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나다디지탈 이윤열 대표 "대구 게임산업 활성화 위해선 '인력 확보' 무엇보다 중요"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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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04 20:05  |  수정 2020-10-16 08:32  |  발행일 2020-10-05 제3면
대구 게임산업'부활 우리가 이끈다
<주>KOG·변준호 본부장 "게임은 장기적 프로젝트...지역 기업 역량 발휘에 꾸준한 지원 필요"

게임산업은 코로나19 이후 이용시간이 늘면서 매출 등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한 때 '게임산업도시 대구'라는 명성을 얻었던 대구지역 게임업계에선 "예산 나눠주기식의 지원책으로는 더 이상 답이 없다"며 볼멘 소리가 나온다. 이들은 지역 게임산업 생태계 강화를 위해선 신규 업체에 대한 차별화된 지원책을 비롯한 보다 체계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대구의 게임업체 중 매출액이 5억원 미만인 기업이 64.7%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창업 5년 미만 기업도 절반(47%)에 가깝다. 이에 DIP는 창업 3년 미만 기업 및 예비창업자 창업 컨설팅 지원 대폭 확대해 지역 게임 산업을 활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게임아카데미 확대 운영 등을 통한 체계적인 게임산업 관리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이재광 DIP 본부장은 "대구글로벌게임센터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위축된 지역 게임 콘텐츠 산업 재도약의 핵심 허브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앞으로 게임전문가 인력양성 및 초기기업 성장지원 등을 통해 대구 게임산업의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대구는 게임산업의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로 설립 20년을 맞는 <주>KOG의 고군분투와 프로게이머로 유명했던 이윤열씨가 최근 대구에 <주>나다디지탈을 설립하고 모바일게임 '3D마피아 게임'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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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 게이머로 유명했던 이윤열씨가 대구에 게입업체 주나다디지탈를 설립, 지역 게입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윤열 나다디지탈 대표가 최근 출시한 '3D마피아 게임'의 그래픽 작업을 살펴보고 있다.


2000년대 온라인게임 스타크래프트 '천재 테란'으로 명성을 얻었던 이윤열씨가 최근 대구에 모바일 게임업체를 설립하면서, 침제된 지역 게임업계 부활의 신호탄이 될지 관심을 모은다.

이 대표는 올해 4월 경북대 IT융합산업빌딩에 <주>나다디지탈을 설립하고 9월에 '3D마피아 게임'을 본격 출시했다. 지난달 28일 찾은 나다디지탈에서는 이 대표와 직원들이 한창 그래픽 작업을 하고 있었다. 추석 연휴를 코앞에 두고 있었지만 새로 출시한 '3D마피아 게임'의 성공 여부가 이들의 손에 달려있기 때문에 작은 실수라도 일어나지 않도록 모니터에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3D마피아 게임'은 모임이나 단체 등에서 주로 즐기던 마피아 게임을 모바일 형식으로 진행하는 게임으로,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전 연령층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다. 최대 10명까지 참여해 마피아팀으로 팀을 분류하고 심리전을 통해 마피아를 색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3D 그래픽을 적용해 각 캐릭터 마다 입체적인 모습을 연출할 수 있는 것이 이 게임의 특징이다. 헤어부터 표정, 의류, 액세서리 등 8가지 항목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진행은 모바일을 통해 서버에 접속한 뒤 방을 만들고 유져들과 함께 플레이하는 멀티 매칭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 대표는 프로게이머 시절의 경험이 게임 개발자로 성장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게임은 크게 프로그램, 그래픽, 기획으로 나뉘는데 오랜 기간 게임을 했던 경험이 기획 부분에서 특히 빛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 그는 "재미는 과거의 놀이에서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마피아 게임은 누구나 아는 국민 게임이지만 현재까지 출시된 게임은 2D 형식이라 일정 부분 지루한 감이 있었다"며 "3D 형식을 빌려 조금 더 입체적인 고전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피아 3D는 지난달 오픈 이후 유져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별도의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유져들의 요구에 따라 현재 그래픽 및 개선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완해나가고 있다. 11월에는 게임 내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인 광장을 도입하고 랭킹 및 길드 시스템을 새롭게 추가해 게임 콘텐츠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게임산업이야 말로 열정으로 대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야라고 강조한다. 그는 " 독창적인 아이디어만 있다면 인디게임도 게임 시장의 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기업들이 잘 보지 못하는 틈새시장을 파고든다면 스타트업에게도 분명 기회는 있다고 본다"고 했다.

특히 이 대표는 대구의 게임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선 '인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비대면 활성화와 교통수단의 발달로 물리적인 거리는 크게 의미가 없어졌다"며 "게임산업은 학력보단 열정이 중요한 분야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다른 감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분명 좋은 작품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열정이 모인다면 대구는 분명 과거의 '게임산업 도시' 명성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KOG
대구경북 대표 게임업체 <주>KOG 본사는 대구도심 한 복판인 동성로 교보생명빌딩 14층에 있다. KOG 본사 벽에 걸려있는 자시 출시게임인 '그랜드체이스', '엘소드' 등의 포스트.


2000년 설립된 <주>KOG(대표 이종원)는 대구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게임업체다. 횡스크롤 방식의 온라인 RPG(롤플레잉게임)인 '그랜드체이스'를 2003년 출시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KOG는 2018년 카카오와 협업해 '그랜드체이스 for kakao'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게임은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실시간 전투 방식과 RPG를 접목해 전투 및 성장의 재미를 동시에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28일 방문한 KOG 사무실에는 2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대구지역 대표 게임업체답게 우수한 근무환경을 자랑했다. 게임 품질 보증을 위한 '게임 테스트룸'과 별도의 '사운드 스튜디오'를 마련하는 등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직원들이 최적의 환경에서 게임 개발에만 몰두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KOG 본사는 대구 최대 중심지인 중구 동성로 교보생명빌딩 14층에 있다. 이종원 KOG 대표가 직원들이 보다 젊은 사고, 젊은 시선을 갖도록 하기 위해 비싼 임대료에도 불구, 10여년 전 본사를 이곳으로 이전했다.
이 대표의 이런 노력으로 KOG 설립 후 현재까지 개발한 10여 개의 게임 대부분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변준호 KOG 본부장은 과다 경쟁 체제로 가고 있는 게임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선 업계의 발 빠른 대처가 무엇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수한 상품 하나로 업계를 이끌어가는 데는 일정 부분 한계가 존재한다"면서 "지금까지는 운이 좋게 다른 게임들이 선방을 해줘 버텨왔지만 갈수록 PC 이용자는 줄고 모바일 이용자는 늘어나는 오늘날의 상황에 적응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에 따르면 대구지역 게임 업체 중 60% 이상이 모바일 게임 업체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 시장은 중국 기업들이 자본력을 앞세운 물량 공세를 펴면서 국내 모바일 시장의 2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변 본부장은 무엇보다 대구의 모바일 게임산업 활성화를 위해선 중장기적인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변 본부장은 "유져의 요구사항이 갈수록 높아져 과거에 비해 많은 인력이 필요해지면서, 사실 게임산업은 모바일을 중심으로 레드오션화로 빠르게 진행 중"이라며 "(온라인·모바일)게임은 한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만큼, 지역 기업들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꾸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구의 게임산업 육성을 위해선 네트워크 및 마케팅 지원 등 기업에 적합한 정책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구의 기업들이 성장하기 위해선 기존의 개발비 지원도 중요하지만, 조금 더 입체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갈수록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는 게임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 및 관계기관들이 함께 고민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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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기자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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