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단독주택의 서러움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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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01   |  발행일 2020-08-01 제23면   |  수정 2020-08-01

제법 오래된 아파트가 어느 날 산뜻하게 색칠한 모습으로 바뀐 것을 보면 "제법 돈을 들여서 관리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돈이 순수하게 입주자들이 십시일반 모은 것이 아니라 자치단체의 지원금이 절반 정도 보태졌다는 것을 알면 이러한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단독주택 거주자들이 섭섭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단독주택은 오래되고 상당히 낡았어도 도색 비용을 지원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 자치단체는 공동주택 관리법에 따라 지원 조례를 만들어 최고 5천만원에서 6천만원까지 아파트·연립주택·다세대주택의 관리비용을 지원해주고 있다. 놀이터나 경로당의 보수부터 옥상 방수, 외벽 도색, 방범용 CCTV 설치 등 웬만한 시설은 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처리할 수 있다. 물론 일정 부분 자부담도 해야 하고 5년 내 다시 받을 수 없도록 하는 등 제한도 있다. 그래도 한 푼 지원받지 못하는 단독주택에 비하면 엄청난 혜택임에는 틀림없다.

도시가스의 경우도 비슷하다. 경북 문경시의 경우 지난해부터 공급된 도시가스는 공동주택 위주로 공급망이 가설되기 때문에 간선망이 먼 단독주택 거주자는 훨씬 많은 비용을 들여 도시가스 배관을 설치해야 한다. 그러니 단독주택 시민들은 아예 도시가스 사용을 포기하는 게 다반사다. 행정서비스나 예산 집행이 사람이 많은 곳에 몰리다 보니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단독주택 거주자들이 섭섭한 것은 사실이다.

일부 자치단체에서 단독주택에 대한 지원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예산이나 지원기준 마련 등을 고려하면 실제 이뤄지기는 상당히 어렵다. 정부가 수도권에 예산을 집중시키고 정책의 중심을 두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아무리 지방분권을 외쳐도 결국 사람이나 돈은 서울로 몰리고 부동산가격은 천정부지로 솟구치는 결과로 이어진다. 대도시의 아파트에 살아야 재산도 늘고 사람대접을 받는 서글픈 현실에서 우여곡절 끝에 단독주택에 사는 사람으로서 한번 해본 넋두리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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