020-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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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호 정치평론가

연일 '윤석열 때리기'에 열중하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공격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역대 이렇게 시끄러운 법무부 장관이 있었나 할 정도로 사사건건 윤석열 검찰총장과 각을 세우며 법 집행의 안정성, 일관성, 예측가능성을 밑받침해야 할 법무부 장관의 처신과는 역방향으로 질주하고 있다.

판사 10년, 정치인 25년이라는 경력이 말해주듯이 현재 추 장관의 정신세계를 움직이는 동력은 법률가로서의 소신보다는 정치인으로서의 야망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그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검찰개혁에 대한 장문의 글은 이 같은 판단을 더욱 갖게 한다.

추미애는 "저는 67대 법무부 장관입니다"로 시작되는 글에서 역대 법무부 장관을 검사 출신 장관과 문민 장관으로 나누었다. 그리고는 "참여정부에 이르러 판사 출신 장관(강금실)과 변호사 출신 장관(천정배)이 탄생했고, 문재인정부에서 교수 출신 장관이 두 분(박상기와 조국) 탄생했다"고 적었다.

먼저 노무현정부에 이르러 처음으로 비(非)검사 출신 법무부 장관이 탄생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노태우정부 시절 41대 법무부 장관이었던 이정우는 판사 출신 최초의 법무부 장관이었고, 김영삼정부 시절 44대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한 안우만도 대법관까지 지낸 판사 출신이었다.

다음으로 역대 장관을 검사 출신과 문민(文民) 출신으로 나눈 것은 난센스에 가깝다. 사법고시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졸업한 후 판사·검사·변호사로 분화되는데, 판사와 변호사는 문민이고 검사는 무인(武人)이라는 말인가. 한마디로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비(非)검사 출신을 문민으로, 검사 출신을 무인으로 설정하는 그의 억지는 또 다른 논리비약으로 이어진다. "문민화 이후(추미애는 시점을 특정하지 않았으나 문맥상 강금실 장관 이후로 해석됨) 조직과 힘을 가진 검찰이 우위에 서면서 법적으로는 '법무부 외청 검찰청'이지만, 현실에서는 '검찰부 외청 법무청'으로 역전되었다. 검찰개혁은 검찰권에 대한 문민통제 즉 민주적 통제에서 출발한다"에서 그의 본심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원래 문민통제(civilian control)는 직업군인들의 정치 관여를 차단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생겨난 것이다. 대통령의 군 통수권이나 현역 군인이 국방부 장관이 될 수 없는 것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래서 역대 국방부 장관은 전역한 군인 출신이 맡아왔다.

그렇다면 이 개념을 차용(借用)해 검찰에 대해 비(非)검사 출신 법무부 장관이 문민통제를 해야 하고, 그것이 검찰개혁의 출발이라는 주장은 이치에 맞는가. 흔히 검사를 칼잡이에 비유하나 검찰과 군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총칼로 정권을 찬탈한 후 성공한 쿠데타는 혁명이라고 포장할 수 있는 군대와 달리, 검찰은 어디까지나 법의 테두리 내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 군사 쿠데타는 가능해도 검찰 쿠데타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군사 쿠데타 예방 장치인 문민통제를 검찰에 적용하는 것은 번지수를 한참 잘못 찾는 것이다. 법무부 장관의 검찰 지휘는 문민통제가 아니라 '법의 지배'여야 한다. 추미애의 논리대로 하면 전역 군인 출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군대 지휘는 문민통제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군대에도 적용하지 못하는 문민통제를 검찰에 적용하려 한 것이 된다. 이게 말이 되는가.

아무리 판사를 그만둔지 오래되었다 해도 추미애는 '법의 지배'라는 민주공화국의 대원칙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오죽하면 야당에서 법무부(法務部) 장관이 아니라 법무부(法無部) 장관이라는 비아냥이 나오겠는가.
신지호 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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