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중수청' 만들려고 또 입법 폭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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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02   |  발행일 2021-03-02 제23면   |  수정 2021-03-02

문재인정부 들어 검찰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중대범죄를 제외한 수사권을 경찰에 넘겼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남은 중대범죄 수사권마저 완전 폐지하고 기소만을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립을 밀어붙이는 입법 폭주를 또다시 예고하고 있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21명이 지난달 8일 법안을 발의했다. 수사기소권완전분리TF 팀장인 박주민 의원도 오는 6월까지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 공수처와 국가수사본부 구성도 아직 마무리되지도 않았는데 무엇이 그리 급한지 궁금하기 그지없다.

여당 뜻대로 중수청 설치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검찰은 그야말로 '식물 기관'으로 전락한다. 검찰이 반발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중수청 문제를 거취와 연계할 가능성이 높다. 다수의 헌법학자들도 중수청법은 검찰에 수사권과 수사 지휘권을 부여한 헌법 12조와 89조에 위배돼 위헌 소지가 크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민주당은 "선진국들은 수사-기소권이 분리돼 있다"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많다. 독일·프랑스·일본은 검찰이 중요 사건을 직접 수사하며 미국도 검찰이 수사권을 갖는다. 여당이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이는 영국 중대사기수사청(SFO)의 설립 취지도 검찰의 수사권 박탈과는 정반대라고 한다. 야권은 수사기관을 장악해 정권 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민주당이 무리하게 중수청법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의심한다. 실제로 중수청 법안 발의에 앞장선 인물은 황운하·김남국·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 등이다. 조국 전 장관 라인으로 통하는 이들은 울산경찰청장 시절 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 각종 비리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거나 재판에 넘겨진 피의자 및 피고인들이다. 이들이 만드는 중수청에서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확보를 기대할 수 있을까. 수사기관 간 '견제와 균형'도 실종될 가능성이 크다. 권력에 의해 저질러진 중대범죄가 묻힐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여권이 입법 폭주에 나서지 못하도록 모든 국민이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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