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영의 시중세론] 스마트 에어시티, 군위의성을 꿈꾼다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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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21   |  발행일 2020-08-21 제22면   |  수정 2020-08-21
지역비전의 개념을 넘어서

미래성장 축 새로 설정하는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 필요

대구경북의 아름다운 미래

메가프로젝트로 맞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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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 법학부 교수·대구시민센터 이사장

공항은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곳이다.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을 동무 삼아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미지의 세계로 날아가는 모험이 시작되는 공간이고, 동시에 먼 곳에서 돌아오는 누군가를 맞이하면서 길고 긴 그리움이 끝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물론 공항이 즐거움과 기쁨만 가득한 공간은 아니다. 때로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기도 하고, 바다 건너 이국에서의 고단한 삶으로 무겁고 누추해진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돌아오는 사람들의 애환이 서린 공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게 공항이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오게 된 건 오래된 일이 아니다. 근대화가 이루어지던 시절,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공간은 단지 비행장이라는 기능적 장소였다. 한때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공항이었던 김포공항이 미국 공군의 '비행장'이 아닌 대한민국의 '공항'이 된 시기는 1961년이었다. 이후 국제적 업무로 해외에 나가는 고위급 공무원들이나 기업인들 그리고 특정 계층의 사람들만 이용하던 공항이 일반인에게도 열린 공간이 된 계기는 1980년대 해외여행 자유화와 88서울올림픽이다. 항공 수요의 폭발적 급증으로 지역마다 공항유치에 공을 들이던 이때쯤에는 우리 동네에 공항이 들어선다는 것이 지역개발의 대단한 호재인 동시에 자부심이었다. 그래서 인천국제공항뿐만 아니라 김해, 제주, 대구, 청주, 무안, 양양의 국제공항과 울산, 광주, 여수, 포항, 사천, 군산, 원주 국내공항 등 민간이 이용하는 공항이 곳곳에 들어섰다.

이제 공항은 교통·문화·생활 중심의 대중 공항으로 그 역할을 하면서 지역산업과 연계돼 성장을 이끄는 견인차가 되고 있다. 여객과 화물 운송용 공항철도와 공항고속도로를 통해 교통의 중심이 되고, 공항에 들어서는 다양하고 수준 높은 문화시설로 지역 문화에 대한 갈증을 해결해 줄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와 병원 그리고 쾌적한 배후 주거단지 조성이 주는 생활의 편리함은 젊은 청년들을 끌어들이는 절대적 매력요인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고 집권여당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계기가 되었던 '인국공사태'는 국제공항에 대한 청년들의 동경과 선망의 크기를 방증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경우 2018년 이후 대학생들이 취업하고 싶은 공기업의 1위 자리를 압도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제 대 역사(役事)가 시작될 통합신공항은 현재 대구공항 면적보다 두 배 이상 큰 11만600평의 규모 그리고 미주와 유럽의 장거리 노선까지 취항 가능한 길이의 활주로 건설로 연간 1천만명이 이용하는 명실상부한 국제공항으로 변신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통합신공항의 의미가 지역에서는 아직까지 공항건설비용, 공항의 산업유발효과, 공항을 관리하기 위한 기관의 설치 정도로만 논의되는 것은 유감이다. 단군 이래 지역의 최대 국책사업으로 추진되는 군위의성 통합신공항을 모티브로 대구경북은 현재의 북부권, 남부권, 동부권 등 권역이나 구미·대구·포항과 같은 도시 네트워크 개념의 지역비전이 아닌 대구경북의 미래성장 축을 새로이 설정하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통합신공항과 그 배후도시로서 의성 비안과 군위 소보가 아니라 의성과 군위를 하나의 스마트 에어시티로 통합하는 것도 그 일부가 될 수 있다. 의성군위 스마트 에어시티로 대구경북 통합을 이끌고 통합된 대구경북의 아름다운 미래비전을 그려보는 메가프로젝트가 필요하다. 사람과 사람 그리고 국경과 국경이 만나는 곳에는 항상 꽃이 핀다.
대구대 법학부 교수·대구시민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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