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재 밀물예술진흥원 이사장 "우리나라 현대무용 기반 만든 예술가 발자취 소중히 여겨야"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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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22 08:10  |  수정 2021-02-22 08:12  |  발행일 2021-02-22 제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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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만난 이숙재〈사진〉 <사>밀물예술진흥원 이사장은 스승인 김상규를 '시대를 너무 앞서나간 무용가'로 기억했다.

이 이사장은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김상규로부터 무용을 배웠다. 김상규의 2회 발표회부터는 조연으로 공연에 참여했다.

"지금 생각하면 오늘날 추구하는 현대무용을 하셨던 거 같아요. 선생님은 인간이 움직이는 건 모두 춤이고, 한국 사람이 추는 것은 모두 한국 현대춤이라고 생각하셨던 분입니다."

이 이사장은 스승을 무용가보다는 다양한 분야에 재능이 있었던 예술가라고 봤다.

그는 "선생님은 바이올린도 연주하시고, 그림도 잘 그리고 시도 잘 쓰고 다재다능한 분이셨다. 철학에 대한 조예도 깊었다"고 했다.

김상규 무용가는 자유분방한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제자들에게는 엄격했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김상규 무용가가 레슨 시간을 철저히 지키고, 연습 전에는 30분 명상을 하도록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이는 몸을 움직이는 것은 정신에서부터 나오는 것이라는 김상규 무용가의 신념에서 비롯됐다.

"춤을 출 때 무조건 몸부터 연습하는 게 아니라, 정신을 닦고 그다음에 몸을 움직여야 한다며 정신을 중요시하셨어요. 어렸을 때는 뭔지 몰랐는데 눈을 감고 있으라고 하셔서 30분 동안 가만히 앉아있다가 연습했는데 그게 참 인상 깊었어요."

이 이사장은 1922년 출생한 김상규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대구가 그의 발자취를 기리는 데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구에 시립무용단으로는 처음으로 현대무용단이 생겼는데, 이게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김상규 선생님은 우리나라 현대 무용의 기반을 만드셨습니다. 대구에서 이런 무용가를 인정 안 하면 한국은 더 인정하지 않을 겁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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