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호 용마루 공원 주차장에 집중호우로 공원 탐방로 통행금지 현수막이 붙어있다. |
영주호 용마루 공원에 위치한 용두교에서 내려다본 영주댐 전경 |
이곳은 댐과 용마루 공원, 출렁다리, 문화재 이주단지 등 다양한 볼거리로 인해 영주에서 새로운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현장을 찾았을 땐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영주시 평은면 금광리 일원에 조성된 '영주호 용마루 공원Ⅰ'의 시작인 '방문자의 집'을 찾았다. 이곳에서 공원Ⅰ에 어떤 시설이 있는지 알아보려 했으나, 내부는 텅 비어 있었다. 작은 사무실에 사무기기가 널브러져 있었지만 사람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공원Ⅰ의 최대 볼거리인 용천루 카페테리아에서 차 한잔 하고, 전망대에 올라 풍광을 보기 위해 도보로 500여 m를 걸어 올라갔다. 어이가 없다. 건물 2층에 자리한 카페테리아는 텅 비어 있고, 문은 굳게 닫혀 있다. 오랜 기간 사람의 관리받지 못한 듯 건물 외벽 곳곳에는 수백 개의 거미줄로 뒤엉켜 있고, 건물 외벽 페인트는 여기저기 벗겨져 있다.
용두교에서 (구)평은 역사로 들어가는 테크가 태풍으로 유실되면서 출입을 통제한다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
용마루 공원2 주차장에서 내려다본 용미교와 용두교, 영주댐 전경. |
이날 도색 업체에서 엉망이 된 전망대 외벽 페인트를 새로 칠하고 있었다.
전망대에서 만난 60대 관광객은 "아침 일찍 대구에서 출발해 왔다. 그런데 영주댐과 용마루 공원이 아름답다고 해 찾아왔는데, 완전 실망이다"라며 "이렇게 좋은 풍광을 가진 곳에 제대로 된 휴식 공간과 관광객 편의 시설이 없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허탈해 했다.
자리를 옮겨, '영주호 용마루 공원Ⅱ'을 찾았다. 이곳은 주차장부터 엉망이다. 비포장으로 인해 차량이 진입하면 먼지가 날려, 걷기조차 불편했다. 또 주차장에는 여기저기 공사 자재와 부서진 난간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공원Ⅱ으로 내려가는 계단에는 '집중호우로 인한 공원 내 탐방로 유실로 탐방로 통행금지'라는 노란색 현수막이 붙어 있다. 계단을 내려가 용마루 공원의 최고 명물인 출렁다리 용미교를 걸었다.
영주호 용마루 공원2 비포장 주차장에 아직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해 공사 자제가 늘려 있다. |
용마루 공원1의 볼거리인 용천루 카페테리아 내부가 텅 비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쉴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
출렁다리 용두교에서 만난 20대 커플은 "풍광은 너무 아름다운데, 차 한잔 마시며 쉴 공간이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라며 "아마 모든 시설이 제대로 갖춰진다면 영주댐과 용마루 공원은 젊은이들이 찾는 새로운 핫플레이스가 되지 않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영주호 용마루 공원 Ⅰ·Ⅱ'의 부실한 관리에는 영주시의 안일한 행정도 한 몫을 하고 있다. 74억6천300만원(방문자의 집, 카페테리아, 평은역사, 테크)을 투입, 지난 2015년 착공한 문화관광체험단지 조성사업 수변공원 Ⅰ·Ⅱ 조성공사는 출렁다리(용미교·용두교)와 전망대를 포함하면 사업비는 사실상 140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영주시는 이들 시설을 지난해 8월말 모두 완공한 후 올해 3월에야 겨우 등기 등 행정절차를 마무리했다.
용천루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영주댐 전경 |
영주 시민들은 "환경부가 영주댐 준공 후 3년이 넘도록 댐 건설 완료 고시를 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영주댐 주변 개발도 멈춰 있다"며 "지금이라도 환경부, 경북도, 영주시 모두 지역민들의 고통을 담보로 추진된 영주댐 사업이 빨리 안착 되고, 지역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글·사진=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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