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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마케터. 난 그게 '신념과 믿음'이라 여긴다. 그건 일종의 특수한 효험을 가진 '기도'.
모든 사람이 '절대 그건 안 된다'고 장담할 때 대다수는 그걸 '상식과 관행'으로 섬긴다. 사람들은 그 선상에서 자기 의사를 조율하게 된다. 길 위만 가는 자들의 태도랄까. 고만고만한 우리 일상이란 게 다 그 연장이다. 그러니 누가 새로운 길 운운하면 소란·소동이 벌어질 수밖에.
새로운 길은 없는 길이다. 탐험, 모험, 운동, 혁명, 발명 등을 원한다. 어차피 죽는 몸, 죽을 각오를 하지 뭐! 이렇게 덤벼들면? 소비자가 반드시 생겨난다. 애플의 스티브잡스, 그는 1984년 '매킨토시'라는 하나의 새로운 '하늘'을 생산했다.
성인(聖人)도 일종의 '마케터'. 그는 삶과 죽음, 인간과 하늘 사이에 가로막힌 벽을 뚫는다. 지금까지 그들이 개발한 궁극적 가침 상품은 사랑·인·자비·박애.
괜찮은 길, 과연 승률이 높을까. 그런 길은 이미 동일한 패턴으로 수없이 저질러 왔다. 대다수 실패다. 길은 사실 '실패'의 영역이다. 길 밖은 미지의 영역. 실패보다 불가능 구역이다.
인류문명사를 바꿔놓는 절체절명의 변화 같은 것은 열이면 열, 다 반대와 만류 속에서 성사됐다. 1893년 미국 시카고 세계박람회에서 에디슨이 발명한 전기가 인류 최초로 론칭된다. 하지만 그 전기는 '악마'로 불렸다. '케첩의 신화' 헨리 하인즈는 전기가 신세계를 그려낼 거라 직감한다. 자동차왕 포드에 앞서 자동조립라인을 도입하고 1906년 식품법과 식품의약국을 태동케 한 그였다. 다들 공장 증설도 결사반대였다. 하지만 하인즈의 계산법은 달랐다. 19세기 말 미국 동과 서를 잇는 횡단철도가 가설된 사실에 주목한다. 미국 전체를 대상으로 물건을 팔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판단한다. 최대 승부처는 전기를 절묘하게 이용한 것이다. 그래서 다른 공장보다 수백 배 많은 생산성을 보였고 덕분에 그는 카네기 이전에 미국 최고의 1등 부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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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춘호 전문기자 |
새로운 길. 그건 없다. 그래서 신의 영역. 내가 이 나라를 바꿔보겠다, 이런 제도가 필요해, 그걸 인식하는 순간 신념과 믿음이 형성된다. 다음은 충분조건을 위해 백척간두 진일보다. 새로운 길, 책에도 없고 하늘에도 없고 롤모델에게도 없다. 스스로를 믿는 수밖에 없다. 그게 없는 자는 어떻게 하지? 매일 새벽 자신이 약속한 시각, 팔공산 갓바위 앞에 가서 무조건 1년간 하루도 빠지지 말고 기도를 해보라.
팔공산에 인도 아쉬람 같은 힐링 스페이스가 있다. '난문소'라는 곳인데 거길 갔다가 신축년 정월보름달이 수정구슬과 속삭이며 새로운 길을 내는 한 가닥을 슬쩍 찍어봤다.
글·사진=이춘호 전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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