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감사위원 공석 놓고 최재형 감사원장과 신경전

  • 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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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02 17:52  |  수정 2020-08-02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에 대한 타당성 감사 결과 발표 앞두고 이견

청와대와 최재형 감사원장이 7명의 감사위원 중 공석인 한자리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감사원의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에 대한 타당성 감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2018년 한국수력원자력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한 타당성을 검토 중인 감사위원회는 최종 조사 발표 기한인 2월을 한참 넘겨 지금까지 결론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감사원의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관련 감사 결과는 다음 달 중순 이후 발표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감사위원들은 월성 1호기 폐쇄가 경제성이 있다는 감사보고서 의결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반하는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감사원 최고의결기구인 감사위원회의 7명 감사위원 중 공석인 1석을 두고 청와대와 최 원장이 갈등을 빚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청와대는 이준호 전 감사위원의 퇴임으로 4개월째 공석인 자리에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낙점해 최 원장에게 제청할 것을 요구했지만, 최 원장이 '친여 인사'라는 이유를 내세워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최 원장은 판사 시절 함께 근무한 적이 있는 현직 판사 A씨를 감사위원으로 제청했고, 청와대는 A씨에 대해 '다주택 보유'를 문제 삼아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최 원장은 '탈원전 정책 기조'를 갖고 있는 김 전 차관의 임명을 반대한 셈이고, 청와대는 '탈원전 반대'에 유리한 감사 결과를 우려해 최 원장의 제청을 거부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여권에서 최 원장을 향해 대놓고 '사퇴'를 압박하는 모양새까지 연출되자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와 관련한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감사위원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자신의 제청을 청와대가 받아들이지 않자 다른 인사를 물색하고 있다.

 

김상현기자 sh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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